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보안을 생각한다면 맥을 택하라.”

구글 전(前) CEO인 에릭 슈미트가 한 행사장에서 한 말입니다. 윈도우즈를 사용하는 PC에 비해 맥 쪽이 바이러스나 멀웨어 등에 훨씬 영향을 덜 받는다는 것이죠.맥 vs PC 대결 구도를 처음 창안한 것으로 유명(?)한 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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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보면 현재 PC에서 동작하는 바이러스는 114,000 종이 있다고 합니다.(아마 지금은 이거보다 더 많을 것입니다.) 맥은 바이러스에 걸릴 염려가 PC에 비해 적다는 것이죠.맥에 바이러스가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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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윈도에만 114,000 종이 존재하는데 맥이나 리눅스에서는 바이러스가 없거나 매우 적은 것은 왜그럴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이유는 두가지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1. 권한으로 시스템을 통제하는 유닉스식 보안구조(윈도의 UAC도 비슷)2. 사용자가 원체 적어서 공격의 대상이 되지 않음1번 이유는 애플이 주장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윈도 비스타가 도입된 이후로 윈도에도 비슷하게 적용되는 이야기가 되었죠. 그래서인지 요즘은 2번 이유가 더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용자의 하드를 지우면서도 모니터에 조크를 띄우던 낭만 해커 시대와 달리 요즘의 바이러스나 멀웨어들은 사용자의 정보를 은밀히 빼가거나 컴퓨터의 자원을 활용하여 외부 대상을 공격하는(DDOS) 것이 주 목표입니다. 맥이나 리눅스에서는 동작하는 바이러스를 만드는 것도 힘들고, 또 만들어봐야 얻어지는 효과도 없으니 바이러스가 적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저도 2번 견해에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맥은 결코 보안이 튼튼하지 않습니다. 해킹 대회에서 맥OSX과 그의 기본 브라우저 사파리는 매번 해킹 대회 때마다 가장 먼저 뚫리고 있습니다. 한때 어느 매체에선가 애플은 모든 하드웨어 자원과 소프트웨어를 폐쇄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보안적으로 안전하다고 했는데 오히려 해킹 대회 때마다 끝까지 버티는 쪽은 파이어폭스나 우분투 같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였습니다. 오히려 모든 소스가 투명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취약점도 금방 발견되고 그만큼 금방 수정되고 있는 것이죠.하지만 맥이 보안에 약하다고 해도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애플의 늑장 대응입니다. 구멍이 생겼다고 해도 바로 그것을 막는다면 문제는 없겠지만 맥은 그것마저도 매우 느립니다. 세가지 운영체제에서 보안 취약점이 대응되는 속도를 보면 누구나 소스를 보고 패치를 작성할 수 있는 리눅스가 제일 빠르고, 그 다음이 윈도, 그 다음이 맥OSX입니다. 얼마전 뉴스에도 대대적으로 보도되었고 국내에도 많은 피해 사례를 낳았던 MacDefender 멀웨어도 바로 그제(5월 31일)에 이르러서야 패치되었습니다. 반면 리눅스 쪽에서는 오전에 커널에 중대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면 오후에 바로 보안 업데이트가 뜹니다. 물론 해커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리눅스 쪽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 부분은 맥의 보안성을 떨어뜨리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럼 에릭 슈미트는 왜 케케묵은 맥 vs PC 대결을 다시 점화하려고 했을까요? 별 의미 없이 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에릭 슈미트라는사람의 성격을 볼 때 결코 의미 없이 던진 말은 아닐겁니다.일단 에릭 슈미트는 애플 이사회의 멤버였습니다. 안드로이드가 출범하면서 사이가 안좋아지긴 했지만 구글은 원래 애플과 반 MS 전선이라는 전쟁터에서 동지로서 매우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었죠. 구글은 여전히 MS에 대해 노골적으로, 혹은 알게모르게 적대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구버전 IE에 대한 지원을 누구보다 빨리 종료하고 있고, 구글 사내에서는 되도록 맥이나 리눅스(주로 우분투) 랩탑을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그리고 구글은 아직도 스스로를 거대 골리앗인 MS에 대항하여 싸우는 소년 다윗으로 인식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를 통해 MS보다 더한 Evil한 골리앗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비판도 듣고 있지만 적어도 구글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같습니다. 구글이 계속 “페이스북과 애플은 우리의 경쟁자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언제나 구글의 경쟁자는 “거대 골리앗 MS”이죠. 에릭 슈미트가 맥을 옹호하는 듯한 말을 한 것은 구글을 그런 시선으로 봐달라고하는 일종의 메시지인지도 모릅니다.저 말 한마디를 갖고 나름대로 생각을 써봤습니다만 써놓고 보니 약간 오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ㅋㅋ 단순히 에릭 슈미트가 맥빠이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