가짜 디지털 노마드 일기 – 사이드카

오늘도 카페에서 가짜 디지털 노마드 흉내를 내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오늘도 지난번 글과 비슷한 작업을 해야했는데 오늘은 아예 아이패드 프로와 맥북 에어를 둘 다 들고 갔습니다. 사이드카를 쓸 목적으로요.

지난번도 그랬지만 오늘도 적어도 두개의 창에 문서를 열어놓고 비교를 해가며 진행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좀 넓은 화면이 필요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 11인치에서 작업을 하다가 화면이 너무 작아서 맥북 에어 13인치로 바꿔서 작업을 했었지만 생각보다 별 차이 없어서 실패했었죠.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화면을 두개 띄워놓고 작업하기로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아이패드 프로랑 맥북 에어를 둘 다 갖고 나간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원래는 둘 다 들고 다녔다가 아이패드 프로가 노트북 역할을 어느정도 수행하면서 목적에 따라 둘 중 하나만 들고 다녔거든요.

아이패드 프로는 매직키보드가 아닌 스마트폴리오를 부착해서 들고 갔는데 생각보다 둘 다 가방에 넣고 다닐만 했습니다. 물론 맥북 하나만 들고 다닐 때보다야 무겁지만 생각보다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두개를 합쳐야 맥북 프로 14인치 정도 무게가 나오니.. 들고 다닐만한게 당연한지도 모르겠네요.

카페에 와서 사이드카를 연결해놓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USB-C 선을 연결한 이유는 아이패드 프로의 배터리가 별로 없어서였는데 귀찮아서 실제 작업할 때는 그냥 무선으로 연결했습니다. 카페 Wifi로 작업했는데 반응성이 유선 연결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애플이 이런건 참 잘한단 말이죠.

확실히 화면이 물리적으로 두개가 되니까 작업의 속도가 달라지는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지난주 같은 작업을 했을 때의 소요 시간을 비교해보면 1.5 ~ 2배는 빨라졌습니다. 작업 특성상 두 세개의 문서를 열어놓고 해야하는 작업이다보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지만 새삼 괜히 듀얼모니터 쓰는게 아니구나 했습니다.

다만 사이드카를 쓰게되니 두가지 문제가 거슬렸습니다. 하나는 아이패드를 세로로 놓고 쓸 수 없다는 것, 또 하나는 가로로 놓고 쓰다보니 마우스 이동거리가 길어진다는 문제였습니다. 워드 문서 같은 경우는 세로로 놓고 보는게 더 유리한데 사이드카는 세로 디스플레이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 나온게 유니버셜 컨트롤이지만 오늘 작업은 회사 원격 윈도우에 연결해서 하는 작업이다보니 유니버셜 컨트롤로는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이 정도 아쉬움을 제외하면 사이드카 조합이 작업에는 훨씬 유리했습니다.

작업을 끝내고 카페 안을 둘러보니 저처럼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카페가 이 방면에서 유명(?)한 곳이다보니 카페를 이용하는 고객 대부분 노트북으로 뭔가 작업하는 사람들인데 작업하다 잠깐 쉬면서 둘러보면 노트북 박람회를 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의외로 맥북이 대부분일 것 같지만 씽크패드, 서피스, LG, ASUS, HP 등 다양한 브랜드의 노트북이 있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근데 오늘보니 추가 디스플레이를 놓고 작업하는 분들도 꽤 많이 보였습니다. 저처럼 아이패드로 사이드카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아예 14인치 급 휴대용 디스플레이를 놓고 쓰거나, 노트북 자체에 여러 화면을 부착해서 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진짜 이렇게 놓고 쓰는 분도 있었습니다.

카페를 모바일 사무실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면서 휴대용 디스플레이 수요도 늘어난다는 이야기를 봤는데 꽤 많이 쓰고 있는걸 보면 확실히 대중화의 영역에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처럼 사이드카를 쓰는건 얌전해 보일 정도(근데 장비 값을 생각하면..)

어쨌든 아예 본격적인 작업을 할거라면 오늘처럼 아이패드 프로와 맥북 에어 둘 다 가져가서 작업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작업 자체가 빨리 끝나니 끝나고 다른 개인적인 용무도 볼 수 있어서 좀 더 알찬 하루였습니다.

덧. 맥북과 아이패드 두 개를 동시에 갖고 다니는 것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거부감이 있었는데 두개 합쳐봐야 맥북 프로 14인치 무게라는 생각이 드니 굳이 또 그렇게까지 못 들고다닐건 아닌 것 같습니다. 확실히 회사 지급 맥북 프로랑 비교해보니 두 개를 같이 들어도 두께 때문인지 좀 더 가벼운 느낌이었습니다.(사실 수치 상으로는 좀 더 무겁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