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bitDo Lite 2 구매 이후.. 약간 후회의 후기

8bitdDo Lite 2 를 구매한지 3개월 좀 넘은 것 같습니다. 주로 아이패드 프로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카페에 있을 때나 여행 다닐 때 아주 가끔씩 쓴 것 같습니다.

3개월 정도 써본 결과, 저는 약간 후회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쓰지 못했고, 특히 두개씩이나 살 필요는 전혀 없었거든요. 그리고 결정적인 한가지 이유 때문에 8bitdo의 다른 라인업을 구매했어야 했었나 싶은 후회가 듭니다.

일단 8bitDo Lite 2의 가장 큰 문제는 애매한 크기입니다.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는 크기는 맞는데 어차피 집에서는 엑박패드를 써서 주로 밖에서 쓰게 되는데 휴대성은 있긴한데 아날로그 스틱으로 인해 그냥 가방에 넣기엔 불안한 좀 어중간한 휴대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여행 중이나 밖에서 게임할 일이 많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사용 빈도가 낮아지는 측면도 있었습니다. 만약 장시간 이동을 할 일이나 시간을 죽여야할 일이 있으면 아예 본격적으로 게임할 생각으로 스팀덱을 가져가게 되거든요.

게다가 두개나 샀지만 두번째 패드는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_- 여행 중에 혼자서 게임할 일도 없는데 2p 게임을 할 일은 더더욱 없으니까요. 그냥 하나만 샀어도 충분했을 것 같습니다.

게임에 사용하지 않으면 다른 용도로 써도 될텐데, 실제로 8bitdo 컨트롤러 시리즈들은 생산성 작업에도 많이 이용됩니다. 그래픽 툴 작업에서 단축키를 할당 시켜놓고 쓰거나, 전자책을 볼 때 페이지 넘기는 용도로 사용 가능하고 심지어 카메라의 원격 셔터로도 쓸 수 있습니다.

8bitdo micro나 zero 같은 작은 패드들은 게임보다 이런 원격 리모컨이자 휴대용 스트림덱(?) 같은 용도로도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zero2 같은 경우 작아보이지만 그래도 12개 정도의 단축키를 할당 시킬 수 있습니다.(앱별로 다르게 지정도 가능)

이미지 출처

Lite 2 는 트리거가 있으니 버튼 두개는 더 매칭 시킬 수 있겠네? 싶지만.. Lite 2는 이렇게 쓸 수 없습니다.

아이패드에서 8bitdo 컨트롤러에 키 매핑을 하려면 8bitdo Ultimate Software 를 설치해야합니다. 문제는, Lite 2 모델의 경우 저 소프트웨어를 아예 지원하지 않습니다. 앱을 설치하고 아이패드에서 컨트롤러를 연결시켜도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무응답..

이게 사실 제가 Lite 2 구매를 후회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사용 빈도가 떨어지면 평소에는 원격 리모컨 용도로만 써도 좋을텐데 그 용도로도 못 쓰는 상황이니 말이죠. 차라리 휴대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Micro나 Zero 쪽 라인으로 갔어야 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래도 범용적인 크기에서는 가장 휴대성이 좋은 컨트롤러라 장점도 있습니다. 어떤 게임을 실행해도 거의 커버 가능하고 특히 클라우드 게임 같은 경우는 플레이하기가 꽤 좋습니다. 문제는 밖에서 할 때는 주로 에뮬레이션이나 간단한 모바일 게임 정도라 이 범용성이 빛을 발할 기회가 적다는겁니다.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요즘 모바일 게임에서는 확실히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모바일 게임을 잘 안해서 애매해졌지만 원신이나 ZZZ 같은 AAA 급 모바일 게임을 즐기시는 분들께는 꽤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엑박 패드 같은 풀 사이즈 컨트롤러보다는 휴대성이 월등히 좋고 표준 컨트롤러 구성이라 호환되지 않는 게임도 없거든요.

다만 8bitdo Ultimate Software가 지원되지 않아 다른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함정입니다. 게임도 게임이지만 모바일 작업 환경에서 여러 단축키가 지원되는 리모컨이 필요하신 경우는 차라리 Zero 2 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