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점점 비싼 취미가 되어가고 있다

엑스박스가 이틀 전 게임패스 구독 비용을 50% 인상했습니다. 얼티밋 기준 기존 가격 16,000원에서 29,000원으로 갑자기 13,000 원 인상 되었습니다. 게임패스가 비용적으로 유리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한달 3만원 가까이 되는 돈은 좀 선을 넘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구독할 것으로 예상되는 PC 게임패스도 한달 9,500원에서 18,000원으로 거의 두배가량 올랐습니다.

게임패스 구독 비용만 오른게 아닙니다. 원래 게임 콘솔이라는건 출시 후 시간이 지나면 점점 내려가기 마련인데 Xbox 게임 콘솔도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엑박 시리즈 X의 경우 한국 가격 기준으로 출시 초기 정가 598,000원에서 859,000원으로(뭔가 숫자의 순서가 바뀐건가) 엄청나게 뛰었습니다. 이건 다른 콘솔도 마찬가지라서 PS5도 가격이 75만원에 육박하게 되었고, 스위치2도 1과 비교하면 초기 가격 자체가 엄청나게 뛰었습니다.

제가 엑박원 세대 마지막 쯤에 엑박원S는 29만원 주고 샀던걸 생각하면 확실히 기현상이긴 합니다. 출시된지 오래된 기기가 오히려 가격이 올라가는 현상이라니 말이죠. 원인은 환율 상승, 물가 상승, 불경기 등등 여러가지를 지적할 수 있겠지만 뭐 솔직히 언제는 안그랬나 싶은데 이건 좀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은 수준입니다.

예전에는 게임 콘솔은 저렴하게 판매하고 독점 소프트웨어를 비싸게 파는게 기본 전략이었지만 이 전략이 슬슬 흔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예 엑박 콘솔 자체를 포기한 것처럼 보이는 MS도 그렇고, 심지어 소니조차도 독점 게임을 멀티 플랫폼으로 내놓는 등 예전 게임기들의 성공 공식이 이제는 통하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게임은 비싼 취미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죠.

과거엔 콘솔이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었지만 요즘은 콘솔로 게임해야할 이유를 도통 못 찾고 있습니다. 여전히 멀티 플레이 하려면 구독 비용을 내야하고(처음엔 이게 엄청 충격이었던) 환경 자체는 매우 제약되어있는데다 독점 게임도 거의 의미가 없어져가고 이젠 가격도 싸지 않으니..

하지만 PC 쪽도 거의 독점 상태나 다름 없는 NVIDIA가 그래픽 카드 가격을 계속 올려대는 통에 이제 최고급 성능의 게임 PC를 맞추려면 700만원 정도 들어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래놓고도 얼마나 쓸 수 있을지 장담도 할 수 없어요. 그래픽 카드가 먹는 전기세 등의 부대비용도 생각하면.. 웬만큼 게임하려면 세간 살이를 팔아야할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요즘 의외로 괜찮은 제품군이 게이밍 UMPC 라인입니다. 아직 대중적인 시장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가성비로 본다면 괜찮은 제품들이 많습니다. 스팀덱만해도 이번 가을 세일 동안 471,200 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PC의 특징을 갖고 있으면서도 웬만한 콘솔보다 훨씬 싼 가격이죠.

이번에 엑스박스 브랜드로 나온 Aus의 ROG Xbox Ally X도 달러 가격 999 달러에 비하면 꽤 착한 가격으로(?) 나왔습니다. 물론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지만 그래도 스펙에 비하면 의외로 나쁘지 않은 가격입니다. Xbox 브랜드로 나왔다고는 하나 커스텀된 윈도우가 들어간 녀석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PC처럼 쓸 수 있죠.

게이밍 UMPC의 특징은 핸드헬드의 특성상 전력 효율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고사양인 기기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점이 미쳐 돌아가는 게임 시장에서 어느정도 균형을 잡아줍니다. 고사양의 AAA 게임도 웬만하면 스팀덱 같은 UMPC에 맞춰서 개발되다보니 엄청나게 고사양의 하드웨어가 아니어도 어느정도 게임을 할 수 있게 해주거든요. 이쪽은 가격까지 괜찮은 편이다보니, 게이머로서는 휴대용 게이밍 PC가 그나마 한숨 돌리게 해주는 존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쨌든 과거에는 게임이 저렴한 취미 중 하나라고 주장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더이상 그럴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과연 이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런지.. 인생의 대부분을 게임에 썼던 게이머로서(실력은 별로지만) 안타까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