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용 텍스트 에디터 추천(2)

지난 번에 아이패드용 텍스트 에디터 앱 추천을 올리고 난 뒤 얄궂게도 최종 정착했다고 했던 Kodex도 스테이지 매니저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앱 자체는 잘 뜨지만 스테이지 매니저 상태에서 백스페이스를 할 경우 앱이 강제로 종료되버리는 크리티컬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동안은 괜찮았는데 18.5에서 발생한건지.. 아무튼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몇가지 텍스트 에디터를 추가로 찾아봤습니다. 이번에도 무료이거나 결제가 필요하다고 해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들 중심으로 골라봤습니다.

Runestone

화려한 오프닝 화면

Runestone 은 여러 블로그 글이나 커뮤니티에서 추천 받은 텍스트 에디터입니다. 화려한 오프닝 화면(?)처럼 세련된 느낌의 앱입니다. 옛날 텍스트 에디터들은 Koder처럼 서버 연결 기능이나 파일 관리자를 앱 자체에 내장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Runestone처럼 iPadOS의 파일 관리자와 연동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앱 자체는 다른 텍스트 에디터처럼 깔끔합니다. 코드 하이라이트도 잘 되고 기본적인 편집 기능도 당연히 문제 없습니다. 인앱 결제를 지원하는 유료앱이지만 제 목적에서는 크게 문제 없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검색시 정규식을 지원한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아이패드에서 간단하게 코드 편집할 때는 정규식을 쓸 일이 많이 없었지만 실무에서는 정규식으로 검색해서 텍스트 대치하는 작업도 많이 하거든요.(그래서 개발자도 아닌데 Sublime Text를 쓰고 있다는..) 이 앱도 정규식 기반으로 찾아서 텍스트를 대치하는식의 작업이 가능합니다.

여러모로 세련된 인터페이스랑 안정적인 기능이 마음에 들어서 따로 대안을 찾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단점이 있다면 완전 무료인 앱은 아니라는 것 정도. 무료 버전에서는 Line No가 표시되지 않는 등 몇가지 개발에 필요한 기능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 목적에서는 무료 기능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아 그리고 또 하나 아쉬운 점은 Kodex나 Koder 처럼 탭 기반으로 여러 파일을 오갈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여러 파일을 열어서 편집할 때는 맥OS 쪽 텍스트 에디터처럼 탭 기반 인터페이스가 편한데 이 앱은 그게 불가능합니다. 여러 파일을 편집할 거면 새로운 창으로 열어서 편집해야합니다.

Code Editor

Code Editor 는 무료 중에 대안으로 찾아본 앱입니다. 어차피 제 목적에서는 좀 더 간단한 것도 상관 없을 것 같아서 좀 더 가벼운 대안으로 찾아봤습니다.

Code Editor도 iPadOS의 파일 관리자와 연동되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여러모로 RuneStone의 표절인가? 싶을 정도로 많은 부분이 비슷한 앱입니다. 역시 이름대로 단순히 코드 편집하기에는 좋습니다.

Code Editor의 설정 화면
RuneStone의 설정 화면

설정 화면부터가 기분탓인지 몰라도 RuneStone과 상당히 비슷해보입니다. 기능도 여러모로 빠지고 핵심 기능만 갖다 놓은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완전히 무료임에도 RuneStone 유료 기능에서 지원하는 라인 표시를 지원한다는 것은 장점입니다.

역시 제 사용 목적에서는 충분했지만 아쉽게도 정규식 검색 기능 같은 것들은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기능이 가벼워서 마음에 들긴 하지만 RuneStone이랑 비슷한 느낌에 기능은 약간 하위호환이라 RuneStone이 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무료고 핵심 기능만 필요하다면 앱 자체가 가벼워서 한번 시도해볼만 할 것 같습니다.

Obsidian

이 리스트에 있기엔 좀 뜬금 없지만 Obsidian 도 한번 고려해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텍스트 에디터를 쓰는 이유 중엔 코드 편집도 있지만 회의록을 마크다운 형식으로 만들기 위한 목적도 있거든요. 마크다운으로 회의록 관리도 Kodex나 Runestone으로 하다가 좀 더 전문적인 툴(?)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Obsidian이야 뭐 워낙 유명한 툴이니까요. 마크다운 문서 편집과 관리에 가장 최적화된 툴을 무료로 쓸 수 있었는데 왜 굳이 투박하게 텍스트 에디터로 직접 편집하겠다고 그동안 고생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제 회의록 작성 워크플로우는 아이패드 프로에서 단축어를 통해 마크다운 파일을 생성한 다음, 이 파일들을 하루에 한번씩 회사 구글 드라이브로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쓰고 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로 회의록을 작성할 때 아예 Obsidian 내의 Valut에서 쓰도록 한다면 훨씬 편하게 관리 가능할 것 같습니다.

회의 날짜나 참석자 때문에 파일 생성시에는 단축어를 쓸 수 밖에 없긴 하지만 그래도 마크다운 기반의 회의록을 보고 검색하는데는 이만한 툴이 없을 것 같네요. 굳이 코드 편집에 최적화된 텍스트 에디터로 원시적인 방법으로(?) 마크다운 편집을 할 필요가 애초에 없었던거죠. 이래서 사람이 도구를 써야 합니다.(마침 옵시디언 아이콘이 뗀석기 모양이네요.)

Obsidian으로 회의록 관리 덕에 텍스트 에디터를 써야할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사라져서 이 글에 같이 언급하긴 했지만 이 주제는 나중에 좀 더 써보겠습니다.

마무리

결국 일단은 원래 목적이었던 텍스트 에디터 찾기는 RuneStone과 Kodex를 병행 사용하는 방식으로 정착할 것 같습니다. RuneStone이 여러모로 괜찮긴 한데 탭 기반으로 파일을 열 수 없다는게 좀 불편합니다. 게다가 쓰다보니 RuneStone도 뭔가 일괄 작업을 하다보면 뻗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네요. -_-;;

찾아보니 Kodex에서도 정규식 검색 기능이 있었다는..

게다가 Kodex에서도 정규식 검색 & 변환 기능이 있어서 일단 탭 기반으로 여러 파일의 편집이 필요할 때는 Kodex를 계속 쓸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안정적인 텍스트 에디터가 별로 없는걸 보면 애초에 아이패드 프로에서 파이썬 코딩을 하는 변태(?)가 많지 않은건가 싶기도 하네요(…)

덧. RuneStone의 화려한 오프닝 화면이 워낙 인상적(?)이었는데 애플에서 만든 Swift Playground 와 많이 비슷한 느낌이네요. 코드 작성 화면과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많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컨셉을 여기에서 따온 거 였군요.

물론 애플의 Swift Playground는 Swift 프로젝트만 지원하므로 제 목적에서는 아무 쓸모 없습니다. –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