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용 매직 키보드는 처음 출시되었을 때 이런저런 논란이 참 많이 있었습니다. 비싸다, 무겁다, 기능키가 없다, 각도 조절이 제한적이다 등등. 저도 무겁다는 이유로 두번이나 방출했었구요. 하지만 결국 대체재가 없어서 세번 다시 구매할 정도로 애증의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지금은 매우 잘 쓰고 있지만요.)
그런데 문득 아이패드 10세대와 같이 출시된 아이패드 매직 키보드 폴리오의 근황이 궁금했습니다. 매직 키보드 폴리오는 매직 키보드의 문제점을 거의 다 해결한 제품이었거든요. 가격도 매직키보드보다는 저렴하고 기능키도 있고, 각도 조절도 훨씬 세밀하게 가능하니까요.
그런데 나름 테크 쪽에 관심이 많고 애플 관련 매체들의 기사도 따로 구독해보고 있는데도 신기할 정도로 매직 키보드 폴리오에 대해서는 들어본적이 별로 없습니다. 아예 관심이 없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매직키보드 쪽은 출시 시기가 더 오래되기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예 이렇게 리뷰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애플 제품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매직 키보드 폴리오가 매직 키보드보다 가벼운지도 한번 찾아보려고 했는데, 무게 조차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애플의 공식 사양에도 따로 언급이 없고, 몇 개 안되는 리뷰에서도 따로 키보드만 무게를 잰 곳은 없더군요.(혹시 알고 계신 분은 알려주세요)
아이패드 매직 키보드는 출시되자마자 그토록 욕을 많이 먹으면서도 리뷰는 하루가 멀다하고 엄청나게 쏟아졌던 것과 대비됩니다. 심지어 같이 나왔던 아이패드 10세대도 욕을 그토록 많이 먹었지만 관련 리뷰는 꽤 많았습니다. 아이패드 10세대 리뷰에서조차 매직 키보드 폴리오의 리뷰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왜 그런걸까요?
전 아무래도 “지루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매직 키보드 폴리오는 매직키보드의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긴 했지만, 솔직히 좀 지루한 제품이었습니다. 디자인은 서피스의 키보드와 동일하고 로지텍 등 여러 서드파티에서도 이미 숱하게 나와있는 디자인이거든요. 애플에서 만들었다는 것을 제외하면 특이한 점이 없는 제품입니다.
아이패드 매직키보드만 해도 플로팅 캔틸레버라는 기믹으로 아이패드가 떠있는 신기한 느낌을 연출했죠.(그게 유용한지와 관계 없이) 여러가지로 논란이 있었지만 아이패드에 일체화된 느낌과 신기한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모으는데는 성공했습니다. 좋지만 욕하면서 쓰는 제품의 대명사가 되었죠.
그렇게 생각해보면 소비자 기술 업계는 단지 기능만 개선한다고 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신기한 기술도 갖춰야 하고 또 너무 소비자들의 이야기만 반영해서 만들어도 소용 없는 것 같습니다. 리뷰에서 아이패드 매직키보드를 욕했던 사람들이 아이패드를 쓰면서 매직 키보드 폴리오나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를 쓰는 경우는 단 한번도 못봤거든요.
덧. 전 개인적으로 매직키보드 폴리오가 향후 디자인이 리뉴얼 될 아이패드 프로의 키보드 디자인에 영향을 크게 미칠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이 정도 반응이라면 매직 키보드 폴리오는 그냥 계속 기본형 아이패드의 키보드로 남아있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덧2. 그러고보면 현재의 아이패드 프로와 기본형 아이패드는 하위 호환이 아니라 뭔가 아예 다른 느낌이 더 강합니다. 아예 키보드도 새로 만들어놓은거 보면아이패드 프로의 하위호환이 아니라 학교와 현장에 보급하는 보급형 기기로서 아예 다른 길을 가는 느낌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