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4 아이패드 프로 리뷰 : 내가 이걸 왜 샀을까?

거의 반년에 걸치 고민 끝에 M4 아이패드 프로를 결국 구매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가 생각보다 더 늦게 출시되면서 고민 기간도 본의 아니게 길어진거지만 말이죠.

얼마 전 아이패드 프로 발표 후 올린 글을 썼을 때만해도 M4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할 생각은 별로 없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를 서서히 퇴역 시키는 결론이었고 실제로 발표 후 정발 되기까지는 한달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고민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일거라 생각했죠.

근데 생각보다 아이패드 프로를 퇴역시키기는 어려웠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아이패드 프로를 너무 잘 쓰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결국 정신 차려보니 아이패드 프로가 이미 도착해있었습니다(…)

오늘은 아이패드 프로를 리뷰하면서 M2 맥북 에어가 이미 있음에도 M4 아이패드 프로를 새로 사게 된 이유를 한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디자인

일단 M4 아이패드 프로에 대한 첫 인상은 ‘엄청나게 얇다’ 였습니다. 원래 쓰던 2018 아이패드 프로도 5.9mm 정도 였고 제가 산 11인치 아이패드 프로는 5.3mm라서 수치적으로는 0.6mm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시각적으로나 촉감 측면에서도 상당히 얇습니다.

기존 아이패드 프로의 경우 맥북 에어와 비교시 하판과 비슷한 두께였는데, 이번 아이패드 프로는 맥북에어의 상판과 비교해도 좋을 정도로 얇습니다.

너무 얇아서 배터리랑 디스플레이, 기판이 모두 같이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입니다. 제가 구매한건 11인치인데 13인치는 0.2mm 정도 더 얇으니, 13인치는 정말 맥북 에어 상판 두께랑 비슷해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두께는 의외로 직접 딱 붙여서 비교해보면 그렇게까지 차이가 나보이지 않습니다. 아이패드 프로끼리 딱 붙여서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왼쪽이 M4 아이패드 프로, 오른쪽이 2018 아이패드 프로인데, 수치상으로 0.6mm 차이니까 딱 이 정도 차이입니다. 기존 아이패드 프로도 원체 상당히 얇긴 했으니까요.

아이폰 15 프로와 비교시 두께는 이정도입니다. 아이패드 프로가 워낙 얇긴 하지만 요즘 아이폰은 꽤 두껍습니다.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 이후로 플래그십 기기들의 두께를 얇게 만드는 방향으로 개선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어느정도 반가운 변화입니다.(물론 그리고 겁나 비싸지겠지요)

얇아진만큼 무게도 가벼워졌는데 11인치는 무게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2018 년 모델이 468g이었고 m4 아이패드 프로는 444g으로 24g 정도 가벼워졌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손에 들고 쓰는 모델인만큼 가벼워진 무게는 확실히 체감됩니다.

얇아지면서 스피커 성능도 다운그레이드 되었다는 후기들이 많았는데, 확실히 처음에 들었을 때는 2018년 아이패드 프로보다 약간 물먹은 소리가 나는 느낌이었습니다. 근데 계속 듣다보니 입체감과 베이스는 훨씬 좋아진 느낌이라 아무래도 스피커는 취향 차이로 보는게 적합해 보입니다.

OLED 디스플레이

이번 아이패드 프로는 아이패드로는 최초로 OLED 화면을 도입했습니다. 사실 아이패드프로가 가볍고 얇아질 수 있었던 주요한 이유도 OLED 디스플레이 때문이죠. OLED 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 없이 픽셀 자체가 발광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의 패널 자체의 두께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OLED의 장점은 검은 부분은 확실히 검고(아예 꺼버림) 빛이 나는 부분은 확실히 난다는 것입니다. 대비가 커지면 화질이 크게 향상되죠. 미니LED를 썼던 13인치와 달리 11인치는 계속 IPS LCD 였기 때문에 11인치 입장에서는 거의 두세대를 건너뛴 업데이트입니다.

OLED는 야간에 책볼 때도 장점이 있는데 어두울 때 다크모드로 책을 보면 글자 부분만 빛나기 때문에 눈에 피로도 덜합니다. 개인적으로 OLED로 바뀌고 난 다음에 가장 와닿는 장점 중 하나입니다.

디스플레이는 확실히 좋긴한데… 이 부분은 좀 더 써봐야 알 것 같습니다. 일단 기존에 쓰던 2018 아이패드 프로도 화질이 절대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았거든요. 다만 아이패드 프로를 쓰다가 맥북 에어를 열어보니 갑자기 모든게 흐리게 보이긴 하네요(…)

저는 주로 다크모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OLED는 확실히 배터리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세대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패드 에어 모두 가로 기준 디스플레이 상단으로 카메라와 센서가 이동했습니다.

