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를 봤습니다. 알고리즘에서 추천해준 작품 중 썸네일과 캐릭터 디자인이 독특해보이는 애니메이션이 있길래 그냥 호기심으로 재생해봤는데 생각보다 재밌게 봤습니다.
기본적으로 서커스장이 배경이고 아동용 애니메이션 같은 디자인의 캐릭터들이 나와서 아동용 애니메이션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꿈도 희망도 없는 이야기입니다. HMD 헤드셋을 쓴 사람들이 어쩌다보니 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라는 세계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 세계는 한번 들어오면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 세계에는 전지전능한 AI가 하나 존재하는데, 이 AI는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미치지 않도록 적당한 자극을 주기 위해 계속 재미난 “모험”을 만들어냅니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만 이 곳으로 오게된 사람들은 이 “모험”을 계속하면서 계속 삶을 지속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주인공 “폼니”도 처음에는 출구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분주하게 뛰어다니지만 결국 출구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적당히 미치지 않은 상태로 살아갑니다.

AI가 사람을 가두고 이러저러하게 괴롭힌다는 점에서 Portal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하고,작중 등장하는 가짜 출구 너머의 세상은 Stanley Parable에서 나오는 사무실 같은 느낌을 풍기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모험”이 어딘가 뒤틀려있는데 이것도 Stanley Parable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모티브가 된 것은 SF공포 소설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에서 따왔다고 합니다.(이 소설도 동일하게 AI가 사람들을 괴롭히는 내용이라고)
꿈도 희망도 없는 이야기에 기본적으로 공포 장르고, 디지털 세상의 버그(Glitch)를 이용한 무서운 장면도 나오긴 하지만 놀랍게도 넷플릭스 기준 12세 관람가입니다. 공포물이라고 하지만 점프 스케어는 3화 정도 제외하면 별로 없고 애니메이션 전체 분위기가 달리 1화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성에 대한 훈훈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이런 쪽에 약하셔도 충분히 볼만합니다.(공포물 싫어하는 제가 봤을 정도면)
사실 굳이 넷플릭스에서 보지 않더라도 유튜브에서 지금까지 올라온 전편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스튜디오에서 만든 애니메이션들 대부분이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모양이더군요. 특이하게도 더빙도 지원합니다. 다만 전문 성우가 아니라 언더 성우를 기용해서 녹화해서 그런지 품질이 들쭉날쭉 합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아래 파일럿 에피소드만 보셔도 이 애니메이션이 전달하는 바는 충분히 전달되기 때문에 파일럿 에피소드 정도는 한번 감상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한국어 더빙 퀄리티도 이 파일럿 에피소드가 제일 나았습니다.)
덧. 파일럿 에피소드 더빙은 단 두명(남자역 여자역)이 진행했다고 하는데 성우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합니다. 두명이서 이 정도 퀄리티의 더빙이라니..(게다가 프로가 아니라고?)
덧2. 딱히 공포물을 좋아하진 않는데 블랙미러도 그렇고 이 작품도 그렇고 의외로 꿈도 희망도 없는 디스토피아 물이 취미인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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