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떤 애플워치 페이스 쓰세요? : WatchOS 7에서 추가된 애플워치 페이스 리뷰

손목 시계는 일반적으로 손목을 감싸는 스트랩(밴드)과 시간을 표시하는 페이스(Face)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손목 시계에서 디자인적인 요소를 가장 많이 차지하는 부분은 당연히 밴드 부분이지만, 페이스는 시계의 핵심입니다. 비슷해보이는 시계라도 페이스에 따라서 시계의 용도가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이죠.

스마트워치에서도 페이스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다만 아날로그 시계에서는 하나의 페이스가 고정되어있지만 스마트워치에서는 다양한 페이스를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죠. 페이스를 고정시키지 않고 바꿔가면서 쓸 수 있다는 것은 스마트워치가 가진 가장 큰 장점입니다.

서드파티 페이스를 허용하는 다른 스마트워치와 달리 유독 애플워치는 고집스럽게도 기본으로 탑재된 페이스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종류로 봤을 때는 다른 스마트워치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페이스가 적어보이죠. 대신 WatchOS가 업데이트 될 때마다 페이스가 몇 개씩 추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WatchOS 7에는 총 8개의 페이스가 새로 추가되었는데요, WatchOS 7에서 가장 많은 페이스가 추가된 것 같습니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페이스들인데 아쉽게도 한번에 다 정리해놓은 글은 찾아보기가 어렵더군요. 특히 타키메터처럼 알고 보면 재밌는 페이스도 있습니다.

알고 쓰면 다르게 다가오는 법.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WatchOS 7에 추가된 8개의 페이스를 하나씩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페이스는 애플워치 시리즈 4 이상에서 모두 사용 가능합니다.


타이포그래피

타이포 그래피 페이스는 이름처럼 숫자 다이얼을 타이포그래피 요소로 채운 페이스입니다.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의 디자인이라 기능보다는 심미적 요소가 강한 페이스입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6 소개 때도 프로모션 이미지에서 가장 많이 등장했던 페이스입니다.

타이포그래피 페이스는 3, 6, 9, 12 의 숫자 네개를 크게 만들어서 사용하는게 가장 대표적인 디자인이지만,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문자판에 12개의 숫자가 표시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타이포그래피의 서체도 변경할 수 있죠.

저 같은 경우 12개의 숫자가 표시되도록 한 후 타이포그래피 스타일을 라운드로 설정해서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만 바꿔도 느낌이 확 다르죠.

애플워치는 사각형 스크린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각형 형태의 다이얼을 갖고 있는 페이스가 캘리포니아 페이스나 에르메스 정도 밖에 없습니다. 언뜻보면 에르메스 같기도 하죠. 디자인에 따라 꽤 독특한 느낌을 주도록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페이스입니다.

타이포 중심의 페이스라 그런지 디자인 커스터마이징 범위가 비교적 넓습니다.

크로노그래프 프로

크로노그래프 프로는 이전 글에서도 자세히 다뤘던 페이스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페이스 중 하나입니다. 물론 크로노그래프의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디자인적으로 가장 취향에 맞기 때문에 쓰고 있습니다.

크로노그래프 프로는 WatchOS 1 부터 있던 크로노그래프 페이스에 디자인과 기능을 보강한 페이스입니다. 크로노그래프 시계는 기본적으로 스톱워치처럼 시간을 재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30초를 재거나 60초를 재거나 아예 타키메터처럼 속도를 재는데 사용할 수 있죠.

시계 내부의 세가지 작은 다이얼 중 가운데 있는 다이얼은 실제 초침입니다. 크로노그래프 시계들에서 메인 초침은 실제로는 시간을 잴 때만 사용됩니다. 가운데 있는 다이얼이 현재 시간을 알려주는 초침의 기능을 합니다. 왼쪽과 오른쪽의 다이얼은 각각 12시간과 30분 단위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왼쪽에 있는 다이얼로 현재 몇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 있고, 오른쪽에 있는 다이얼로 몇분이나 지났는지 알 수 있죠.

