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하프라이프 2의 20주년 업데이트가 있었습니다. 20주년이라길래 하프라이프 1편이 20주년 되었구나 싶었는데 다시보니까 하프라이프 2편이었습니다(…) 세월 참 엄청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하프라이프 2가 처음 나왔을 때 저는 대학생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하프라이프2는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하프라이프 1도 개인적으로 재밌게 했었지만 1편 이후 5년만에 출시된 하프라이프 2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었습니다. 밸브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스 엔진의 힘이었죠.
지금이야 아래 기술 데모가 특별할건 없어보이지만, 2003년 E3에서 공개된 20년 전 데모라는게 중요합니다. 인물의 표정 구현이나, 물 효과, 빛 반사 효과, 투명 효과, 물리 엔진 등 현대 게임에서 지원되는 모든 개념이 이미 이때 정립되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텍스처의 디테일 등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긴 하지만, 하프라이프 2를 지금 플레이해도 크게 어색하진 않습니다. 약간 과장해서 말하면 하프라이프 2 이후 20년 동안 게임의 발전이 고만고만 했다고도 볼 수 있겠죠. 그만큼 하프라이프2는 당시 새로운 기술을 총 동원해서 만든 게임이었고 게임 자체에서도 그 신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전 지금도 물리적인 장애물을 이용해서 적들을 처리하는 기믹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프라이프 2도 점점 요즘 게임 환경에 맞지 않는 게임이 되었는데, 가장 대표적인 부분은 게임패드 지원이 부실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스팀 자체에서 게임패드를 지원하긴 하는데 아날로그 스틱이 마우스를 에뮬레이션 하는 방식이다보니 아무래도 요즘 게임처럼 지원되진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얼마 전에 다시 플레이해볼까 했었는데 주 게임 플레이 환경이 게임 패드다보니 플레이하기가 어렵더군요.
이번 20주년 업데이트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다가오는게 바로 게임패드 지원입니다. 마우스를 에뮬레이션 하는 방식이 아니라 Direct Input을 정식으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HUD도 업데이트 되어서 작은 화면에서도 텍스트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스팀덱에서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죠.
또 하나의 큰 업데이트는 본 편에 확장팩 에피소드 1과 에피소드 2, 로스트 코스트(기술 데모용 게임)가 모두 포함되었다는겁니다. 원래는 각각 따로 구매했어야 했고 다 따로 실행했어야 했는데 이젠 본편을 클리어하면 자연스럽게 에피소드1과 에피소드2로 넘어가도록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3시간 반 분량의 개발자 코멘터리, 맵 업데이트 등 여러가지가 대대적으로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하프라이프2 20주년 업데이트 내역은 이 링크에서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밸브는 더불어 하프라이프2 2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도 무료로 공개했습니다. 아쉽게도 한글 자막이 지원되진 않지만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덧. 20주년 기념으로 11월 18일까지 하프라이프 2를 무료로 배포했던 것 같은데, 혹시 기회를 놓치셨다면 아직 구매하실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이번 주말까지 1,100원에 하프라이프 2와 모든 DLC를 구매할 수 있는 세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플레이해보지 않으셨다면 꼭 한번 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