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인터넷 디톡스 종료

일주일만에 인터넷 디톡스 생활을 종료했습니다. 요즘 시대에 인터넷은 정말 수도나 전기 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일주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인터넷을 아예 안하고 있던건 아니었고(이렇게 계속 글을 썼으니) 필요할 때마다 아이폰과 공유기를 연결해서 틈틈히 쓰긴 했습니다. 이렇게 짬을 내서 썼음에도 데이터를 거의 다 소진했습니다.

퇴근 후 볼거리는 주로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회사나 근처 카페 네트워크를 이용해 미리 받아놓고 집에 와서 보는 식으로 조달했습니다. 예전에 집에서 단수되면 근처 카페나 식당으로 피신 가 있던 적도 있었는데 그런 경험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터넷이 안들어와있는 상태로 일주일간 있어보니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인터넷에 연결되어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단적인 예가 로봇청소기였는데, 청소기 자체에 있는 버튼으로도 청소는 가능했지만 물걸레 기능 등 뭔가 다른 기능을 쓰려고 하면 인터넷이 연결되어있지 않으면 아예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 외에 에어컨이나 냉장고, 집에 있는 스마트 전구 등등 많은 것들이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이번에 하나 얻은 것은 몰입의 경험이었습니다. 인터넷이 자유로웠을 때는 퇴근하고 오면 이것저것 하기 바빴거든요. 블루스카이 보랴, RSS 보랴, 유튜브 보랴, 와중에 틈을 내서 게임하랴.. 이렇게 같은 시간에 여러가지를 하는게 시간을 알차게 쓰는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이 안되니 퇴근 후에 해야할 선택지가 많지 않았고, 퇴근 후에는 애초에 하기로 한 것만 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리 받아놓은 드라마를 본다든지, 스팀덱에 있는 게임을 플레이한다든지 책을 본다든지 말이죠. 신기하게도 그렇게 오랫동안 한가지를 몰입해서 하니 오히려 여러가지 할 때보다 퇴근 이후 시간을 알차게 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둑맞은 집중력을 되찾아준다는 라이트폰 같은 기기를 사람들이 왜 찾는지 조금이나마 이해를 했습니다. 선택지가 많아진다는게 무조건 좋은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제 강제 인터넷 디톡스 생활도 끝이네요. 강제 디톡스 생활을 하는 동안 얻은게 없었던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요즘 같은 세상에 인터넷이 없는 것은 너무 불편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