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nley Parable Ultra Deluxe 클리어(?)

작년 10월에 아이패드 프로에서 할 목적으로 구매했던 스탠리 패러블 울트라 디럭스를 클리어했습니다. 사실 클리어라는 개념이 없는 게임이지만 에필로그까지 봤으니 이정도면 클리어라고 해도 되겠죠.

작년 10월 13일에 샀으니 클리어까지 7개월 정도 걸린 셈인데.. 이게 이렇게 오래할 게임이냐면 그건 아니고 그냥 중간에 이런저런 일이 있으면서 한켠으로 밀려나 있던게 큽니다. 게임 특성상 어느정도 여러 엔딩을 보면 공략 없이는 분기점을 찾기가 어려워서 계속 반복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더이상 클리어를 멈춘 상태였달까요. 원래 오리지널 스탠리 패러블도 진정한 클리어라는게 없는 게임이었구요.

다만 후속작인 울트라 디럭스 버전은 그래도 끝과 비슷한 개념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도전해봤습니다. 에필로그를 열려면 게임 중간에 등장하는 수집 요소인 스탠리 피규어를 6개 다 모으면 됩니다.

피규어를 다 모아도 변화가 없이 계속 기존 루트를 반복하는데 게임을 종료하고 다시 실행해보면 게임 메뉴에 “에필로그”라는 메뉴가 열립니다.

게임 이름이 이상하지만..

에필로그 메뉴를 통해 들어가면 에필로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경고 : 이 이상 이어지는 내용은 스포일러입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대부분은 이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으실걸 알기에 저도 그냥 씁니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게임속에서 완전히 삭제된 스탠리는 사막을 헤매다가 양동이와 함께 폐허가된 스탠리 페러블 2 기념관에 도달합니다.

폐허가 된 스탠리 패러블 2 기념관에는 스탠리 패러블 2에 대한 악평이 가득한 동굴로 이어집니다. 리뷰들은 하나 같이 스탠리 패러블 오리지널 버전을 모욕한 후속작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합니다.

아예 다시는 후속작 같은건 만들지 말라는 리뷰까지.

그 때 나레이터도 아니고 스탠리도 아닌 존재가 말을 걸어옵니다. 이 존재는 게임 바깥에서 설정을 도와주던 존재입니다. 시간을 물어보고 게임의 밝기를 조절하라고 이야기하던 그 존재죠.

이 존재는 스탠리패러블이 싫으나 마나 후속작은 계속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후속작을 무한히 만들어내자고 제안하죠. 플레이어가 이 말에 동의하면 게임을 시작할 때마다 스탠리 패러블 시리즈의 숫자가 하나씩 올라가고 이상한 부제가 붙게 됩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갑자기 장르가 바뀐 느낌

물론 게임 타이틀만 저렇게 바뀌는거고 게임 내용은 똑같습니다. 그냥 반복적인 후속작들인거죠.

그리고 위에서 이야기한 존재는 게임 내의 “테스트 업적” 기계도 고쳐주는데, 덕분에 “테스트 업적임 무시할 것” 도전 과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iOS에서는 전세계 플레이어의 0.1% 미만이 달성한 도전 과제라고 하네요(…) 모바일 게임 쪽에서는 이 게임의 진입장벽을 생각하면 당연한걸지도 모르겠네요. 이 도전 과제는 에필로그를 보고 난 다음에만 클리어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도전 과제가 진엔딩 도전과제인 셈입니다.

위에 있는 인 게임 리뷰에서는 오리지널 스탠리 패러블을 모욕하는 망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실제로 스탠리 패러블 울트라 디럭스는 메타스코어 92점으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울트라 에디션이라는 부제에 맞게 전작을 확장한 개념이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아예 후속작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아예 다른 엔딩과 더 신랄한 패러디가 돋보이는 게임이었습니다.

오리지널 스탠리 패러블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옛날의 추억을 느끼면서 즐길 수 있고 새로운 컨텐츠와 셀프 패러디도 즐겁습니다. 오리지널 게임을 모른다고 해도, 영국식 블랙 유머나 어깃장을 좋아하신다면 한번쯤 플레이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덧. 저처럼 7개월 동안 플레이하시는건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에필로그의 많은 패러디와 개그가 초반의 내용을 기억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데 7개월동안 기억이 싹다 날라가서 기억을 더듬어 내는데 오래걸렸거든요. 공략을 보더라도 단 시간에 플레이하는걸 추천합니다. 플레이 시간은 모든 엔딩을 다 본다면 7시간 ~ 8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