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 인기 게임 리뷰(1) – Bastion

얼마전 Bloter.net에서 어떤 기사를 보았습니다.

우분투는 각광 받는 게임 플랫폼

리눅스의 게임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은 이미 예전부터 예상되어 오고 있었습니다. 올해안에 출시된다는 리눅스용 스팀이나(이번엔

저번

과 달리 밸브의 창업자 Gave Newell이 리눅스에서 Left for Dead를 네이티브하게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신빙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이 일단 나와봐야 알겠습니다만) Desura라는 인디 게임 전문 배포 플랫폼도 리눅스용 클라이언트를 내놓았으며(심지어 맥보다 빨리!) EA 같은 대형 게임사도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에 무료 HTML5 기반 게임을 두개나 올렸습니다.하지만 역시 우분투에서의 게임이라면 이런 대형 벤더사의 게임보다도 인디 게임들이 더 훌륭하죠. 우분투가 본격적으로 게임 플랫폼으로서 가능성을 인정 받기 시작한 것도 Humble Indie Bundle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Humble Indie Bundle에서 판매되는 모든 게임은 리눅스용을 제공해야만 합니다. 심지어 기존에 리눅스용으로 제공된적이 없었다고 해도 Humble Indie Bundle에 참여하려면 리눅스 포팅을 반드시 해야하는 것이지요. 덕분에 양질의 인디 게임들이 리눅스로 대거 포팅되기 시작했습니다.리눅스가 게임 플랫폼으로서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대부분의 사용자가 기꺼이 유료 게임을 지불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Humble Indie Bundle에서 리눅스 사용자들이 지불하는 평균 금액이 타 플랫폼의 두배가 넘는다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사실상 리눅스 게임은 전무한 상태에서 나온 양질의 게임들은 리눅스 사용자들에게는 단비 같은 존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꺼이 높은 금액을 지불하고라도 게임을 구입하는 것이겠지요.(물론 리눅스 사용자들의 불법 소프트웨어에 대한 높은 의식 수준도 한 몫하겠지요.)어쨌든 우분투가 각광 받는 게임 플랫폼이 된 기념으로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에서 높은 랭킹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들을 차례대로 리뷰해볼까 합니다. 이제야 ‘우분투를 어떻게 설치하느냐’가 아닌 ‘우분투를 갖고 무엇을 하느냐’에 대한 글을 쓰는군요 ㅠㅠ이번에 리뷰할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의 게임은 2012년 6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평점을 받고 있는 Bastion이란 게임입니다.

Bastion은 이번 Humble Indie Bundle 5에 포함된 게임 중 하나입니다. 다른 플랫폼에서는 꽤 예전부터 유명했던 게임이지만 리눅스로 포팅된지는 얼마 안된 매우 따끈따끈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이미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 평점에서는 명작 Braid를 앞설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게임의 용량은 1기가(!)이며 게임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기가 이상의 공간은 있어야 합니다. 우분투에서 볼 수 있던 게임치고는 상당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게임임을 알 수 있지요.Bastion은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에서 18.99달러(!)라는 높은 가격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게임을 구매한 사람은 굉장히 많습니다. 아마 대부분 Humble Indie Bundle을 통해서 리딤 코드를 구입한 사람들이 아닐까 싶은데요, Bundle이 끝난 지금도 랭킹이 떨어지질 않고 있으니 이 게임의 인기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에 올라오는 평가도 대부분 다 만점입니다. =_=;;(평가도 상당히 정성스럽게 작성하는 우분투 게이머들..)