카메라와 페이스타임 센서가 가로로 오면서 매직키보드와 결합해서 쓸 때 훨씬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특히 의외로 페이스타임 사용이 더 편해졌는데, 얼굴을 인식하는 위치가 화면 왼쪽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다보니 사용할 때 손가락으로 가리거나 다른 장애물이 가려서 얼굴 인식이 안되는 경우가 적었습니다.

재밌는건 위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면 카메라는 사실 중앙에 있지 않습니다. 중앙보다 약간 왼쪽에 위치해있고 정면에는 페이스타임 센서가 위치해있습니다. 화상 미팅 때 자연스러운 시선을 위해서였다면 카메라가 중앙에 있는게 낫지 않을까 싶은데, 왜 이렇게 설계했는지가 궁금하네요.

M4

이번 아이패드 프로는 프로세서 세대상 M3 프로세서가 들어갔어야 하는데 한세대 건너뛰고 M4 프로세서가 들어갔습니다. M4는 아직 맥북에도 들어가지 않은 프로세서라 약간 뜻밖의 결정이었죠.

애플 실리콘으로 오면서 인텔 시대와 달리 프로세서의 발전과 통제가 애플의 뜻대로 되게 되었음에도 애플 실리콘의 도입 순서는 엉망진창입니다. M1과 M2는 맥북 에어부터 도입했고, M3는 맥북 프로부터, M4는 아이패드 프로부터 도입되었습니다. M3와 M4는 발표 시기로 보면 6개월 정도 밖에 차이가 안나죠.

뭐 물론 여기에는 CPU 수율 등의 복잡한 사정이 얽혀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도통 예측이 안되니 좋은 현상은 아닙니다. 애플 커뮤니티 가보면 주식 시장처럼 누군가는 존버를 하고 누군가는 과감하게 지르는 등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니 말이죠.

뭐 어쨌든 M4 프로세서는 3나노 공정으로 제작된 프로세서입니다. 공정이 미세화될 수록 성능은 좋아지고 사용 전력은 낮아지죠.

긱벤치6 상의 점수로 보면 CPU 점수는 싱글 코어 3600점에 멀티코어 13,157 점으로 측정되었습니다. 참고로 2018년 아이패드 프로의 긱벤치 점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2018 아이패드 프로와 비교해 싱글코어와 멀티코어 점수 모두 세배 정도 향상된 수치입니다. 두 기기간의 6년의 시간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기기는 더 얇아지고 가벼워졌는데 성능 차이는 세배 정도 난다니(…) 엄청난 발전입니다.

싱글코어 점수 3600점은 태블릿으로서가 아니라 시중에 있는 그 어떤 컴퓨터 프로세서보다 빠른 점수입니다. 대부분의 일상적인 작업에서는 싱글코어 성능이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패드 프로의 성능이 문제가 될만한 일은 하나도 없다고 봐도 무방할겁니다.

위 그래프 상에서는 M4 점수가 3800점인데 제 벤치마크가 3600점인 이유는 아이패드 프로는 저용량 모델의 경우 성능 코어 하나가 적기 때문입니다. 제가 구매한 모델은 기본형(256기가)이라 점수가 코어가 빠진만큼 낮게 나왔습니다.

아이패드 프로의 성능은 더이상의 리뷰가 필요없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좋은 성능으로 무엇을 하는지 고민해야하는건 사용자의 몫이라는겁니다.

저는 일단 게임을 해봤습니다.(어쌔신 크리드 미라지) 아이폰 15 프로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쾌적하긴 하지만, 이걸로는 뭔가 좀 부족한 것 같기도 합니다. 성능을 좀 더 끌어낼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액세서리

아이패드 프로의 필수 악세사리는 애플 펜슬이지만 전 이번에는 애플 펜슬을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2018년 모델을 쓸 때도 애플 펜슬 사용량은 거의 0에 가까웠거든요. 하지만 이번 애플 펜슬 프로에는 여러가지 기능이 추가되어서 아직 살짝 고민 중입니다.

그 대신 용도에 따라 사용하기 위해 스마트폴리오 케이스와 매직 키보드를 구매했습니다.

일단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하는 스마트폴리오 케이스입니다. 사실 아이패드 프로가 키보드나 마우스가 우선인 디바이스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은 스마트폴리오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세대 스마트폴리오는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패드 에어용 모두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거치 각도를 조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장 가파른 각도(거의 수직에 가까운)
중간 각도
가장 젖혀진 각도

폴리오 케이스 뒷 부분의 자석이 레일 형태로 되어있어서 거치 각도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습니다.(단계별로 걸리는게 아니라 각도 내에서 자유롭게 변환 가능)

이 부분은 좀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역시 물리적인 한계 때문인지 젖힐 수 있는 각도가 넓진 않습니다. 최대로 젖혀도 예전 스마트폴리오의 기본 거치 각도랑 거의 비슷한 느낌입니다.(오히려 완전히 세웠을 때는 너무 수직이라 실용성이 떨어집니다.

