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구달의 맥 광고 “Great ideas start on Mac”

얼마 전(2025년 10월 1일) 작고하신 제인 구달 박사의 맥 광고입니다. 애플 광고가 아니라 맥 광고라고 언급한 이유는 광고에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의 제품은 전혀 등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Every story you love, every invention that moves you, every idea you wished was yours, all began as nothing. Just a flicker on the screen asking a simple question: What do you see?”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이야기, 당신의 마음을 움직인 모든 발명, 당신이 자신에게서 떠올렸기를 바랐던 모든 아이디어— 이 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닌 상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단지 화면 위에서 깜빡이던 한 점의 빛이, 이렇게 묻고 있었을 뿐입니다.

‘당신은 무엇을 보고 있나요?’”

오랜만에 보는 “예술적, 창의적 도구”로서의 맥에 대한 광고입니다. 예전부터 맥, 즉 “맥킨토시”는 예술가나 창작하는 사람들이 쓰는 컴퓨터라는 선입견 같은게 있었죠. 지금 같이 AI 시대에는 별로 의미 없어졌지만 아직도 맥북에 대해 그런 시각이 남아있습니다.

이런 이미지를 심어놓는데는 스티브 잡스의 역할이 컸습니다. 1997년 애플에 임시 CEO로 복귀하면서부터 “Think Different” 캠페인을 시작했죠. “Think Different” 캠페인은 위대한 예술가, 사상가, 위인들의 사진을 인용하면서 애플과 맥의 이미지 광고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와 생각해보면 연예인이 아니라 “인플루언서”를 이용한 광고를 처음 시작한 것도 스티브 잡스였던 것 같네요.

제인 구달 박사와 애플의 인연도 이때 시작되었는데 제인 구달 박사는 Think Different 캠페인에 출연했던 사람 중 한명입니다. 이번 광고도 이때의 인연을 되새기며 컴퓨터가 아니라 붓이나 연필과 같은 “창의적 도구”로서의 맥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광고입니다.

개인적으로 애플의 이런 광고를 좋아합니다. 예전의 애플은 기술 자체를 강조하기보다 창의적 도구로서 기술이 한발짝 물러나 있는 인상의 광고를 많이 했었죠. 지금처럼 프로세서 자체가 아예 전면에 나오거나 OLED 스크린을 썼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때의 애플이 하드웨어 기술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았던건 단순히 낭만적인 이유가 아니라 실제로 기술적으로 광고할게 별로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때의 맥을 생각해보면 인텔 프로세서를 쓰기 전까지 기술적으로 다른 컴퓨터에 비해 별로 나을게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성능은 느리고, 무게는 무겁고, 메모리 등의 스펙도 딱히 우월하다고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격은 또 겁나 비쌌죠.(지금도 비싸지만 솔직히 지금은 많이 착해진 편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상품으로서 열위에 있었던 맥이 그래도 지금처럼 나름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건 이런 스티브 잡스의 마케팅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집착 때문이었다고 봅니다. 당시에 맥은 비싸고 성능 나쁜걸로 유명했지만, 그래도 “이쁜 쓰레기”라는 이미지는 구축했으니까요.

최근 애플이 키노트와 광고에서 강조하는 것도 “디자인”과 “창의성”인데 AI에서 다른 기업에 비해 밀린다는 평가를 받는 이 시점에 저 두가지를 강조하는걸 보면 참 공교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