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로봇 청소기 Internal Error 해결하기

얼마 전부터 집 로봇 청소기가 말썽을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출근할 때 돌려놓고 나가는데 나가서 돌려보면 Internal Error 라고 나오면서 충전기 앞에서 딱 멈춰버리는 현상이 반복 되었습니다.

집에 있을 때 돌려보니 “Internal Error. Try resetting the vaccum” 이라는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뭔가 소프트웨어 오류인가 싶어서 재부팅도 해보고 심지어 초기화도 해봤는데 소용 없었습니다. 아 드디어 간건가.. 싶었죠.

저희 집 로봇 청소기는 샤오미 로봇 청소기 2세대 모델로 2017년에 27만원인가 주고 샀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8년을 매일 같이 돌아가고 있었으니 망가질 때가 되기도 했죠. 초반에는 중국산이라는 이유로 내구성에 대해서도 많이 걱정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청소기도 이렇게까지 쓰는 경우도 별로 없겠다 싶습니다. 게다가 30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산 로봇 청소기를 지금까지 쓸 줄은..

어차피 요즘 로봇 청소기는 물걸레는 물론 팔도 달려 나오는 마당이니 업그레이드할 때가 되긴 했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그래도 혹시 고쳐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분해하기로 했습니다.(로봇 청소기 특성상 지저분해서 분해 사진은 없습니다.)

일단 검색해보니 해당 에러는 메인 브러시 모듈 쪽의 고장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메인 모듈을 교체하면 해결된다고. 그래서 분해해서 메인 모듈을 열어보기로 했습니다.

로봇 청소기 분해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마감이 좋은 물건이었습니다. 나사는 풀고 완전히 나사를 구멍에서 따로 분해할 필요 없게 만들어져있습니다. 나사가 풀린 느낌이 나면 그냥 부품을 드러내면 됩니다.

하판 분리시 아래 나사를 풀어주어야 합니다.(사이드 브러시도 반드시 해제해야함)

출처 : Hardreset

메인 브러시 모듈은 하판을 열고 나사 6개를 추가로 풀어주면 됩니다.

메인 브러시 모듈을 드러냈는데 뭔가 고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멀쩡해보였습니다. 근데 자세히 보니 메인브러시 커버 뚜껑이 제대로 닫혀있지 않더군요. 닫아보려고 하니 아예 닫히지 않았습니다.

보니까 애초에 메인 브러시 길이가 호환이 안되는걸 샀었나 싶을 정도로 길이가 맞지 않았습니다. 억지로 어떻게 맞춰보려고 해도 들어가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이건 못 고치겠다.. 하고 있었는데 일단 마느님 충고 대로 브러시 청소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모든 기계 수리의 첫 걸음은 오염 제거이긴 하니까 말이죠.

메인 브러시 청소를 하다보니 문제를 알게 되었습니다.

메인 브러시의 위 이미지에 표시된 부분이 머리카락이 말리면서 점점 튀어나오고 있었던 겁니다.(저 부분이 분리되는건지 이번에 처음 알았던) 그래서 본래보다 메인 브러시가 더 길어지면서 뚜껑이 닫히지 않고 있었고, 그러다보니 메인 브러시가 돌아가지 않으면서 내부 오류라고 진단한거죠. -_-

저 부분을 열어서 안에 말려있는 머리카락과 먼지를 제거해주고 다시 조립하니 뚜껑이 완전히 닫혔습니다. 애초에 메인브러시 모듈 전체를 드러낼 필요 없이 메인 브러시 청소만 잘 해주면 되는거였던 문제였습니다.

그러고나니 청소기가 문제 없이 다시 동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메인브러시를 교체하거나 모듈을 교체했으면 해결될 문제였겠지만 일단 청소를 먼저 시도해보기를 잘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몇 년 더 쓸 수 있겠네요.(??? : 죽여줘..)

오늘의 삽질 한줄 요약 : 샤오미 로봇 청소기에서 Internal Error 가 발생할 경우에는 메인 브러시를 청소하거나 교체해보자.

덧. 사실 슬슬 로봇 청소기를 바꿀 때가 되어가고 있긴 합니다. 구매 후 배터리 교체를 한번도 한적이 없어서 배터리 성능도 거의 반토막 난 것 같고 무선 칩셋도 패킷 손실율이 30%가 넘을 정도로 신호가 별로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좀 더 쓰다가 타이밍 봐서 업그레이드 해야겠죠.

덧2. 사실 저 같은 사람이 로봇 청소기는 이렇게 오랫동안 한 모델을 쓰는 것도 이례적이긴 한데, 사실 그동안 로봇 청소기가 별로 기술적 도약이 별로 없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지금 쓰고 있는 청소기도 Lidar 센서 기반인데, 생각보다 그 이후로 별로 달라진게 없는 느낌입니다. 차라리 올해는 팔 달린 로봇 청소기가 나온게 기술적 도약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