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하드디스크를 퇴출 시키다

지난 번 타임머신 이슈 이후 집에 있는 모든 외장하드를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집에 있는 PC나 PC 비슷한 것들 모두 하드디스크를 쓰지 않은지는 좀 되었지만 버리기 아까워서 백업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외장 하드 디스크는 정리하고 백업 솔루션은 모두 SSD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SSD가 TBW 제한도 있고 HDD보다 수명이 짧다곤 하지만 그래도 물리적으로 돌아가는 부품이 없으니 기계적인 수명은 이론 수치에 가까워 실제로는 하드디스크보다 더 오래 가는 경우가 많아 백업 용으로도 적합한 것 같습니다.

타임머신 백업용 디스크를 SSD로 바꾸니 여러가지 문제가 같이 해결되었습니다.

소음

일단 첫번째는 소음 문제입니다. 하드디스크의 소음이야 옛날에는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주력 컴퓨터가 맥북 에어나 아이패드 프로 같은 무소음 컴퓨터다보니 하드디스크의 소음도 꽤 신경쓰였습니다. 디스크 가동되는 소리나 ‘드르륵’하는 특유의 데이터 읽기/쓰기 소리까지.. 솔직히 구시대의 산물 같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타임머신 백업까지 SSD로 바꾸고 나니 이제 완전한 무소음 환경이 되어 만족스럽습니다. 맥북 에어를 모니터에 연결해서 쓸 때는 팬부터 시작해서 기계적으로 돌아가는 소리가 아무것도 없으니 이제야 현대적인 컴퓨터 환경이 된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마운트 속도

이전에 타임머신용으로 쓰던 외장하드에는 마운트 이슈가 꽤 심각했습니다. 마운트가 인식되는 속도나 해제되는 속도가 현저하게 느렸거든요. 맥북 에어를 데스크탑에서 노트북 모드로 전환시킬 때 연결된 타임머신을 마운트 해제해야하는데 이 속도 때문에 사용에 지장이 있었습니다.

백업 속도

그리고 당연히 백업 속도도 향상되었습니다. 지금 설치한 외장 SSD도 SATA 기반이라 엄청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하드디스크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백업 자체가 빨라지니 맥북 에어가 주기적으로 백업을 실행해도 금방금방 처리되어 백업하느라 맥북 에어를 불필요하게 거치해놓는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맥북 에어가 꽤 자주 데스크탑과 노트북의 포지션을 왔다갔다하다보니 이건 정말 중요하더군요.

해결 필요 : 부피

백업 환경을 SSD로 바꾸면서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했지만 딱 하나 해결하지 못한게 바로 ‘부피’입니다. SSD는 특성상 하드디스크만큼의 부피를 차지할 필요가 없지만 현재 쓰는 SSD는 SATA 방식으로 기존 하드디스크와 호환되는 방식으로 기존 외장하드 케이스에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하드디스크를 다 정리했는데도 부피 자체는 아직 그대로입니다. 집에는 NVME 방식의 외장 SSD 케이스도 있는데, 여기에 설치된 SSD는 256기가 밖에 안되기 때문에 백업용으로 쓰기엔 용량이 적습니다. 요즘 SSD 가격이 다시 오르는 중이라 좀 고민이지만 1TB 정도의 NVME SSD를 백업용으로 하나 구입할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어쨌든 뻔한 결말이지만 SSD로 바꾸니 좋더라는 결론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SSD를 백업 목적으로 쓴다고 하면 사치스럽다는 이야기를 들었을건데, SSD는 이제 가격으로도 HDD를 대체하기에 충분해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집에서 놀고 있던 2.5 inch SATA SSD였기 때문에 이렇게 쓰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