이번에도 살까말까 고민을 엄청했던 매직키보드. 449,000원이라는 양심 없는 가격은 여전합니다. 사실 이번에는 스마트키보드 폴리오를 구매하고 싶었는데 애플이 단종 시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스마트 폴리오랑 매직 키보드를 각각 구매하게 되었네요.(애플 놈들..)

매직키보드는 노트북 형태에 좀 더 가깝다는 루머와 달리 기존 매직키보드랑 비슷한 모양이라 실망했는데, 실제로 보니 왜 기존 노트북에 가까운 형태라고 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본체가 가벼워지면서 아이패드가 좀 더 뒤로 물러났고 이로 인해 펑션키가 생기고 트랙패드가 커졌습니다. 그렇다보니 정면에서 보면 클램쉘 노트북의 느낌이 납니다.

아이패드가 뒤로 물러나면서 키보드를 사용할 때 하단 부분과의 간섭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가장 위에 있는 펑션 키를 써도 본체와 손가락이 부딪히지 않습니다.

기존에는 내부에도 외부와 동일한 실리콘 재질이었는데 이번 매직키보드는 알루미늄 재질로 바뀌었습니다. 아노다이징 소재라 정말 맥북 같은 느낌이 납니다. 트랙패드 또한 유리 재질의 맥북과 동일한 방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런 변화가 아이패드를 맥북으로 만들어주진 않겠지만, 기존 매직 키보드가 솔직히 가격에 비해 너무 싼 티가 나긴 했었죠.

키보드 테두리에는 키보드와 디스플레이의 충돌을 보호하기 위해 맥북 디스플레이의 고무링과 유사한 부분이 생겼습니다. 저도 모르게 쾅 닫았을 때 소리가 좀 컸기 때문에 이 부분이 얼마나 보호 효과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매직키보드의 무게인데, 본체가 가벼워졌고, 매직키보드도 가벼워졌지만, 11인치 기준으로는 여전히 결합시 1kg이 넘는 무게입니다. 예전 초소형 노트북 들에 비교해보면 무게는 여전히 좀 아쉽습니다.

두께도 여전히 본체화 결합시 맥북에어보다 좀 더 두껍다는 것도 아쉽습니다. 동일한 구조의 좀 더 가벼운 키보드는 정녕 못만드는 걸까요.(그래서 스마트폴리오 키보드가 사라진게 더 아쉬운..)

수많은 고민 끝에, M4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한 이유

처음에도 썼지만 전 원래 아이패드 프로는 2018년 버전을 끝으로 구매하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게 된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아이패드 프로를 대체할 목적으로 구매한 맥북 에어가 아이패드 프로 자리를 완전히 대체하는데 실패한 것이 한가지 원인입니다. 아이패드 프로가 맥북을 대체할 수 없듯이 맥북도 아이패드 프로를 대체할 수 없었던 거죠. 애플 실리콘이 탑재된 이후로 랩탑으로 태블릿 PC를 대체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저한테는 태블릿 PC도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태블릿 PC의 장점은 랩탑조치 뛰어넘는 휴대성입니다. 이런 휴대성은 무게나 부피, 배터리도 하나의 요소이지만, 제가 요새 휴대성에서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작업에 필요한 공간‘입니다. 예를 들어 기차나 지하철에서 작업을 한다고 생각해보면 맥북 에어와 아이패드는 필요한 공간부터 다릅니다. 아이패드에 키보드가 있든 없든, 아이패드는 맥북보다 훨씬 작은 공간에서도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책상이 아닌 그 어떤 공간이라도 상관 없고 심지어 서서도 작업할 수 있죠.

저는 노트북을 사용하기 전부터 태블릿 PC를 사용했습니다. 2008년에 사용했던 후지쯔 p1510이 제 첫 컴퓨터였죠. 휴대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서 구매했던 거지만, 태블릿 PC로서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든 작업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습니다.

맥북을 메인으로 쓸 때는 랩탑으로서는 좋았지만, 어딘가 자유롭진 못한 답답한 느낌이 있었는데, 태블릿 PC가 주는 자유로움을 어느정도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수 많은 처분 시도에도 불구하고 2018 아이패드 프로를 퇴역시키지 못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인거죠.(결국 랩탑과 태블릿 PC 둘 다..)

또 다른 이유는 최근에 달라진 제 사용 패턴입니다. 최근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맥북 프로를 지급하면서 개인용 컴퓨터로 또 맥북에어를 들고 다니는게 좀 어색해진 상태입니다. 맥북을 두 대 들고 다니는 것보다 아이패드라면 맥북과 같이 들고 다녀도 어색하지 않고 또 보조하는 것도 가능하죠.

