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노트북 끼고 한창 방황하던 시절에는 생각보다 컴퓨터로 하는 일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책을 쓰느니 뭐니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컴퓨터로 딴짓을 했죠.
근데 그 당시 쓰던 컴퓨터는 당시 기준으로도 성능이 별로 좋지 않았던지라 실제로는 컴퓨터로 할 수 있는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쓴지 8년 정도 지나니 동영상만 틀어도 힘들어하는게 느껴질 정도였거든요. 게임은 당연히 꿈도 못 꾸구요.
그래서 당시에 가장 많이 했던 딴짓이 “컴퓨터 꾸미기”였는데, 하필 또 커스텀 범위도 크고 꾸밀 것도 많은 우분투가 주력 OS였기 때문에 컴퓨터 꾸미기에만 하루를 보낸 적도 있었습니다.(어지간히 공부하기 싫었던거죠)
이런 짓을 하거나, 이런 짓을 하거나, 이런 짓을 하는 등 그때는 나름 꾸미기에 진심이었습니다. 우분투는 단순히 배경화면을 바꾸는게 아니라 화면 효과를 커스텀하고 아이콘도 통으로 갈아버리는 등의 커스텀이 가능했거든요.(그때에 비하면 지금의 우분투는.. 그냥 깔끔한 느낌?)




이렇게 모아보니 진짜 그때는 꾸미기에 진심이었군요(…)
요즘은 맥OS와 iPadOS가 주력으로 쓰는 운영체제가 되었는데, 맥OS는 물론이고 iPadOS 등 애플 운영체제는 커스텀 요소가 없기로 유명한 운영체제들이죠. 그나마 요즘은 Liquid Glass 덕분에 아이콘 테마를 통일하는 등의 기능이 들어가기도 했지만 아이콘을 단색으로 통일하면 아이콘의 구분이 오히려 어려워져서 그것도 잘 안씁니다.
꾸밈 요소가 한정되어있다보니 결국 쓰게 되는건 제조사 기본 제공 배경화면인 것 같습니다. 애플 운영체제는 그냥 애플이 만든 배경이 가장 잘 어울리거든요. 예를 들어 지금 제 아이패드 프로의 배경 화면은 이렇습니다.

원래 M5 아이패드 프로가 나오면 M5 아이패드 프로의 기본 배경화면을 훔쳐올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이번 M5 아이패드 프로는 기본 배경화면이 M4 아이패드 프로랑 똑같아서 그마저도 의미가 없더군요. 결국 본의 아니게 이 배경을 오랫동안 쓰고 있습니다.
뭔가 새로운 배경화면으로 바꾸고 싶은데 예전부터 자주 방문하던 바탕화면 사이트들은 대부분 죽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경화면 아티스트인 Vladstudio도 가장 마지막에 올라온 이미지가 2023년이더군요. 요즘은 Unsplash에서 필요한 이미지를 찾아보고 있지만 여기도 Wallpaper 카테고리에 올라오는 속도를 보면 그리 활발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다시 제조사 제공 기본 배경으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근데 또 한편으로는 애플 운영체제의 꾸미기 기능 자체가 점점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iOS 16부터 개편된 배경화면 선택 기능을 보면 애플워치의 워치페이스 선택 화면 같은 느낌이 들죠.

예전보다 선택권이 많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냥 사진을 배경화면으로 지정하는건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습니다. 여러모로 애플이 제공해주는 기본 배경화면을 사용하는게 제일 잘 어울립니다. 제가 쓰는 아이패드 프로의 기본 배경화면만해도 가로 모드와 세로 모드 모두에서 어울리도록 하려면 애플이 제공해주는대로 써야하죠.
이건 맥OS도 마찬가지인데, 요즘 맥OS의 배경화면은 화면보호기와 연결되어있습니다. 잠금화면에서 화면보호기가 실행되다가 잠금을 해제하면 스무스하게 화면보호기가 멈추면서 배경화면이 되는 식이죠. 이런 신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역시 애플이 제공하는 배경화면만 써야 합니다.

점점 어울리는 배경화면을 찾기가 어려워지는 것도 어쩌면 배경화면 영역까지 애플워치처럼 통제권을 갖고 싶어하는 애플의 큰 그림일수도..?(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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