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의 대안 앱스토어와 사이드로딩에 대한 필 쉴러의 인터뷰

white tablet computer on apple magic keyboard near apple magic mouse

https://www.fastcompany.com/91021439/apple-phil-schiller-iphone-app-store-alternative-eu-risk-security

아이폰의 대안 앱스토어와 사이드로딩 허용이 아이폰의 보안적 위험을 증가 시키고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위험해질거라고 경고하는 필 쉴러의 Fast Company 인터뷰입니다.

최근 EU에서 개정된 DMA(Digital Market Act)에 따라 애플 같은 게이트 키퍼는 대안적인 스토어(한국을 예로 들면 원스토어 같은)들이 들어올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개발자들이 결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열어줘야 합니다. EU는 아이폰도 PC 같은 하나의 공개된 플랫폼이 되어야하고 개발자들이 어떻게, 어디에 앱을 팔아야할지 결정해야한다고 봤습니다.

이렇게 되면 경쟁이란 측면에서는 소비자에게는 좋을 겁니다. 스팀이나 다른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스토어에서는 할인된 가격으로 앱을 다운로드할 수도 있겠죠.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은 소비자에게는 좋은 일입니다.

다만 필 쉴러는 아이폰에 실행되는 앱에 대해 애플이 통제권을 잃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어떤 앱은 악성코드를 갖고 있을 것이고, 어떤 앱은 불법적인 컨텐츠를 담고 있을 수도 있겠죠. 물론 대체 앱스토어의 앱들도 예전 심비안이 그랬고, 맥OS의 앱이 그런 것처럼 애플의 공증을 받아야 하지만, 이전보다 불법 앱을 다운받기 쉬워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로 생각해보면 보이스피싱 같은 앱들을 좀 더 손쉽게 설치할 수 있겠죠.

“이러한 새로운 규정은 개발자에게 새로운 옵션을 제공하지만 새로운 위험도 수반합니다. 이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쉴러는 최근 유럽위원회의 디지털 시장법이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말했습니다. 

Fast Company

아이폰 이전의 스마트폰들이 어땠는지 생각해본다면 그리고 안드로이드의 상황이 어떤지 생각해본다면 필 쉴러와 애플의 우려는 아마 맞는 말일 겁니다. 아이폰 이전의 스마트폰들이 갖고 있던 중구난방이나 다름 없는 앱 설치 방식과 결제 방식, 보이스피싱 앱을 쉽게 설치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등, EU의 이런 결정이 사용자에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물론 선택권을 늘리는 것은 좋은 일이고, 저런 불법적인 앱을 다운로드하는 것은 사용자의 책임입니다. 하지만 맥OS나 일부 고급 사용자들과 달리 많은 사용자들은 이런 앱들을 필터링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당장 저희 부모님만 생각해봐도, 저런 선택권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는 애플이 통제했던 세상이 완벽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애플의 앱스토어는 모든 앱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그만큼 엄청나게 많은 앱이 제출됩니다. 이 모든걸 앱스토어에서 사람(애플 직원)이 심사합니다. 그러다보니 실수가 나올 수 밖에 없고, 이런 실수를 아무리 적게 한다고 해도 엄청난 피해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실제로 아래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기도 하구요.

완벽 관리한다던 애플 앱스토어, 상위 매출 1000개 중 2%는 사기앱

그리고 필 쉴러와 애플이 말하는만큼 상황은 그렇게 심각하게 돌아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애플이 말한대로였다면 완전 개방형 플랫폼인 안드로이드도 수많은 앱스토어의 난립으로 엉망이 되었어야 했지만, 안드로이드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영향력은 아직도 막대합니다. 사용자들도 플레이스토어에서 설치하는게 안전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죠.(물론 이건 앱스토어 덕분이기도 합니다만)

아이폰에 사이드로딩이 허용되어도, 애플의 앱스토어는 플레이스토어 같은 지위를 누릴 수 있을 겁니다. 많은 개발사들은 싫든 좋든 “사용자들에게 가장 안전한 곳으로 인식되고 가장 많은 다운로드가 일어나는” 앱스토어에 앱을 출시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에픽 게임즈가 구글과 소송하고 있는 이유도 이런 독점적 지위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애플의 앱스토어 통제가 애플이 말한대로 선의로만 돌아갔다면 이런 일까지 벌어지진 않았을건데, 이미 애플의 말을 진심으로 신뢰하는 소비자와 규제 기관, 개발자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전 클라우드 게임이 앱스토어에 들어오는 것을 막았을 때도 애플은 애플이 말하는 것처럼 선의로만 이런 통제력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쉴러는 “15년 이상 가족, 정부로부터 App Store에서 특정 종류의 불쾌한 콘텐츠를 허용하지 않거나 사용자가 해당 환경을 제어하여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에 대해 많은 의견을 수렴해 왔으며, 이에 대한 규칙을 마련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규칙은 다른 마켓플레이스에서 자체적으로 어떤 기준을 적용하든 자체적으로 규칙을 만들지 않는 한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사용자와 가족이 불쾌한 콘텐츠나 기타 경험을 접할 위험이 증가하나요? 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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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애플이 DMA를 우회하는 방안으로 “핵심 기술 수수료”라는 것을 도입해서 제3자 앱스토어의 앱에도 수수료를 매기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기만 했어도 이런 이야기들이 사람들에게 조금은 진실되게 들렸을텐데 말이죠.(저는 애플이 말한 우려들을 어느정도는 동의 하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