저는 맥북 에어는 완전히 개인용으로 사용하고 아이패드 프로를 업무에 자주 사용합니다. 거의 하루종일 회의에 불려다니다보니 맥북보다는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면서 회의록을 작성하는게 훨씬 간편하거든요. 또 자리에 와서는 원격으로 RDP를 통해 업무용 PC에 접속해서 업무를 할 수 있다보니 출근할 때도 아이패드 프로 하나만 들고 출근하곤 합니다.

또 (출장 아닌) 여행을 갈 때도, 키보드까지 붙어있는 맥북 에어는 어딘가 거추장스러워서 잘 안쓰게 되더군요. 맥북 에어의 무게도 결코 가벼운 편은 아니고 말이죠. 여행용 컴퓨터로도 아이패드가 훨씬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결국 랩탑은 랩탑이고, 태블릿 PC는 태블릿 PC라는 뻔한 이유겠습니다. 맥북과 아이패드는 둘 다 사면 훨씬 시너지가 나는 조합이기도 하죠. 문제는 비용입니다만(…)

총평

아이패드 프로 M4는 훌륭한 컴퓨터입니다. 아이패드 프로가 언제나 그랬듯 애플의 온갖 신기술이 다 반영되어 있고, 6년만의 디자인 리프레시를 받았는데다, 11인치는 디스플레이도, 프로세서도 두세대를 건너 뛴 업그레이드를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이패드 프로를 루머가 있던 12월부터 거의 반년을 기다렸는데, 기다릴만한 업그레이드였던 것 같습니다. 태블릿 PC로서는 거의 시장에서 가장 좋은 선택이고, 기존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하드웨어가 더 극한으로 끌어올려진 디바이스입니다.

이번 아이패드 프로가 출시된 후 나온 리뷰를 보면 뛰어난 하드웨어에 대한 칭찬과 부족한 운영체제에 대한 비판이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리뷰에서 나오는 이야기라서 좀 지겨울 정도죠.

iPadOS는 확실히 하드웨어에 비해 부족하긴 합니다. 스테이지 매니저는 확실히 문제가 있고, 파일 관리도 엉망 진창이죠. 아이패드의 앱도 맥OS나 윈도우 등의 전통적인 컴퓨터 앱에 비하면 여러모로 부족합니다. 아이패드 프로는 분명히 가장 좋은 태블릿 PC지만 iPadOS는 보완해야할 점이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 생각해보면 iPadOS는 가장 뛰어난 태블릿용 운영체제입니다. 윈도우즈가 8, 10, 11을 거치면서 태블릿을 통합하려고 부던히도 노력했지만, 그다지 성공적인 것 같진 않습니다. 아직도 서피스 같은 투인원을 보면 키보드랑 마우스가 있어야 더 쾌적하기도 하구요.

iPadOS는 기본적인 인터페이스 뿐 아니라 대부분의 앱이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되어있습니다. 단지 아이폰 앱을 키우거나, 데스크탑 앱을 줄인게 아니라 운영체제부터 모든 앱이 키보드나 마우스 없이 쓸 수 있도록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PadOS가 부족하긴해도, 최고의 태블릿 PC용 운영체제라는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정리하자면 아이패드 프로 M4는 태블릿PC로서는 최고의 컴퓨터입니다. OS가 좀 아쉽긴해도, 태블릿 PC의 사용 패턴이 맞다면, 이보다 더 좋은 선택지는 세상에 없습니다. 작업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컴퓨터가 필요하거나, 걸어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극한의 이동성을 가진 컴퓨터가 필요하다면, 아이패드 프로 M4는 얼마가 들어도 최고의 선택일겁니다.

하지만 만약 노트북이 필요하다면, 아이패드 프로는 절대로 당신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아무리 비싼 모델을 사도, 가장 저렴한 맥북 에어, 아니 50만원대 중국산 노트북보다도 못할겁니다. 심지어 WWDC에서 나온 iPadOS 18을 보면, 애플은 아이패드를 노트북이랑 비슷한 물건으로 만들려는 생각조차 없어 보입니다.

맥북 에어와 아이패드 프로 사이에서 고민하고 계신다면, 당신은 아마 노트북이 필요할겁니다. 맥북 에어를 사세요. 훨씬 저렴하고 좋은 선택지입니다. 하지만 만약 저 같이 극한의 이동성과 자유로운 작업 공간이 필요하시다면, 이번 M4 아이패드 프로는 최고의 선택일겁니다.

덧. 이 글은 (정말 오랜만에) 아이패드 프로로 처음부터 끝까지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