Bastion은 디아블로와 같은 액션 RPG 장르의 게임입니다. 3D가 아니라 2D로 되어있는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특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동화적인 분위기 때문에 Braid와 많이 비교하지만 저는 Aquaria와 더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특정 장소에서 특정 아이템을 모으는 방식도 그렇고 배경의 아름다운 일러스트의 분위기 또한 Aquaria와 좀 더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Bastion의 게임 방식 자체는 디아블로나 WOW 등의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눈 앞에 있는 적을 섬멸하고 목표한 바를 이루는 것이 다입니다. 다만 디아블로 이후로 액션 RPG의 정석처럼 굳어져버린 퀘스트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니,Bastion의 세계관에서는 퀘스트를 줄 사람도 없습니다-_-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의 게임 설명을 보면 ‘한편의 잘 만들어진 스토리 텔링 게임’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의 설명대로 이 게임은 한편의 이야기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Bastion의 스토리 전체는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인 Rucks의 회상으로 만들어집니다. 게임 진행도 주인공 아이(Kid)가 Rucks에게 전해준 이야기를 Rucks가 다시 플레이어에게 전해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이런 스토리 텔링 게임 방식 덕분에 이 게임이 얻은 두가지 특징이 있는데요, 하나는 전 게임을 통틀어 성우는 거의 한 명밖에 안나온다는 것(!)과 주인공이 지나가는대로 스테이지가 만들어지는 독특한 게임 방식입니다.Bastion의 스테이지는 처음 시작해보면 대부분 미완성으로 되어있습니다.(길도 끊어져 있죠) 이런 상태의 스테이지를 주인공이 지나가면 하늘에서 갑자기 구조물이 떨어지면서 길과 스테이지가 만들어집니다. 바로 이 점이 Bastion의 가장 독특한 점입니다. 이건 게임 전체가 Rucks가 회상을 하는 형식으로 표현되었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주인공이 가보지 않은 장소는 역시 Rucks의 기억 속에도 없는 것이죠.(덕분에 숨겨진 길 같은건 직접 가보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습니다)

