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업데이트 되는 애플 운영체제에서는 새로운 기본앱이 하나 추가되었습니다. 바로 “게임”앱 입니다. 언제부턴가 독립형 앱으로서의 지위를 잃은 게임센터를 대체하는 개념의 앱입니다.
WWDC에서는 애플이 얼마나 게임에 신경 쓰고 있는지 보여주는 의미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냥 게임센터 수준 + 약간의 런처 기능을 갖춘 앱입니다. 윈도우의 Xbox 앱, 게임패스 앱이 생각 납니다.


스팀의 빅픽처만큼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컨트롤러로 조작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서 컨트롤러만으로 게임을 바로 실행시킬 수 있습니다. 빅픽처에 비할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윈도우의 Xbox 앱보다는 컨트롤러로 제어하기가 약간 더 낫더군요.
아주 기본적인 게임 런처로서의 기능이 있긴 하지만 그냥 홈 화면에서 실행하는 거랑 별 차이가 없어서 굳이 의미가 있나 싶지만, 그래도 기존 앱스토어 내부에 게임 카테고리랑 애플 아케이드가 섞여있던걸 하나로 모아줘서 게임에 집중할 수 있게 된건 긍정적인 것 같습니다.
역할도 윈도우의 Xbox 앱이랑 거의 똑같은데, 윈도우에서는 스팀 때문에 Xbox 앱이 별 의미 없는 느낌이지만 애플 플랫폼에서는 앱 배포 채널이 앱스토어 하나 밖에 없으므로 애플 플랫폼에서 실행하는 모든 게임이 모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발견한 의외의 기능이 “보관함” 기능입니다.

게임 앱의 보관함 기능은 앱스토어의 구매목록과 같은 기능입니다. 다만 게임만 따로 보여주는 목록이죠. 보관함으로 들어가면 그동안 애플 플랫폼에서 설치하고 플레이했던 모든 게임(애플 아케이드 포함)을 시간 순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을 안한다고 하는 저지만 정말 많은 게임을 플레이했습니다. 플레이는 안하고 그냥 다운로드했던 것들도 나오니 진짜 많더군요. 제 리스트는 13년전부터 시작인데 아마 처음은 아이팟 터치로 플레이했던 것 같습니다. 게임용으로 산 아이팟 터치 구매가 2011년이었으니 얼추 맞는 것 같네요.

추억의 게임 중 현재도 설치해볼 수 있는 게임들은 보관함에서 바로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iOS11에서 32비트 지원이 끊어졌고 이때쯤 실행할 수 있는 게임들이 꽤 많이 날라가버렸죠. 그래도 이렇게 지금도 실행할 수 있는 게임들은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고 있는 고마운 게임들입니다.

현재 실행할 수 없는 게임은 목록에는 나오지만 이렇게 아무 내용도 나오지 않는걸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 플레이했던 목록을 보니 예전에는 정말 모바일 게임 많이 했었더군요. 13년전 목록을 세보면 120여개 정도 다운로드했다고 나오는데 1년전 기준으로 해보면 약 60개 정도네요. 그나마 대부분은 애플 아케이드 목록이라 해지한 기간이 집계될 내년으로 따지면 20개도 안될 것 같습니다.
13년 전만해도 애플이 제공하는 모바일 게임 경험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아이폰이 없애버린 다른 제품들, MP3 플레이어, PMP, 전자사전, 똑딱이 카메라처럼 휴대용 게임기, 나아가 게임 콘솔도 사라질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휴대용 UMPC가 다시 부활하기도 했죠. 아예 모바일 게임과 콘솔 게임은 다른 영역이 되버렸습니다.
물론 게임 성능의 한계와 조작의 한계라는 문제가 있었겠지만, 저는 이건 전적으로 애플이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성능의 한계는 아이폰, 아이패드보다 스위치가 더 떨어지는 상태였지만 스위치는 성공했거든요. 조작의 한계는 애플이 잘하는 추가 악세서리로 해결할 수 있었을거구요.
애플이 정말 게임에 진심이었다면 그 현금을 갖고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이렇게 놔두진 않았을 거에요. 애플 임원들부터가 팀 쿡을 비롯해 게임이랑은 거리가 멀어보이는 사람들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애플 아케이드니, 게임 앱이니 계속 뭔가 나오긴 하지만 공허할 뿐이죠.
어쨌든 게임 앱 덕분에 13년간의 모바일 게임 추억여행 제대로 했습니다. 그동안 모바일 게임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도 잘 볼 수 있었구요. 지금도 실행되는 게임들이 많았다면 좋았을텐데 생각보다 많은 게임이 실행되진 않았습니다.(스팀덱에서는 2007년에 나온 게임도 잘 되는걸 생각해보면..)
덧. 옛날 게임 목록을 살펴보다 지금 알았는데, 아이패드에서 즐겨했던 심슨 게임 <The Simpsons : Tapped Out>도 2025년 1월 24일에 서비스 종료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