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덱 유저의 스위치 2 출시와 게임 콘솔에 대한 생각

스위치2가 출시되었지만 저는 일단 관심을 끄고 있는 중입니다. 일단 지금도 집에 스위치가 있는데다 그마저도 잘 안하고 있기 때문이죠.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아주 예전부터 저랑 닌텐도는 뭔가 인연이 잘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닌텐도에 대한 취향도 취향이지만 일단 게임 콘솔을 다시 구매하지 않을 생각이 더 커서 관심이 적은 것 같습니다. 스팀덱을 구매한 이후로 게임 콘솔을 굳이 구매할 필요가 없어졌거든요.

예전에 스팀머신을 구매한 이후로 더이상 게임용 PC를 조립하는 것도 지치고 게임 옵션을 만져가면서 게임하는 것도 지쳐서 아예 게임 콘솔을 구매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거의 끝물에 할인 받아 올라탄 엑스박스 원 S입니다.

그 당시 엑박은 플스에 비해 사양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콘솔에 최적화된 게임 덕분에 게임용 PC에서 하는 것보단 좀 낫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게임이 60프레임으로 부드럽게 실행되는 최신 게임기에 대한 환상도 어느정도 있었거든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정작 60 프레임으로 실행했던 게임은 포르자 밖에 없었지만요.

게다가 게임패스도 있어서 게임 콘솔 구매에 있어서 진입 장벽이 게임 라이브러리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엑박원으로 그동안 했던 게임은 거의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포르자 호라이즌 4랑 기어오브워 시리즈 정도만 좀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냥 DVD나 블루레이 재생하는 용도로 쓰고 있습니다.

게임기로 하는 게임은 최적화가 되어있어서 좋긴 하지만 그동안 스팀으로 주로 게임하던 것에 비하면 너무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글화가 안되어있어도 그냥 그대로 게임해야하고, 성능에 비해 너무 옵션이 낮게 잡혀 있어도 더이상 뭔가 해볼게 별로 없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저 한글화 문제는 한글화에 인색한 엑박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더 고생했던 것 같습니다.

게임 콘솔을 쓰면서 또 하나 충격 받았던 부분은 멀티 플레이를 하려면 요금제를 구독해야한다는 거였습니다. 단지 멀티플레이 하나 때문에! PC에서 오랫동안 게임하던 입장에선 이게 가장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스위치 2에서는 한 술 더 떠서(?) ‘업그레이드 패스’라는 것이 새로 생겼는데, 기존에 구매했던 게임을 스위치2용으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게임 하나당 10,000원 정도.

기존 콘솔 게이머들에게는 꽤 혜자스러운 혜택이지만 제 눈에는 그냥 게임 옵션을 올리는데 10,000원을 받는 느낌입니다. PC 게임에 비유한다면 제가 이번에 컴퓨터를 새로 샀는데 더 높은 해상도와 높은 옵션으로 플레이하는데 돈을 추가로 받는 셈이죠.

콘솔 게이머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이런 것들은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생짜로 게임을 새로 구매해야했던거보단 낫나 싶기도.

지금은 다시 PC 게이머로 돌아왔지만 PC 게임도 완전히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요즘 게임 PC들은 본체 사이즈가 너무 큽니다. 그래픽 카드 사이즈가 엄청나게 커지고 있으니 어쩔 수 없지만요. 물론 미니 PC 형태로도 나오긴 하지만 웬만한 게임을 즐기려면 대부분 콘솔보다 훨씬 큰 크기의 타워형 게임 PC를 구매해야합니다.

게다가 그동안 고통 받았던 끝 없는 옵션 타협과 그래픽 드라이버 세팅 같은 문제는 아직도 진행형이죠. 그래서 아예 이런거 저런거 신경 안쓰고 최고 옵션으로 가기도 하지만 이렇게 가려면 컴퓨터는 더 커지고, 돈은 돈대로 들고, 전기는 전기대로 먹고.. “차라리 이럴거면 게임기 사는게 낫지”로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PC 게임을 포기할 수 없는 건 특유의 유연함 때문인 것 같습니다. PC 게임 한글화를 해주지 않아도, 최적화가 별로여도, 지금 쓰는 모니터가 규격 외 해상도여도, 원격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이건 아무리 PC 게임 셋업이 비싸도 포기할 수 없는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적화 문제는 스팀덱 같은 기기가 나오면서 나름 해결되고 있는데, 시장에서 파워가 있는 제품에 맞춰서 개발사도 최적화하고 밸브도 따로 테스트 후 인증마크를 부여하니 최적화되어있는 게임을 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스팀덱 구매한 이후에는 설정 변경이나 옵션 같은걸 잘 건드리지 않고 있습니다.

스팀덱이 실행하지 못하는 게임은 문라이트를 통해서 데스크탑으로부터 스트리밍하고 있습니다. TV에 연결해도 고해상도로 스트리밍이 가능하죠. 이렇게 쓰면 약간 거치형 콘솔 같은 느낌으로 쓸 수 있습니다. 이런 유연성은 스위치나 엑박, 플스 같은 콘솔 들에서는 불가능한 구성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스팀의 거치형 콘솔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팀덱보다 훨씬 성능이 높고 게임 콘솔 크기만한 PC라면 거실에 놓고 쓰기 좋을 것 같거든요. 위에서 이야기한 PC 게임의 지저분한 점(?)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테고 말이죠.

스위치2 이야기하려다가 갑자기 스팀머신을 기다린다는 글로 마무리 되었네요. -_- 어쨌든 일단 스위치2는 지금 당장은 패스할 생각이지만동물의 숲 신작이 나온다면 가족 때문에 구매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히도 아직 동물의 숲 신작은 소식이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