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가능한 이번 애플 신제품 기능들

어제 아이폰 이벤트에서는 무려 7개의 제품이 발표되었습니다. 아이폰 17 프로랑 에어를 비롯해 완전한 신제품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제품은 성능 업데이트, 기능 추가에 그친 제품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업데이트 된 제품들도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업데이트를 기다렸던 기능들이었죠.

그런데 이번에 애플 전문 매체인 Sixcolors의 기사를 보면 어제 소개된 기능 중 일부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세대 제품들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애플워치 고혈압 알림 기능

제가 이번 애플워치를 구매해야하나 고민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 혈압 체크 기능이었습니다. 지병이 혈압과 관련되어 있어서 혈압 체크 기능이 애플워치에 들어간다면 도움이 될 것 같았거든요.(실제로 발표된 기능은 혈압 체크 기능과는 거리가 멀어보였지만)

근데 이번 애플워치의 고혈압 알림 기능은 S9 이상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애플워치에서는 모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10, 애플워치 시리즈 9, 애플워치 울트라 2가 해당됩니다. 해당 애플워치를 갖고 계시다면 굳이 혈압 체크를 위해 애플워치 시리즈 11을 구매할 필요는 없는거죠. 저도 울트라2를 갖고 있어서 굳이 신제품으로 넘어갈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넘어야할 법적 규제가 있기 때문에 쓸 수 있을 때까지는 1년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애플워치 수면 점수 측정 기능

이번에 소개된 기능 중 수면의 정도를 점수로 측정해주는 기능도 새롭게 소개되었습니다. AutoSleep 같은 서드파티 앱에서는 예전부터 있었던 기능인데 이제 공식적으로 지원하는겁니다.

이 수면 점수 기능도 애플워치 시리즈 6, SE2부터 지원한다고 합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6이면 2020년에 나온 모델이니 벌써 5년 된 모델입니다.

새로운 워치페이스

이번에 추가된 새로운 워치 페이스도 (아마도) WatchOS 26 정식 출시 후에는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 해당 기사에는 없었던 이야기지만 애플은 전통적으로 이벤트에서 소개한 새로운 워치페이스를 별다른 하드웨어 제약 없으면 기존 애플워치에도 추가해줬습니다.

이번에 추가된 워치 페이스도 큰 이슈는 없어 보이므로 무난하게 기존 애플워치에서도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이번 WatchOS 26에서는 드디어 모든 워치 페이스에서 AOD 상태에서도 초침을 볼 수 있습니다.(시리즈 10부터 가능)

에어팟 프로의 실시간 통역 기능

이번에 에어팟 프로 3이 출시되면서 소개된 실시간 통역 기능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마치 예전 음성 다중 방송처럼(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겠군요) 상대방의 원래 목소리는 노이즈 캔슬링으로 줄이고 번역된 음성을 크게 들려주는 사용자 경험이 눈길을 끌었죠. 심지어 대화 쌍방이 둘 다 에어팟 프로 3을 착용하고 있으면 실시간으로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인이어를 못 쓰는 체질상 에어팟 4 ANC를 쓰고 있어서 좀 아쉬웠는데, 이 기능은 알고보니 에어팟4 ANC에서도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에어팟 4 ANC 뿐 아니라 에어팟 프로 2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시간 통역 기능 때문에 업그레이드할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마무리

이렇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얻을 수 있는 기능들 중 어떤건 제가 업그레이드를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로 필요한 기능이었기 때문에 의외로 돈이 많이 굳었습니다. 사실 이런 부분이 제가 애플 제품을 쓰는 이유 중 하나기도 하구요.

그런데 지금까지 애플이 새로운 기능을 아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넣어준 적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왜 유독 이번에는 고마울까(?) 생각해보니 위 기능들은 지금까지 한번도 소개된 적도 없었고 이번 하드웨어 이벤트에 처음 소개된 기능들입니다. 신제품의 하드웨어적인 기능이라고 오해할만했던거죠.

아마 원래대로였다면 6월에 열린 WWDC에서 위 기능들은 “이번 가을에 준비됩니다”라거나 “연말에 준비됩니다”하고 넘어갔을 기능들일겁니다. 하지만 애플은 이번 WWDC에서 한번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올초에 시끄러웠던 애플 인텔리전스의 시리 딜레이 때문이죠.

이후로 기능이 준비된 다음에 이야기하다보니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능들도 하드웨어 이벤트에서 같이 소개할 수 밖에 없게 된거죠. 앞으로도 소프트웨어로 추가되는 주요 기능들은 이렇게 하드웨어 이벤트에서 같이 발표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약간의 오해는 있을 수 있어도 나오지도 않은 기능을 미리 나온다고 광고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네요.

덧. 미국 애플 홈페이지에서 보니 혈압 체크 알림 기능은 단순히 알림 뿐 아니라 건강 앱에서 혈압의 측정치를 계속 추적해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혈압 측정기가 필요하다는걸 보니 어쩌면 갤럭시 워치랑 비슷한 방식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