크로노그래프는 아날로그 시계에서도 시계 내부에 작은 다이얼 판이 많이 있어서 눈 길을 끄는 페이스이기도 합니다. 아날로그 시계에서는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라인이나 브라이틀링의 시계가 대표적입니다.

대표적인 크로노그래프 시계인 오메가의 ‘Speedmaster’
애플워치의 크로노그래프 프로

애플워치의 크로노그래프 페이스는 아날로그 시계를 계승하면서도 디지털에서만 가능한 요소를 추가해 기능을 강화했죠. 예를 들어 타키메터에서는 60 단위 속도 이하의 속도도 측정 가능하고 아무리 짧은 시간도 디지털 방식으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타이머가 항상 표시됩니다. 덕분에 0.1초 단위까지도 정확하게 측정이 가능합니다.

크로노그래프 프로는 기본적으로 원형인데요, 애플워치의 원형 시계 페이스가 다 그렇듯, 네 개의 모서리에 각각 컴플리케이션을 두는 것도 가능합니다. 4개의 컴플리케이션을 배치할 수 있어 디자인 요소 뿐 아니라 실용적인 부분에서도 만족스러운 페이스입니다.

앞으로 소개할 GMT, 카운트업, 스트라이프도 원형 페이스를 지원하고 있어서 이런 배치가 가능합니다.

GMT

GMT는 그리니치 평균시(Greenwich Mean Time)를 뜻하는 말입니다. GMT는 여러 국가에서 사용하는 시간대의 기준이 되는 시간대죠. 이름에 어울리게 GMT 페이스는 다양한 국가와 도시의 시간을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페이스입니다. 시계 테두리의 붉은 색과 파란 색은 해당 국가가 지금 오전인지 오후인지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GMT 페이스는 아날로그 시계 중 롤렉스의 GMT 마스터 라인에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색상 커스터마이징도 GMT 마스터 시리즈의 색상 조합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GMT 마스터에는 각각 ‘펩시’, ‘콜라’, ‘배트맨’으로 불리는 색상 조합이 인기인데 애플워치에도 이 색상 조합이 템플릿화 되어있습니다.

롤렉스의 GMT 마스터 2. ‘펩시’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펩시’ 조합으로 꾸민 GMT 페이스
인기있는 GMT 마스터 라인의 색상 조합이 가능하죠. 사진의 조합은 ‘배트맨’이라는 별명이 있는 조합.

GMT 마스터의 특징을 그대로 살렸지만 애플워치는 역시 디지털만의 개선을 더했습니다. 아날로그 시계에서는 다른 나라의 시간을 알려면 테두리의 다이얼에 따라 ‘해석’하는 과정이 따르지만 애플워치는 직관적으로 해당 국가의 시간을 테두리에 숫자로 표시해주어 해석하는 과정이 불필요합니다. 훨씬 직관적이죠.

뉴욕 시간이 10시인걸 직관적으로 알 수 있죠.

카운트업

카운트업 페이스는 시간의 경과를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페이스입니다. 화면을 터치해서 타이머를 구동 시키면 페이스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시간이 어느정도 경과했는지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페이스입니다. 시간이 어느정도 경과했는지와 함께 지금 몇시인지, 처음 시간을 잰 때로부터 어느정도 지났는지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죠.

카운트 업 페이스는 예전에 잠수부들이 사용하던 다이빙 워치에서 모티브를 따온 페이스입니다. 지금처럼 장비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물에 들어가 있던 시간을 재기 위해 사용하던 시계죠. 물론 정밀 기계 장비가 발달한 지금, 이 시계를 다이빙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없겠죠. 크로노그래프처럼 현재는 디자인만 남아 계승되고 있는 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으로 모티브가 된 시계 디자인은 롤렉스의 Submariner 라인으로 보입니다. 광고에서 보면 놀라운 방수 성능으로 지금도 다이버들 사이에서 쓰이고 있다고는 하는데.. 아무리 정밀하고 방수가 잘 된다고 해도 정말 지금도 다이빙에 쓸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군요.

