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키티 아일랜드 인트로

오늘도 앱스토어 게임 섹션을 의미없이 돌아다니다가 하나 눈에 띄는 게임을 발견했습니다. <헬로키티 아일랜드 인트로>. 헬로키티 아일랜드는 산리오의 캐릭터 IP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인데, 현재 모바일에서는 애플 아케이드 전용으로 출시되어있는 상태입니다.

즉 플레이하려면 애플 아케이드 구독이 필요한 게임인데, <헬로키티 아일랜드 인트로>는 애플 아케이드 구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인트로라는 이름처럼 이 게임은 게임의 일부분만 제공하는 일종의 데모 버전인데, 앱스토어의 다른 무료 모바일 게임처럼 일단 무료로 맛보기를 제공하고 이후 진행을 위해서는 결제가 필요합니다.

다만 인앱 결제로 연결되는 다른 게임과 달리 <헬로키티 아일랜드 인트로>는 인앱 구매 대신 애플아케이드 구독으로 넘어갑니다. 즉 말하자면 애플 아케이드 구독을 늘리기 위한 미끼 게임인셈이죠.

그동안 애플 아케이드에 있는 게임들은 광고도 없고 인앱 게임도 없다고 광고해왔지만 애플은 서서히 기존 모바일 게임의 문법을 따라가는 중입니다. 이미 기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익숙한 모바일 게이머들에게는 기존의 PC나 콘솔 게임 같이 1회성 구매로 즐기는 마케팅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는게 증명되었기 때문이죠.

끝이 있는 싱글 플레이 게임 대신 서비스형 온라인 게임(헬로키티 아일랜드 등)으로 변화하거나, 1회성 구매 경험 대신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을 인앱 결제 없이 판매하고(아스팔트 8+, NBA 시리즈 등), 인디 게임 대신 유명 IP의 게임(헬로키티, 소닉 등)을 만드는 등 애플 아케이드는 기존 모바일 게임들이 성공하고 있던 성공 방정식대로 서서히 변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헬로키티 아일랜드 인트로>도 기존 모바일 게임의 성공 방정식을 따라하고 있는 움직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른 인앱 구매 기반 무료 게임처럼 일단 게임의 경험은 무료로 하게 해준 다음 자연스럽게 구매로 유도하는 거죠.

“애플 아케이드에 있는 게임은 인앱구매 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물론입니다. 이 게임은 엄밀히 말하면 애플 아케이드 “밖”에 위치한 게임이니까요. 이 게임에서 인앱구매를 하는 순간 애플 아케이드 구독으로 이어질 뿐입니다. 그동안 인앱구매 제한이라는 정책 때문에 이런 전략에 제한이 많았을텐데 머리를 잘 쓴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애플조차 스스로 모바일 게임에서 무료 맛보기 게임의 가치를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아직도 애플은 애플스토어에서 개발자들이 데모 게임을 제공하는걸 막고 있습니다. 저는 애초에 지금의 모바일 게임 인앱 구매가 시작된게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공식적으로 데모버전을 제공할 수 있는 루트를 제공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이제라도 데모버전을 공식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루트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애플 스스로조차 맛보기 게임 전략을 쓸거라면 더더욱 말이죠.

어쨌든 애플이 애플 아케이드에 하는 것보면 다 포기한 것 같아도 이렇게 천천히 기존 모바일 게임 시장의 문법대로 서비스를 개편해나가는건 인상적입니다. 넷플릭스도 비슷한 방식대로 가고 있고, 이미 모바일 게임 자체가 PC, 콘솔 시장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한 것 같네요.

덧. 참고로 이 게임도 인앱 구매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구매하는 순간 애플 아케이드 월구독이 바로 시작되버리는..) 혹시 자녀가 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면 애플 아케이드 구독이 있는지 꼭 확인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