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프로에서 가끔 코드를 만질 일이 있습니다. 본격적인 개발 작업이라기보다는 대부분 아이패드 프로에서 자동화에 사용되는 파이썬 코드를 편집하고 있습니다.
괜찮은 텍스트 에디터가 맥에는 많지만 아이패드는 원체 그런 목적(?)의 물건이 아니라서 그런지 괜찮은 개발툴이 많지는 않습니다. 제가 필요한건 그냥 단순한 텍스트 에디터인데 애초에 로컬에서 파일을 편집하기 위한 툴이 많지 않은 느낌입니다.

위 글에서 언급한 쉘 환경 앱인 ashell에 기본 설치되어있는 vim 에디터를 써도 되지만 전 vim이 영 불편합니다. 리눅스를 그렇게 오랫동안 써왔으면서도 vim은 끝내 적응을 못했죠. CLI에서 텍스트 편집할 일이 있으면 저는 nano를 주로 썼습니다.
vim보다 좀 더 간단하고 쉬운 기능의 텍스트에디터를 찾기위해 앱스토어를 뒤지다보니 쓸만한 앱을 두개 정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Koder

Koder 는 제가 초반에 주로 썼던 텍스트에디터입니다. 제가 원하는 기본적인 로컬 파일 편집 기능은 물론, 코드 하이라이트, 펑션 검색, 결과 미리보기(html, 마크다운의 경우), SSH, 맥, FTP, WebDAV에 연결해 편집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간단한 편집 기능이라고 하기엔 좀 강력한 에디터죠.
Koder의 장점은 무엇보다 이 모든 기능이 완전히 무료라는겁니다. 인앱 결제가 아예 없습니다. 모든 기능을 제한 없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요즘 시대에 흔하지 않은 앱이죠.
제가 쓰는 용도에서는 거의 단점이 없는 앱이었습니다. UI가 약간 예전 모바일 앱 UI 같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기능이 넘칠정도로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대안을 찾게 된 이유는 외장 모니터 연결에 최적화되어있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업데이트 된지 약간 오래된 앱이라(마지막 업데이트가 3년 전) 그런지 외부 모니터 연결 상태에서 스테이지 매니저로 실행시 화상 키보드만큼 잘리는 버그가 있습니다.
사실 그 외에는 단점이 없을 정도라서 외부 디스플레이 연결 없이 아이패드 내에서만 사용한다면 충분한 앱입니다.
Kodex
Kodex 는 Koder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찾은 앱입니다. Koder는 업데이트가 좀 오래되어서 요즘 아이패드 환경에서는 이런저런 버그가 있었기 때문에 업데이트가 좀 더 최신인 앱을 찾기로 했습니다.

Kodex는 Koder에 비하면 좀 더 텍스트 에디터 자체에 특화된 앱입니다. 텍스트에디터에 필요한 기능만 있고 UI도 훨씬 깔끔한 편이죠. 마지막 업데이트가 1년 전이라 Koder에 비하면(…) 여러 자잘한 오류가 덜한 편입니다.
여러 환경을 연결해서 편집할 수 있었던 Koder와 달리 Kodex는 텍스트 에디터 기능만 제공하고 있지만 옛날과 달리 iPadOS의 파일이 여러 저장소에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iPadOS의 파일 관리에서 지원되는 위치라면 어디든 편집이 가능합니다.
또 앱 내에서 단축키 편집을 지원하고 있어서 원하는 대로 커스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Kodex도 완전히 무료입니다. 인앱 결제가 있긴 하지만 개발자를 지원하는 성격의 결제라 기능의 차이는 없습니다.
마무리
저는 지금은 Kodex를 쓰고 있습니다. 기능이 많지는 않아도 딱 이 정도의 텍스트 에디터를 찾고 있었거든요. 로컬에서 간단한 파이썬 코드 편집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면 아이패드 프로를 처음 샀던 2018년만해도 아이패드 프로는 그냥 회의록 머신이었는데 이제는 간단한 파이썬 개발 + 실행 정도는 기기 내에서도 가능해진 정도가 되었네요. iPadOS가 발전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활용도가 정말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를 쓰는 파워 유저들은 아직도 목마릅니다. iPadOS 19에서는 좀 더 사용 용도가 확장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