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 에어를 개인용 관점에서 다시 써보는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지만 이번 경주 여행에서는 역시 아이패드 프로를 들고 갔습니다. 이유는 단순히 맥북 에어 13인치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맥북 중 가장 작은 맥북 에어가 크다니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13인치 맥북에어는 얇고 휴대성이 좋지만 작진 않습니다. 여기에서 작다는 것은 작업시 차지하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맥북 에어는 아이패드 프로보다 필요 공간이 압도적으로 큽니다.
맥북 에어 13인치는 작업하기에 더 적합할지 몰라도 KTX 좌석 선반 기준에 꽉 찹니다. 13인치인데도 말이죠.

위 사진 정도면 괜찮은거 아닌가? 싶으실 수도 있으나 이렇게 쓰면 딱 선반 크기만해서 화면 각도를 더이상 젖힐 수 없습니다. 앞 좌석도 이미 어느정도 기울어져 있는 상태니 거의 직각에 가까운 화면으로 놓고 써야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아이패드 프로는 스마트 폴리오 + Logitech Keys to Go 2 조합으로 들고 갔습니다. 매직키보드에 부착한 상태도 아니고 마주보는 자리여서 공정한 비교라고 보긴 어렵지만, 작업에 차지하는 공간을 보면 맥북 에어의 절반도 안되는 자리만 차지하고 있습니다.(자세히보면 테이블 접히는 부분만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 목적으로 잘 쓰고 있는 중임에도 여행 다닐 때는 맥북 에어보다 아이패드 프로를 찾게 됩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아이패드 없이 맥북 에어만 들고 다녔음에도 기차나 여행 중에 별로 불편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사실 그때의 기억 때문에 맥북 에어를 계속 구매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때와 사람이 달라진걸까요?
근데 생각해보니 그때 썼던 맥북 에어는 11인치였습니다. 그때는 맥북 에어가 11인치와 13인치 두개가 나오던 시절이었죠. 맥북 에어를 처음 샀을 때만해도 11인치가 좀 더 저렴하고 가벼워서 구매했던건데 생각해보면 이정도 크기가 기차나 비행기 선반에서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는 사이즈라 쾌적하게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맥북도 11인치나 과거 12인치 맥북처럼 좀 더 컴팩트하게 나온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도 아이패드만으로 모든 작업을 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고 13인치는 작업하기엔 좋지만 전천후로 휴대하기엔 애매하니까요.
물론 12인치 맥북은 발열 때문에 실패작이었지만, 애플 실리콘으로 오면서 발열이나 전성비도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과거의 컴팩트한 디자인이 불가능한 것만도 아닐텐데 말이죠.(M4 프로세서만해도 5.1mm 두께의 아이패드 프로에 들어가니)

팬리스 디자인에 12인치나 11인치 크기의 컴팩트한 맥북이 나온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지금 아이패드 프로랑 맥북 에어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는 고민도 끝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제가 찾고 있는 컴퓨터의 조건에도 부합할테고.
하지만 역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미 라인업에 아이패드 프로, 아이패드 에어가 있기 때문이죠. 이미 이 두 제품은 태블릿 PC라기보다 2 in 1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매직키보드를 결합하면 노트북 폼팩터가 되죠. 애플 입장에서야 맥 데스크탑 + 아이패드 또는 맥북 프로 + 아이패드 프로 조합이 더 수익성도 좋으니 크기와 범용성을 하나로 해결하는 기계를 굳이 만들 이유도 없을겁니다.
또 하나는 아이폰 미니의 실패를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작은 기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 같은 사람들은 말로는 애플이 아이폰 미니를 다시 출시하면 사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배터리 등 여러가지 사유로 구매하지 않습니다. 애플 입장에서는 컴팩트한 맥북도 마찬가지라고 볼 듯 합니다.
어쨌든 휴대성과 범용성의 균형에서는 지금보다 좀 더 컴팩트한 맥북이 나온다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지금으로서는 그냥 아이패드가 좀 더 범용성을 갖추게 되기를 바라는 방법 밖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덧. 개인적으로 잘 써서 후속 제품을 기다리고 있지만 애플이 절대 내지 않을 것 같은 물건이 하나 더 있는데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입니다. 여행할 때 무게도 크게 줄여주고(11인치 기준 700g) 간단한 글 작업도 충분해서 좋았는데 최근 아이패드 쪽 액세서리 출시를 보면가망이 없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