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G 블로그 | “역전의 기회를 놓친 스팀 머신” : 뉴스zum
스팀 머신[Steam Machine]은 한때 PC의 자리를 노리기까지 했다. 거실에서 게임을 스트리밍 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소형 컴퓨터는 윈도우 8의 암흑기 동안 게이머들을 위한 대안 플랫폼으로 선보여졌다. 그러나 이 스팀 머신은 기회를 잡는데 실패했고, 기기의 미래는 현재 불투명하다. 2년 전, 윈도우가 완전히 뒤바뀌어 모두가 혼란스러워하고 있었을 때는 스팀 머신이 나오기에 최적기로 보였다. 밸브[Valve] 창립자 게이브 뉴웰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신형 OS를 “파국”, “거대한 슬픔” “사용불가”라고
확실히 스팀 OS와 스팀 머신은 애매해진 상황입니다. 스팀은 아직도 가장 유명한 게임 플랫폼이지만, 스팀만으로는 윈도 중심의 PC 게임 생태계를 뒤엎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모양입니다. 또한 스팀 OS를 만들게된 계기가 된 윈도8에서 마소의 삽질(…)도 윈도10 발표를 통해 어느정도 회복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윈도 스토어는 건재해보이지만, 윈도10에서 스팀을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밸브를 생태계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밸브 입장에서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했을지도 모릅니다.
스팀 OS와 스팀 머신이 정식으로 나오지도 않았으니 사실 “실패"라는 표현을 쓰기도 애매합니다만, 기사에 나온대로 정식으로 출시하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는게 문제입니다.
그러나 스팀 머신은 한 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스팀 머신은 오랫동안 출시가 지연되었고, 아직도 상용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스팀 머신의 핵심 메시지는 일관성을 잃어버렸고, PC 제조업체들 역시 이런 혼란에 대해 불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분투 JE Classic에 스팀 세션이 들어가는만큼, 리눅스용 스팀에 대해서도 계속 테스트를 해보고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리눅스 스팀의 개선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습니다. 스팀 OS의 핵심인 빅픽쳐 모드는 리눅스에서는 여전히 성능 문제가 심각합니다. 초기 Nvidia와 협력을 통해 눈부시게 끌어올렸던 게임 성능도 어느순간부터 제자리입니다. 어떻게 보면 밸브 자체가 스팀OS와 스팀 머신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쓰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상황에도 불구하고, 스팀OS가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에일리언웨어 전무이사 프랭크 아조르(Frank Azor)는 작년 E3를 앞두고 PC월드에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스팀OS는 분명 단일 목적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반면, 윈도우는 우리가 에일리언웨어 알파의 콘솔 모드를 통해 하고 있듯, 특정 활용에 맞춰 가동할 수 있는 다목적 운영체제다. 하지만 밸브는 스팀OS의 개발에 훨씬 많은 통제력을 가지고 있어서 단일 활용 모델에만 초점을 확실히 집중시킬 수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우리는 스팀이 준비되는 대로 완벽하게 지원을 할 것이다. 스팀OS는 안정적인 거실 경험을 제공하는 더욱 지속가능 한 방식이다. 우리가 에일리언웨어의 콘솔 UI를 윈도우를 기반으로 구축할 수도 있지만, 다음 버전의 윈도우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가 없다. 만약 예상 외의 결과가 나온다면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위험이 있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스팀OS와 스팀 게임패드가 최선의 솔루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아직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은 이상 뭐라 판단하기는 좀 이르며, 아직 희망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밸브가 예전만큼 이 분야에 신경을 쓰고 있지 않은건 거의 확실해 보이고, 결국 방치된 프로젝트로서 흐지부지 되버릴 가능성 또한 매우 높아보입니다. 스팀 OS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어서 PC 게임 생태계를 반전해주길 바랐던 저로서는 매우 아쉽습니다.
덧. 스팀 OS나 리눅스 스팀 등으로 콘솔을 꾸며보려던 제 시도도 결국 델의 에일리언 알파(윈도기반의 스팀 콘솔)처럼 윈도8을 약간 수정한 다음, 컴퓨터를 켤 때 스팀을 빅픽쳐로 자동 실행하도록 설정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TV와 엑박 패드를 연결해서 써보니 확실히 콘솔 부럽지 않게 게임이 가능했지만.. 역시 게임 전용으로 쓰기에 윈도라는 운영체제가 너무 무겁다는 부분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