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로지텍 Lift 구매

얼마 전 로지텍 MX 버티컬 마우스가 망가졌다는 글을 올렸었죠. 이후로 급한대로 집에 있던 MS 스컬프트 어고노믹 마우스로 바꿔서 쓰고 있었습니다. 기왕 쓰는 김에 키보드도 스컬프트 키보드로 바꿔서 쓰고 있었습니다.

사실 로지텍 쓰기 전에도 썼던 키보드랑 마우스라서 적응에는 생각보다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키보드도 나름 텐키리스라서(텐키가 따로 분리되어있음) K860보다 더 좋은 측면도 있었죠. 다만 맥이랑 윈도우를 같은 모니터를 두고 오가는 그간 달라진 환경이 문제였습니다.

로지텍 마우스와 키보드는 최대 세개의 장치를 페어링할 수 있고 키를 눌러서 쉽게 전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컴퓨터에 동일한 키보드랑 마우스를 전환해가면서 쓰기가 쉽죠. MS 스컬프트 어고노믹은 그게 지원이 안되다보니 매번 동글을 뺐다꼈다 해야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이 컴퓨터 저 컴퓨터를 오가는데 문제가 있어서 기왕이면 로지텍 간의 호환성을 살리기라도 하자 싶어서 로지텍 Lift를 구매했습니다. 예전에 구매했던건 가족 것이었고, 결국 제걸로 다시 구매했습니다.

로지텍 Lift에 대한 자세한 사용기는 이전 리뷰에도 올렸으니 생략하겠습니다. 혹시 해당 마우스의 리뷰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리뷰를 참고해주세요.

사실 Lift를 다시 구매하는건 좀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교보문고에서 저번에 구매했던 것과 비슷하게 69,000원에 팔고 있길래 할인에 못 이겨 사고 말았습니다.(일반적으로 79,000 원 ~ 99,000원 대에 팔림)

일단 개봉하자마자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하나 터졌는데, 바로 이 마우스를 산 이유 중 하나인 ‘로지텍 호환성’ 때문입니다. 로지텍은 호환되는 동글에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같이 페어링하는게 가능해서 이번에 Lift를 사면 기존에 사용 중이던 유니파잉 동글에 매칭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Logitech Options를 열고 매칭을 시켜봤더니.. 장치 검색이 안됩니다. 껐다 켜보고 별 짓을 다해봐도 검색 자체가 되지 않았습니다.

뭐지.. 싶어서 잠깐 설명서를 보니 설명서에 불길한 번개 모양 표시가 있었습니다. Lift는 기본 동글로 로지 볼트를 쓴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고 있었습니다. 로지 볼트 동글은 요즘 로지텍에서 나오는 키보드와 마우스에 호환되는 동글인데 K860과 MX 버티컬이 사용하는 유니파잉 동글과 호환이 안됩니다. 즉 기존에 사용중인 동글로는 Lift를 연결할 수 없다는거죠.

예전 사용기에도 이 부분을 언급해놓고 완전히 잊고 있었습니다. -_-;;

물론 맥에서는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되고, 윈도우 PC에 동글을 연결하면 되지만 기존에는 유니파잉 동글로 쉽게 오가면서 쓰고 있었다보니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블루투스로 연결하게 되면 기기에 종속되버려서 모니터에 아이패드 프로를 연결할 때, 맥북을 연결할 때 각각 기기를 전환해줘야 합니다. 로지텍 호환성 때문에 산건데 오히려 그놈의 로지텍 호환성이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그 외에는 꽤 괜찮은 마우스입니다. MX Vertical보다 크기가 작아서 살짝 적응이 안되지만 오히려 기존 MX Vertical이 제 손에 큰 편이었기 때문에 Lift 쪽이 좀 더 제 손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위에 이야기한 문제도 좀 불편하긴 하지만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크게 문제될 부분이 아니기도 하구요.

근데 오히려 스컬프트 세트를 쓰다가 다시 로지텍 세트로 돌아오니 K860이 반대로 거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텐키 디자인 때문에 마우스 쓰려면 손을 많이 뻗어야하는게 확실히 별로네요. 다른 키보드로 갔다가 오니까 더 확실히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스컬프트 키보드랑 Lift를 섞어서 쓰는 선택도 가능하겠지만 이러면 동글이 계속 늘어나는 지경이라..-_-

어쨌든 이번 Lift 구매기는 로지텍 호환성 때문에 샀다가 오히려 로지텍 호환성 때문에 동글만 늘어나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로 마무리합니다.

덧. 그래도 Lift에 하나 좋은게 있다면 무한 휠인 것 같습니다. MX Vertical도 구식 휠이라서 별로였는데 스크롤이 확확 내려가는게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