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팁이 아니라 삽질기라서 WOL 설정 방법이 알고 싶으시거나 바쁘신 분들은 맨 아래 세 문단만 보시면 됩니다.
이번에 Moonlight의 iOS 전용 버전인 VoidLink를 써보면서 외부에서도 집에 있는 PC를 스트리밍으로 켜고 끄는 세팅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외부에서 집에 있는 PC를 켜려면 WOL(Wake On LAN) 세팅을 해줘야 합니다.
WOL의 문제는 대상 컴퓨터가 유선으로 연결되어있어야 한다는건데(물론 까다롭지만 일부 컴퓨터는 무선으로도 지원합니다), 이전까지는 집 PC가 유선 연결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마침 이사하면서 PC 네트워크 구성도 WOL을 할 수 있도록 모두 유선으로 세팅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능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VoidLink도 그렇고 Moonlight도 그렇고 앱 내에서 자체적으로 WOL을 실행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저도 집에서 게임 스트리밍을할 때는 이 기능을 통해서 컴퓨터를 켭니다.

하지만 이 기능은 내부 네트워크에서만 되고 외부 네트워크에서는 안됩니다. 이번 삽질의 목적은 외부에서 컴퓨터를 켜는 것이었기 때문에 외부 세팅을 위해서 마음 먹고 삽질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세팅을 해도 WOL 기능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공유기에서 WOL 세팅을 하고 포트 설정에서 관련 포트도 열고 했지만 외부에 있는 PC를 켤 수는 없었습니다. 아무리 저 버튼을 눌러도, 앱스토어에서 WOL 앱을 설치해도 외부 네트워크에서는 컴퓨터를 켤 수 없었습니다.
딱 한가지 방법이 있긴 했는데 공유기 회사에서 제공하는 WOL 앱을 사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정확히는 원격으로 공유기 관리 페이지에 접속해서 PC를 켜는 방식이죠. 이렇게 하면 켜지긴 했지만 제가 원하는건 매직 패킷을 앱을 통해 전달해서 켜는 방식이라 이건 맞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무한 구글과 AI 검색을 시도하던 중, Reddit에서 한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Q : “왜 외부 네트워크에서 WOL을 사용할 수 없나요?”
A : “그야 Wake On LAN”이니까요.
처음엔 그냥 헛소리인가 싶어서 별 생각 없이 넘겼는데 생각해보니 저 답이 제가 겪고 있는 문제의 핵심이었습니다.
답은 “Wake On LAN”은 어디까지나 LAN, 즉 Local Area Network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애초에 내부 네트워크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었던거죠. 그래서 내부 네트워크에서는 WOL이 되었지만 외부 네트워크에서는(너무 당연하게도) 불가능했던 겁니다.
애초에 Local Area Network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니 WOL을 사용하려면 내부 네트워크에 접속한 뒤 매직 패킷을 보내야합니다. 그게 공유기 회사에서 제공하는 WOL 앱이 하는 역할이었던거죠.
새삼 머리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LAN이 일상적인 용어가 되면서 Local Area Network라는 사실을 잊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Wifi를 그냥 무선 LAN이라고 부르기도 했고, 요즘은 아예 LAN이라는 말 자체도 잘 안쓰니 저조차도 무의식적으로 LAN=인터넷 으로 동일시했던거죠.
물론 제가 삽질을 했던 이유는 예전에 외부 네트워크에서도 특정 IP로 직접 패킷을 보내서 깨웠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보안상 문제가 많기 때문에 현대의 공유기에서는 기본적으로 차단되어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했듯 WOL 자체가 애초에 LAN을 전제로 하는 기능이기 때문에 제가 예전에 썼던 방식이 보안적으로 좋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_-;;
권장하는 방법은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공유기의 원격 관리 포트로 접근해서 컴퓨터를 켜는 방법입니다. 공유기 제조사에 따라 이걸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앱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공유기의 원격 포트를 여는 것은 보안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설정시 아래 규칙을 지키면 좀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원격 관리 포트는 기본값인 80이나 443 포트 사용하지 말 것.(반드시 다른 포트 번호로 변경)
- 유동 IP 환경에서는 DDNS(공유기에 도메인을 설정하는)를 설정하면 좀 더 안정적으로 사용 가능하고 공유기 IP도 직접 노출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전
- 가능하면 VPN을 세팅해 내부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처럼 세팅하면 좀 더 안전하게 쓸 수 있다.
어쨌든 멀리 돌고 돌긴 했지만 저는 외부에서 컴퓨터 켜는게 필요하면 공유기에 원격 접속하는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 =_= 이제 아이패드로 밖에서 컴퓨터 필요한 일 있을 때 좀 더 사용하기 수월해지겠네요.
덧. 저번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느꼈던건데, AI랑 같이 이런 삽질을 할 때 보면 제가 접근하고 있는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진 않더군요. 최대한 제 접근 방식이 맞다는걸 전제로 그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주려는게 강한 것 같은데, 이거 자체가 확증 편향을 더 강화시킬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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