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애플워치 시리즈 11 을 보면서 이번에 새로 나온 워치 페이스들은 모두 기존 애플워치에서도 쓸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애플워치 시리즈 11 출시 하루 전에 신제품의 모든 페이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WatchOS 26에서 추가된 페이스는 총 세 종입니다.
이그잭토그라프

“이그잭토그라프”는 좀 생소한 이름의 시계인데, 보통 애플워치의 아날로그 워치페이스가 기존 기계식 시계에서 많이 따왔던걸 생각해보면 좀 독특한 느낌의 워치페이스입니다.
가장 가운데의 원형 다이얼에는 시간이 표시되고 중간에 있는 다이얼은 분을 표시하고 가장 바깥에 있는 다이얼은 초침을 표시합니다. 시침, 분침, 초침의 다이얼이 각각의 길이에 맞는 다이얼을 가리키고 있어서 복잡해보이지만 가장 직관적으로 시간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이얼을 탭하면 다이얼의 테두리가 크게 펼쳐지면서 초침과 분침이 거대한 테두리를 형성합니다. 고정된 초침이 테두리를 돌면서 실시간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보여주어 시간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혹시 싶어서 기존 아날로그 워치 중 비슷한게 있을까 검색해봤지만 이 이름의 시계는 애플워치 밖에 안나오더군요. 기존 아날로그 워치들로부터 영감을 받아왔던 애플워치의 아날로그 페이스가 이제 애플만의 독창적인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플로우

플로우 워치페이스는 애플워치 페이스의 또 다른 카테고리인 팬시 워치 페이스, 즉 기능보다는 모양을 중요시하는 워치페이스입니다. 애플워치 1세대부터 있었던 해파리 페이스를 계승하는 역할의 워치 페이스입니다.
배경에 빛의 덩어리가 마치 유체처럼 움직이고 그 위에 있는 유리 질감의 숫자는 WatchOS 26의 Liquid Glass 디자인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80년대 인테리어 소품으로 유행했던 라바 램프(Lava Lamp)에서 영감을 받은 페이스로 보입니다.

사진

사진은 항상 있었던 전통적인 워치페이스지만 이 목록에 포함시킨 이유는 Liquid Glass 때문입니다. 기존 사진 워치페이스에서 “색상” 중 하나로 유리 효과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리 효과가 좋긴 한데 배경이 복잡한 사진에서는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어서 전 굳이 사용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경유지(웨이포인트)

경유지 워치페이스는 애플워치 울트라에 추가된 새로운 페이스입니다. 기존 길잡이(Navigator) 워치페이스를 계승하는 새로운 페이스입니다. 어딘지 카시오 감성이 진하게 묻어나는 느낌의 워치페이스입니다.

위에 소개한 이그잭토그라프처럼 복잡하게 생겼지만 이그잭토그라프와 달리 실제 기능적인 측면도 고려한 페이스입니다. 이름처럼 시계 다이얼 주위에는 여러 경유지가 내 위치를 중심으로 표시되고 시계 자체가 나침반 역할을 하여 경유지에 맞는 방향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습니다.
기존 길잡이 페이스가 하던 일과 비슷하지만, 길잡이는 시계를 탭해서 시계 모드와 나침반 모드를 바꿔줘야 했다면 경유지 페이스는 항상 나침반 모드로 실행된다는게 차이점입니다.
개인적으로 복잡하게 생긴 워치 페이스를 좋아하고 약간 밀리터리한 감성도 갖고 있어서 최근 애용하고 있는 워치페이스입니다. 저 같이 도시 통근자에게는 경유지 기능이 크게 쓸모는 없겠지만요.

경유지 워치페이스의 가장 큰 문제는 애플 지도와 연동된다는 점인데, 시계에 표시되는 경유지가 대부분 쓸모(?)가 별로 없습니다. 애플 지도에서 표시한 경유지만 연동되기 때문에 삭제와 추가가 쉽지 않았습니다. 애플의 설명으로는 해변이나 주차장, 관광지 등 추천 장소도 경유지에 자동으로 추가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도 적용되는건지 여행을 다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경유지가 뭔가 표시는 되고 있는데 지워지지도 않고 추가도 안됩니다. 어떻게 쓰는건지.. 좀 더 사용법을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Hermès Faubourg Party

이번에 에르메스 워치 전용으로 추가된 Hermès Faubourg Party 도 있습니다. 아쉽게도 에르메스 워치가 없어서 어떻게 생긴건지 써보진 못했지만 에르메스 답지 않은 픽셀 아트 스타일의 말이 나오는 워치페이스입니다. 위 이미지에도 있지만 점핑 투어 스트랩과 잘 어울리는 워치 페이스입니다.
Hermès Faubourg Party 의 Faubourg 는 에르메스 본사가 위치한 24 Faubourg Saint-Honoré 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말 픽셀 그래픽 말고도 건물 이미지가 같이 보이네요.
마무리
이번 WatchOS 26은 워치페이스 추가가 좀 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WatchOS 7만해도 8개가 추가되었던거 생각해보면 이번에 두개 추가된건 좀 아쉽긴 합니다.(다른 에디션까지 합쳐서 겨우 네 개..) 특히 이번 시리즈 11은 역대급 옆그레이드라서 애플워치가 올해는 쉬어가는 텀인가 싶은 생각이 드네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애플워치 페이스 중 경유지(웨이포인트)가 가장 마음에 들어서 기본으로 세팅해놓고 쓰고 있습니다. 어차피 저 같은 도시 통근자는 회사와 집 밖에 표시할 경유지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애플워치 울트라의 특징을 잘 표현해주는 페이스인 것 같습니다. 다만 애플지도와 연동되는 방식이 도통 미스테리라.. 이건 조만간 별도 포스팅해볼 주제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