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X 버티컬 마우스 고장나다

2022년에 샀던 로지텍 MX 버티컬 마우스가 고장났습니다. 이 마우스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유명한 더블클릭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더블클릭 현상이란 마우스로 드래그를 하다보면 드래그가 풀리면서 여러번 클릭이 되는 현상인데 요근래 갑자기 발생했습니다. 이게 한번 발생하면 의도와 달리 더블클릭이 되버리는 경우도 있어서 상당히 번거롭습니다.

처음에는 윈도우 원격이 느려서 발생하는 끊김 현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운영체제를 바꾸고 컴퓨터를 바꿔서 해도 동일한 현상이 발생하는걸 보면 아무래도 스위치의 내구성이 다한 것 같습니다. 이런 현상이 있다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119,000원이나 주고 산 마우스 치고는 내구성이 아쉽습니다.

버튼 쪽을 청소하거나 마우스를 내려치는(?) 등으로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결국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로지텍의 마우스 A/S 정책은 보증 기간이 1년 밖에 안되므로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으로서는 수리 받을 방법도 없어서 결국 교체하는 것 밖에 답이 없을 것 같습니다. 마우스 가격 생각하면 정말 아까운 일이죠.

이럴 때마다 하드웨어 명가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우스와 키보드가 생각납니다. 마소에서 만든 어고노믹 스컬프트 마우스도 비슷한 고장이 있었지만 마소의 마우스 보증 정책은 무려 3년이었거든요. 게다가 한번 수리 받으면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면서 보증 기간도 3년 늘어나는 마법 같은 정책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집에는 처음 샀던 마우스(의 교체품)이 거의 새 것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로지텍 버티컬 마우스 가격의 절반도 안되는(39,000원 이었던듯) 가격이었죠. 마우스랑 키보드는 어차피 소모품이라는걸 생각해보면 마소의 정책이 합리적이지만 지금은 이렇게 했다가는 땅파서 장사한다는 소리를 듣겠죠. 이게 다 애플 놈들 때문입니다.(?)

그러고보면 집에 여러가지 마우스가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제일 오랫동안 제 기능을 하고 있는 마우스는 애플 매직마우스입니다. 2017 아이맥 샀을 때 같이 동봉되어 온 건데 아직도 회사에서 잘 쓰고 있습니다. 예전에 매직마우스 예찬론도 올렸을 정도로 매직마우스를 자주 쓰는데 이상하게 매직마우스는 지금 8년이 다되어가는데 아직도 멀쩡합니다. 아무래도 기계적인 부분이 버튼 외에는 거의 없기 때문이겠죠.

그러면 매직마우스를 대신 쓰면 되지 않겠냐할 수도 있겠지만 매직마우스는 사무실에서 주로 쓰는 마우스고 MX 버티컬은 집에서 주로 쓰는 마우스였습니다. 게다가 집에서는 맥북이랑 윈도우를 오갈 일이 많아서 매직마우스만으로 쓰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습니다.

안그래도 집에는 이런저런 버티컬 마우스가 많이 있습니다. MX 버티컬 사기 전에 손에 맞는 마우스를 찾는다고 이런저런 마우스를 샀던 탓에 박람회를 해도 될 정도로 많은 버티컬 마우스가 있습니다.

사실 이것보다 더 많다는

문제는 최근에 집 청소하면서 이 마우스들을 싹 버렸다는 겁니다. -_- 어차피 오랫동안 안썼던 물건들이니 안쓰는데는 이유가 있겠다 싶어서 버렸는데 바로 이렇게 사용할 일이 생길 줄이야.. 이래서 물건을 못버린다니까요. 참고로 사진에 있는 로지텍 Lift 마우스는 제가 쓰는게 아니라 가족 것이라서 후보군에서 탈락입니다.

그리고 예전에 샀던 버티컬 마우스들은 어쨌든 어딘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결국 MX 버티컬을 샀던거라 다시 쓴다고 해도 계속 쓸 마음이 들진 않더군요.

결국 교체가 답인데 어떤 마우스를 선택해야할지 아직 고민하고 있습니다. 가격에 비해 내구성도 별로고 수리 정책도 별로인 로지텍은 피하고 싶은데 또 멀티 디바이스를 오가면서 쓰기에는 로지텍만한게 없어서 고민됩니다. 특히 지금 쓰고 있는 K860 키보드도 로지텍 키보드라 호환성 생각하면 다시 로지텍 마우스를 써야하는건가 싶은 고민도 듭니다. 하지만 로지텍은 아무래도 비싸고, 그렇다고 싼 마우스들은 또 싼데로 문제고.

일단 지금은 임시로 마이크로소프트 어고노믹 스컬프트를 쓰고 있는데(대청소 때 살아남은..) 오랜만에 다시 쓰니 나쁘지 않습니다. 맥이랑 윈도우 오갈 때마다 동글을 옮겨줘야하는게 좀 거시기하고, 뒤로가기 등이 맥에서 잘 안된다는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임시 방편으로는 나쁘지 않네요. 마소가 다시 키보드 마우스를 만들어주면 좋겠지만 사업부도 팔아버린 마당에 아무래도 어렵겠죠?

덧. 요즘 업무용 마우스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MX Master 시리즈도 고려해봤지만 역시 아무래도 이런식으로 소모품인 마우스에 10만원 이상을 쓰기는 좀 그렇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