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씩은 다 리뷰를 올려본다고 하면서 여러가지 기타 귀차니즘을 이유로 Humble Indie Bundle이 또 한번 지나간 다음에야 -_- 두번째 게임을 올려봅니다.
Humble Indie Bundle의 게임들은 거의 모두 윈도, 맥, 리눅스용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리뷰에 올라오는 게임 대부분은 맥이나 리눅스에서도 실행할 수 있는 게임이며, 맥 앱스토어나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 Desura 등의 플랫폼을 통해서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Humble Indie Bundle은 번들 전체를 이끌고 있는 인기 인디 게임과 새로운 신작 인디게임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그 중 인기 인디 게임의 경우 웬만큼 잘 팔려서(!) 사회에 기여하는 목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게임도 대부분 검증되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 환경이 빈약한 리눅스 환경으로 포팅되는 구실로서 작용하기도 하지요.
Humble Indie Bundle #3은 Crayon Physics가 번들을 이끄는 역할을 하는 인기 게임이었지만 -_- 신기해서 잘 팔렸을 당시와 달리 지금은 그저 그런 평범한 게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는 오히려 AYIM과 vvvvvv가 눈에 띄더군요.
이름이 상당히 특이한 vvvvvv는 Braid나 Portal과 같은 퍼즐 액션 어드벤쳐 장르의 게임입니다. 대개 이 장르에 속해 있는 게임이 그렇듯 목숨은 중요치 않고 오직 클리어하는 것만이 중요한 게임이죠. 그러나 vvvvvv는 앞의 두 게임과 구분되는 차이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엄청난 그래픽입니다.
이게 진정 21세기에 개발된 게임이냐라는 의문이 들수도 있습니다. -_- 참고로 슈퍼패미콤용으로 개발된 91년에 발매된 슈퍼마리오월드만해도 이것보다 훨씬 화려하고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하죠. 이정도 그래픽이면 특정 세대에게는(적어도 슈퍼마리오1을 경험한) 향수를 불러일으킬만한 그래픽이겠지만 어떤 분들께는 ‘이런 썩어버릴 것 같은 그래픽 처음이야’일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경쾌한 8비트 전자 음악과 함께 어우러지며 어느덧 옛날의 향수에 빠져들기에 충분한 그래픽입니다. 그리고 게임 내 스테이지의 비현실적인 공간들에도 어쩌면 이런 단순한 그래픽이 훨씬 잘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게임의 규칙은 간단합니다. 중력으로 뒤집어 이동할 수 밖에 없는 주인공을 움직여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심지어 점프도 못합니다. 이 간단한 규칙이 게임 후반부에 가서는 플레이어의 목을 옥죄어 오지요(…)
이런 간단한 그래픽과 간단한 규칙을 하고 있는 이 게임은 사실 이면에 엄청난 것을 숨기고 있습니다. 바로 살인적인 극악의 난이도입니다. 어려운 레벨의 경우 한번 클리어하기 위해 300번씩 죽는 것은 기본이며 클리어 후 주어지는 보상은 상당히 심플하죠-_- 한 스테이지에서 수없이 죽고 있는 주인공을 보면서 내가 이 게임을 왜 하고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_-
세상에서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임이 바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게임입니다. 특히 무지 어려운 게임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흥미도 금방 떨어지는 편이죠. 그래서 저도 vvvvvv의 악명을 소문으로 익히 듣고 플레이를 꺼려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이 게임…. 이렇게 어려운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손에서 놓을 수가 없는 매력이 있는 것입니다! 과연 소문대로 악마의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의 중독성의 비밀은 바로 죽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체크포인트의 절묘한 위치입니다.
죽은 다음에 체크포인트에서 부활하기까지 매우 신속하고, 체크포인트의 위치 또한 스테이지의 문제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즉 플레이어는 죽어도 이렇게 절묘한 위치의 체크 포인트에서 다시 시작하면서 “아.. 좀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하면서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이죠. 이 게임의 가장 무서운 점은 살인적인 난이도와 체크포인트의 위치인 것입니다(…)
참고로 현재 게임을 모두 클리어한 상태(선원을 모두 구하고 20개의 Trinket을 다 모은)에서 제 데스 수를 보시죠.
-_- 데스도 데스지만 플레이 시간이 엄청나네요. 이 게임의 또 다른 잔인한 점은 데스 수를 친절하게도 다 세어준다는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STATS에서 한눈에 자기가 몇번이나 죽었는지 확인할 수 있죠. 대체 저도 뭐하느라 1870번이나 죽었는지 의아할 따름입니다.
게임 내에서 들을 수 있는 8비트의 흥겨운 BGM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마치 8비트 게임기 시절 슈팅 게임(트윈비 같은..)의 배경음악을 듣는 것 같습니다. 아래 유투브 링크에서 가장 유명한 Poitive Force라는 곡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다른 Humble Indie Bundle의 게임들처럼 이 게임도 리눅스, 맥, 윈도 할 것 없이 다 실행되기 때문에 어떤 플랫폼에서든지 하실 수 있습니다. Humble Indie Bundle #3에서 놓치셨다해도 스팀, 맥 앱스토어,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 오랜만에 추천하는(특히 80년대에 게임 좀 해보셨던 분들이라면!) 게임입니다.
덧. 데모 버전 링크도 같이 첨부해봅니다. 데모 버전은 두개의 레벨을 담고 있으며 플래시 게임이라 다운로드 없이 브라우저 상에서 즐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