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게임 Racing Master 리뷰

모바일 게임을 잘 안하지만 주로 컴퓨터를 쓰는 곳이 요즘은 아이패드 앞이다보니 자주 앱스토어에 들어가 이런저런 모바일 게임을 찾아보게 됩니다.

출시 예정 게임 목록을 쭉 보다가 레이싱 게임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레이싱 마스터’라는 극히 평범한 이름의 레이싱 게임인데, “코드마스터즈 협력 제작 레이싱 게임”이라는 문구가 좀 특이했습니다. Code Masters는 이 블로그에서도 몇번 리뷰한 적 있는 GRID 시리즈의 개발사입니다. Code Masters가 제작한건 아니고 협력?한 게임이라니 약간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앱스토어의 인게임 이미지도 나쁘지 않았는데, 언리얼 엔진 4 기반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픽은 콘솔 버전을 그대로 포팅한 GRID Autosports 수준 까지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그래픽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찾아보니 NETEASE 라는 중국 개발사에서 만든 게임으로 중국, 대만 등에는 2023년부터 서비스를 헀던 출시된지는 좀 된 게임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3월 18일에 출시된 것 같습니다.

확실히 그래픽은 모바일 게임에서 최고 수준의 그래픽인 것 같습니다. M4 아이패드 프로에서 최고 옵션에 120 FPS 로 설정해도 무리 없이 실행됩니다.(약간의 발열이 있긴 하나) 특히 자동차 모델링이 꽤 훌륭했습니다.

차를 뽑으면 쇼케이스를 해준다

자동차를 뽑으면 쇼케이스(?)도 같이 열어줍니다. 쇼케이스에서는 차에 대한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는데 요즘 레이싱 게임에서는 잘 안보이는 방식이라 신선하더군요.

그래픽은 다 좋은데 가만 보면 반사가 좀 이상하다..?

레이싱 자체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조작감은 약간 롤러코스터 타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애초에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된 조작감이라 큰 문제는 아닙니다. 시뮬레이션이라기보다 GRID 시리즈보다 좀 더 아케이드 조작감이 강한 느낌입니다.

모바일 게임인데 레이싱 게임으로서 이 정도 퀄리티는 GRID 시리즈를 제외하면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나온지 12년 째인 리얼레이싱3 같은 시리즈를 생각해보면 오랜만에 신선한 모바일 레이싱 게임입니다.

여기까진 다 좋은데.. 이 게임 뭔가 약간 아저씨 취향입니다.

AI로 생성한 캐릭터인가..?
헐벗은 매니저 메이
더 헐 벗은 레이싱 팀 리더 글로리아

음.. 레이싱 게임이지만 인간 캐릭터 모델링에도 신경쓰는 게임이었습니다. 근데 이 캐릭터들은 불편한 골짜기가 느껴지는데다 모델링 자체가 아저씨 취향이라는 느낌이 좀 들었습니다. – _-;;

레이싱 시작 전 왜인지 모르겠지만 먼저 베스트 드레서 콘테스트가 열립니다(…) 특히 여자 캐릭터의 경우 옷감이 없을 수록 점수가 올라가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의상에 대한 설명도 뭔가 좀.. 영등포역 뒷편 포장마차 같은 느낌. 중국 게임이라 그런걸까요.

뭐 어쨌든 이 캐릭터 모델링을 빼고 본다면 나름 괜찮은 레이싱 게임인데 이걸 제외하고 보기엔 레이싱 시작 때마다 열리는 베스트 드레서 콘테스트도 그렇고 비중이 너무 커서 괴롭습니다.

Code Masters 협력 레이싱 게임이라고 한 만큼 생각보다 GRID 시리즈가 많이 생각나는 요소도 많이 있습니다.

일단 게임 시작 화면인 이 3D 기반의 인터페이스는 GRID 1편에서 봤던 인터페이스입니다.

Racing Master의 시카고 코스
GRID Legends 의 시카고 코스

몇몇 코스가 GRID Autosports에서 본 것과 거의 동일하게 생겼는데, 특히 시카고 코스는 거의 똑같더군요. 위에 GRID 시리즈 최신작인 GRID Legends랑 비교해봐도 꽤 유사합니다.

그리드 시리즈의 특징인 리플레이시 다양한 카메라를 자동으로 보여주는 기능도 들어있습니다. 확실히 그래픽이 좋아서 리플레이 보는 맛도 있습니다.

콕핏뷰(운전석 뷰)도 완성도가 높은 편인데, 이 콕핏뷰는 GRID Autosports보다 훨씬 낫습니다. 문제는 콕핏 뷰는 리플레이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실제 게임시에는 이 시점으로 플레이할 수 없습니다. 성능 문제였는지 몰라도 잘 만들어놓고 아쉽네요.

한 시간 정도 플레이해본 결과, 이 게임은 싱글 플레이나 스토리 모드보다는 멀티 플레이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랭킹전은 기본적으로 레이싱 형식이며, 실제 플레이어들과 실시간으로 경쟁합니다.

모바일에서 GRID 시리즈가 완성도는 좋은데 멀티 플레이 요소는 완전히 제거되고 포팅되었기 때문에 아쉬웠다면 이 게임은 멀티플레이가 기본이라 GRID 시리즈의 아쉬운 부분을 어느정도 채워줍니다.

모바일 게임이니까 당연하게도(?) 가차 요소와 인앱 결제 요소가 있긴 하지만 뭔가 좀 풍족하게 주는 것 같습니다. 서비스 초반이라 그런지 몰라도 자동차를 뽑을 수 있는 기회가 초반만 진행해도 꽤 많이 제공되는 것 같습니다.

총평은.. 여러모로 모바일에서 완성도 높은 레이싱 게임입니다. 리얼레이싱이나 니드포스피드 시리즈 이후로 거의 멸종된 모바일 레이싱 게임에서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아 아스팔트도 있었네)

다만 아저씨 취향의 이 캐릭터 모델링 좀 어떻게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_-;; 이것 때문에 게임을 하기가 싫어질 정도에요.

캐릭터를 제외하면 잘 만든 레이싱 게임이긴 하지만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모바일 게임의 한계는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베스트 드레서 콘테스트도 결국 추가 과금의 요소 중 하나겠죠.

잘 만든 게임이지만 멀티 플레이가 필요 없고 더 잘 만든 레이싱 게임을 찾으신다면 차라리 GRID Autosports나 GRID Legends를 더 추천합니다. 초기 구매 비용은 들어가더라도 추가 과금 없이 계속 레이싱할 수 있습니다. 저도 GRID Legends 하러 가야겠습니다.

덧. 그냥 가볍게 리뷰하려고 했던 건데 막상 쓰고보니 할 말이 많았네요. -_-;; 생각해보니 정작 GRID 시리즈는 이 정도로 리뷰한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조만간 iOS용 GRID 시리즈도 리뷰를 한번 써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