롤렉스의 다이빙 워치 라인 “Submariner”
애플워치의 카운트업 페이스

애플워치의 아날로그 페이스 디자인이 다 그렇듯 이 페이스도 다이빙 워치의 전통을 잘 계승하고 있지만 디지털로 개선할 수 있는 포인트를 추가했습니다. 원래 다이빙 워치는 흐른 시간을 가늠할 수 있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는 없었지만, 애플워치의 카운트업은 한가운데 디지털 타이머가 같이 표시되어 시간을 더 정확히 측정할 수 있습니다.

스트라이프

스트라이프 페이스는 이름 그대로 시계 페이스에 줄무늬를 표시하는 페이스입니다. 애플에서 소개하기로는 애플워치 페이스 중 가장 커스터마이징을 많이 할 수 있는 시계라고 하는데, 정말 커스터마이징 요소가 많습니다. 줄무늬의 색상은 물론, 갯수(1개~9개까지 설정 가능), 줄무늬의 각도, 시계 형태, 컴플리케이션(원형 페이스만 지원)까지 거의 모든 부분이 커스터마이징 가능하죠.

이런 스트라이프 무늬는 주로 단순한 색상과 무늬로 이루어진 유럽의 국기나 축구 팀 같은 상징에 잘 어울립니다. 잘 커스터마이징 한다면 출신 국가나 응원하는 스포츠 팀을 표현하는게 가능하겠죠.

스트라이프는 아날로그 시계 밴드 중 나토밴드가 많이 생각나는 페이스입니다. 나토밴드는 직물과 나일론 조직의 밴드인데 색상 조합이 다양해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밴드죠.

왜 이름이 나토밴드인지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지만 밴드 자체는 군용 시계 “나토 군 공급 번호(Nato Stocking Number:NSN)”라는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무늬 조합이 나토 가입 국가의 국기와 비슷하다는 설이 있지만 확실하진 않습니다. 군용 시계에서 유래한 것처럼 상당히 튼튼하고 색상 조합도 다양해서 인기 있는 밴드입니다. 대중적으로는 영국군 출신인 007이 영화에서 처음 차고 등장해서 널리 알려졌다고 합니다.

프랑스 국기 모양의 나토밴드
007 영화에서 나온 나토 밴드
저도 007처럼 꾸며봤습니다(…)

애플워치 공식 밴드 중에는 나토밴드는 없지만 만약 나토 밴드랑 조합한다면 가장 어울리는 페이스라는 생각이 듭니다.(실제로 서드파티 중엔 애플워치용 나토밴드를 공급하는 곳도 있습니다.)

미모티콘(미모지)

미모티콘(미모지) 페이스는 아이폰X부터 도입된 미모티콘을 애플워치에 띄울 수 있는 페이스입니다. 토이스토리나 미키마우스 같은 캐릭터 위주의 페이스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미모티콘은 애플 자체 캐릭터(?)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스스로 꾸민 미모티콘을 시계 화면에 띄울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죠.

미모티콘 페이스는 손목을 들어올릴 때나 터치할 때마다 미모티콘의 표정이 다양하게 바뀝니다. 비슷한 표정으로 보여도 캐릭터마다 특징을 살려놓아서 소소한 재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어 캐릭터의 경우 화면 전체를 삼키는 듯한 효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크앙

애플워치에 있는 캐릭터 위주의 페이스는 기본적으로 커스터마이징이 다소 제한적입니다. 미모티콘 페이스도 디자인 변경은 배경색 변경 정도만 가능합니다. 물론 시계 화면에 표시할 미모티콘을 변경하거나 특정 미모티콘으로 지정하는 캐릭터 변경은 기본적으로 가능합니다.

컴플리케이션은 시계 위의 영역과 하단 영역에 배치할 수 있어서 제한적이지만 기능성을 어느정도 살릴 수 있습니다.