재미있게도 이런식으로 스테이지가 만들어지지 않는 장소가 게임 중에 딱 한곳 나오는데요, 그곳은 이미 Rucks가 예전에 갔었던 곳으로 나옵니다.Bastion은 게임 스테이지를 제외하면 다른 액션 RPG와 방식이 유사합니다. 적의 공격을 피하면서 무기와 특수 기술을 이용해 적을 섬멸하는 것이지요. 주인공의 클래스를 선택하여 클래스마다 다른 방식으로 진행하는 디아블로와 달리 Bastion에서 주인공은 여러가지 무기와 특수 기술을 조합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원하면 망치 + 활이라는 고전적인 무장도 가능하고, 쌍권총과 머스켓 총이라는 나름 현대적(?)인 무장도 가능합니다. 무기도 꽤 다양하게 나오고 각자 다르게 조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취향에 맞는 무기 조합을 고르는 것도 중요합니다.게임의 제목이자 게임에서 나오는 유일한 마을인 Bastion은 미완성된 마을로서, 일종의 시뮬레이션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스테이지에서 구할 수 있는 코어를 마을의 중심부에 넣으면 건물을 지을 수 있는데요, 이런식으로 마을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마을엔 상점, 대장간, 신전, 물약 창고 등등 다양한 건물을 지을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기 업그레이드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는데요, 가령 디아블로의 경우 스킬 트리를 찍을 때 분기하여 한쪽을 선택하게되면 다시는 선택하지 않았던 스킬을 사용할 수 없게됩니다. 아마 이 방식은 대부분의 액션 RPG도 비슷할겁니다. Bastion도 무기를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특성을 두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요, 이게 아니다 싶으면 다시 대장간으로 와서 전에 선택하지 않았던 특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자유롭게 무기 특성을 선택할 수 있어서 자신에게 맞는 최강을 조합을 찾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다른 게임에서처럼 ‘캐릭터를 잘 못 키워서 계정을 폭파하고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하는 비극’은 찾아 볼 수 없지요.신전 시스템 또한 다른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징입니다. Bastion에 신전을 설치하면 게임에 나타나는 몹의 난이도를 올릴 수 있는데요, 난이도가 어려워지면 그만큼 더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게임에서 나타나는 특정 몹을 죽이는데 자신이 있다면 이 몹의 난이도를 올려서 더 높은 보상을 받는 것이 가능합니다. 게임의 난이도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일괄적으로 난이도가 높아지는 디아블로의 헬 모드보다 조금 더 플레이어를 배려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죠.RPG를 하면서 저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길찾기입니다. 그냥 RPG는 말할 것도 없고 아쿠아리아 같은 게임도 그렇습니다. RPG를 하면 실질적인 게임 플레이 보다 길 찾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지요-_-; 저뿐 아니라 많은 분들도 겪는 현상이실텐데요, Bastion에서는 정말 다행히도! 길을 찾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Bastion의 세계는 Calamity 이후 조각 조각 나뉘어버린 세계인지라 그냥 원하는 장소로 편하게 날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이동할 때마다 얼굴부터 떨어지는 주인공에겐 미안한 기분이 들긴하지만 길찾는데 허비하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게임 자체에 충실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참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Bastion은 기존 액션 RPG 장르의 단점을 보완하고 게임 플레이 자체에 집중하게 한 게임입니다. 이런 면에서는 좋지만 그로인해 게임이 좀 단순해진 느낌도 지울 수 없습니다. 마을과 마을 사이를 이동하면서 퀘스트를 받아 메인 스토리 뿐 아니라 상관없는 다른 이야기를 플레이하기도 하고, 플레이어의 진행 방식에 따라 엔딩이 달라지기도 하는 다른 RPG와 달리 주요 스토리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심지어 한번 클리어한 장소는 다시 갈 수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RPG 장르라기 보다는 정해진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어드벤쳐에 더 가깝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이런 단순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제작사는 게임을 여러가지 모드로 나누고, 또한 엔딩 방식도 분기형으로 처리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Normal 모드와 No-Sweat 모드 중에 하나를 골라서 진행할 수 있는데요, No-Sweat 모드는 죽어도 계속 그자리에서 플레이가 가능한 모드입니다. 게임을 아무리 못하는 사람이라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지요. 게임을 클리어하고 나면 엔딩 때 갖고 있던 무기와 아이템을 그대로 갖고 처음부터 게임을 다시하는 New Game + 모드도 있고, 엔딩 또한 게임 중간의 선택지에 따라 달라져서 클리어한 이후에도 다시 한번 잡게 되는 매력이 분명히 있습니다.최근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와 Humble Indie Bundle의 Bastion 리눅스 빌드가 일주일 단위로 계속 업데이트 되는 중인데요, 성능상의 문제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상하게 Bastion은 리눅스에서 퍼포먼스가 다른 운영체제에서 플레이할 때에 비해 심각하게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로서는 가장 최근의 업데이트(6월 20일)로도 해결이 안된 것 같네요.다른 그래픽 카드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Nvidia 그래픽 카드를 쓰시는 사용자분들은 이 게임을 전체화면이 아닌 창 모드에서 실행하는 것이 속도 측면에서 도움이 됩니다. 창 모드에서는 아무리 해상도를 크게해도 느려지지 않지만 이상하게 전체화면으로 넘어가면 느려지는군요. Compiz를 사용하지 않은 Ubuntu-2D 모드에서는 이러지 않는 것으로 보아 Compiz와의 호환성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_-종합적으로 Bastion은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독특한 게임 방식을 지니고 있는 퀄리티 높은 액션 RPG 게임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더불어 게임을 잘 못하는 분이든 잘하는 분이든, 나이가 많든 적든, 전 연령대에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많은 부분에서 배려한 점 또한 돋보입니다. 그로인해 게임의 자유도가 저하되고 단순해진 부분도 있지만 그것이 게임 자체의 재미를 해치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분투에서 발생하는 전체화면 모드에서의 성능 저하 문제는 역시 약간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조만간 해결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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