아티스트

아티스트 페이스는 캐나다의 유명한 아티스트인 제프 맥페트리지(Geoff McFetridge)와 협업으로 만든 페이스입니다. 제프 맥페트리지는 VANS나 파타고니아 등의 브랜드와도 협업한 경험이 있는 아티스트라고 하는데 제가 이 부분은 문외한이라 더이상의 설명은 불가하군요. 하지만 어디에선가 한번쯤은 본 것 같은 디자인이긴 합니다.

이 시계는 아티스트의 작품이라 그런지 커스터마이징이 아예 불가합니다. 대신 페이스를 터치하면 알고리즘에 따라 얼굴과 눈 코 입이 조합된 형태로 각각 다른 디자인이 구성됩니다. 조합할 수 있는 것만해도 100만개 정도 된다고 하는군요.

아예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아이콘이 안나옵니다.

조합된 디자인은 다시 터치하지 않는한 유지되기 때문에 원하는 디자인이 조합될 때까지 계속 눌러보는 뽑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름을 ‘아티스트’라고 지은 것으로 볼 때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많은 예술적인 페이스들이 향후 추가되지 않을지 기대 됩니다.

유니티 페이스

유니티 페이스는 WatchOS 7.3에서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된 페이스입니다. 각 아프리카 국가의 국기를 조합해서 만든 범 아프리카 연합의 국기에서 모티브를 따온 페이스입니다.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무늬의 ‘프라이드’ 페이스처럼 사회적인 메시지를 나타내는 성격의 페이스입니다.

유니티 페이스는 최근 미국에서 있었던 ‘Black Lives Matters’ 운동과 연관되어있습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인권 신장과 커뮤니티의 단결을 상징하는 페이스라고 합니다. 애플은 이 페이스와 함께 공식 밴드와 애플워치 Unity 에디션도 출시했습니다.

Unity 페이스는 사회적 메시지가 담겨져 있는 페이스이긴 하지만 그냥 봐도 이쁩니다.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검은색의 색 조합이 상당히 인상적인 페이스죠. 색상 커스터마이징이 어느정도 가능하지만 범아프리카 국기의 색 조합에서 벗어나서 디자인할 수는 없습니다.

컴플리케이션 배치도 가능하지만 컴플리케이션을 배치하면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작아지기 때문에 컴플리케이션 없이 사용하는게 더 인상적인 디자인의 페이스입니다.

컴플리케이션을 추가하는 순간 어딘지 소심해지는..

마무리

애플워치는 스마트워치 중에서는 유일하게 서드파티 앱을 통해 페이스를 추가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초기엔 조만간 지원될거라고 기대하기도 했지만 WatchOS 7에서까지 추가되지 않는걸 보면 어떤 고집이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덕분에 애플워치의 페이스는 다른 스마트워치들에 비하면 양적으로 많이 부족한 편이었습니다. 초기엔 애플워치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 중에 부족한 페이스 확장성을 꼽는 경우도 많았죠.

하지만 WatchOS 7에 이르러 어느덧 애플워치의 기본 페이스는 종류만해도 30개가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페이스별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요소도 엄청 많아서 애플워치의 페이스가 개인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옛날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이번 글을 작성하면서 새로 알게 된 페이스와 커스터마이징 요소가 있을 정도니까요.

이번에 애플워치 페이스를 살펴보며 놀라웠던 점은 애플워치가 기존 아날로그 시계의 디자인을 매우 잘 계승했다는 점이었습니다. 크로노그래프, GMT, 카운트업, 그리고 글에서는 소개하지 않았지만 캘리포니아 페이스까지 전통적인 아날로그 시계에 대한 경의를 표하면서도 디지털만이 할 수 있는 개선 포인트를 추가하여 계승하는 것은 다른 스마트워치에는 없는 애플워치만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쓰이던 캘리포니아 시계
애플워치의 캘리포니아 페이스

다음 WatchOS 8에서는 어떤 페이스가 추가될지, 그리고 2년이 넘어가는 제 오래된 애플워치 시리즈 4가 모든 시계 페이스 업데이트를 다시 한번 받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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