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에 애플 실리콘이 탑재되면서 맥북은 아이패드에 좀 더 가까운 기기가 되었습니다.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낮은 발열과 전력 소비 수준 덕분에 여전히 많은 사용자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애플 실리콘을 쓰면서 얻게된 효과는 그 뿐이 아닌데요, 드디어 맥에서 아이패드와 아이폰의 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맥OS는 윈도우보다 더 오래된 컴퓨터 운영체제지만 앱 호환성이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에 비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앱 생태계는 이젠 누가봐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죠. 특히 한국의 앱 환경은 맥보다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좀 더 유리합니다. 아이폰, 아이패드 앱의 구동은 맥의 앱 생태계를 훨씬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애플 실리콘 M1 맥에서 iOS 앱 설치하는 방법
기본적으로 애플 실리콘 맥에서 iOS 앱을 설치하려면 두가지 방법이 존재합니다. 공식적인 방법과 비공식적인 방법이죠.
앱스토어에서 설치하는 방법
우선 공식적인 방법은 앱스토어에서 설치하는 방법입니다. 맥 앱스토어에서 iOS 앱을 발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앱스토어 구매 목록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맥 앱스토어 구매 목록에서 ‘iPhone 및 iPad용 앱’ 탭을 선택하시면 그동안 구매했던 앱 중에 맥에 설치할 수 있는 앱 목록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검색입니다. 검색어를 입력한 다음 ‘iPhone 및 iPad용 앱’ 탭에서 앱을 선택하는 방식이죠.
목록에는 맥에서 정식으로 지원되는 앱과 ‘개발자가 미처 체크하지 않은’ 앱들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앱 아래에 특정 문구들이 있는데요, ‘macOS 용으로 확인되지 않음’이란 문구가 없는 앱은 개발자가 맥도 정식으로 지원한다고 체크한 앱이고 해당 문구가 있는 앱들은 아직 맥에서 테스트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앱스토어 설치의 장점은 일단 무엇보다 공식적으로 지원되는 경로이므로 누구나 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그 중에는 개발자가 정식으로 테스트한 앱도 있어서 어떤 앱이 맥에서 공식적으로 지원되는지 쉽게 알 수 있죠.
하지만 많은 개발자들은 기술적, 정책적 이유로 앱스토어에서 맥에 실행되는 것을 차단해놓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앱도 없고 유투브 앱도 없죠. 그렇다보니 쓸만한 앱도 별로 없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iMazing 을 이용한 사이드로드
두번째 방법은 사용중인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IPA 파일을 추출해서 사용하는 비공식적인 방법입니다. 맥 앱은 아이폰, 아이패드와 달리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도 앱을 설치할 수 있는데(사이드로드) 이를 이용해 앱스토어에 없는 앱도 설치해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용해야하는 툴은 iMazing이란 툴입니다. 예전부터 맥에서 iOS 디바이스의 백업 및 관리 등에 사용되던 앱인데 애플 실리콘 맥에서는 IPA를 추출하는 목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죠.
참고로 구매하지 않은 앱의 IPA로 앱을 설치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IPA 파일에는 해당 사용자에 대한 사인이 존재하는데 이 사인 없이는 맥에서도 앱 설치가 안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iMazing으로 설치할 수 있는 iOS 앱은 본인이 직접 구매한 앱만 가능합니다.
일단 공식 홈페이지에서 iMazing을 설치하고 실행합니다. iMazing을 실행해보면 구매하라는 창이 나오는데요, 저희가 사용하려는 IPA 추출 기능은 구매하지 않아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냥 평가판으로 계속 사용하셔도 무방합니다.
제 경우 아이패드를 연결했는데요, 무선으로도 가능하지만 최초 1회는 유선으로 기기와 맥을 연결해주셔야 합니다. 이 화면에서 ‘앱 관리’로 들어갑니다.
‘앱 관리’ 화면에서 추출하고 싶은 앱 옆에 있는 구름 아이콘을 클릭해 앱을 다운로드합니다.
다운로드가 완료되면 오른 클릭(트랙패드에서는 두 손가락 클릭)을 하여 ‘IPA 파일 내보내기’를 클릭하면 추출이 완료됩니다.
이렇게 추출한 IPA 파일을 더블클릭하면 앱이 설치됩니다.
이 방법의 장점은 앱스토어에서 정식으로 지원되지 않는 유용한 앱과 게임을 설치해서 사용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 같은 경우 이 방법으로 다양한 앱을 추출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맥에서 지원되지 않는 Journey 같은 게임도 구동해볼 수 있죠.
하지만 이 방법은 비공식적인 방법이므로 언제든지 막힐 수 있다는 문제도 동시에 존재합니다. 개발자들이 해당 앱이 맥에서 실행되지 않기를 원해서 막아놓은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개발자의 의지나 정책을 위반하는 사용 패턴이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지속적으로 이 방법을 막으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맥OS 버전도 초기에는 차단되었다가 현재는 다시 풀린 상태입니다만 언제든지 애플의 의지에 따라 서버 단에서 해당 앱의 실행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정식으로 테스트된 앱이 아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실행이 안될 가능성도 항상 존재합니다. 이 방식으로 추출해서 사용했던 앱 중 트위터나 GRID:Autosports 같은 앱은 정상적으로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만약에 iOS 앱이나 게임이 잘 안된다면..
이렇게 설치한 iOS 앱은 원래 터치에 최적화된 UI 설계를 갖추고 있는 만큼, 정상적으로 실행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트랙패드가 멀티터치를 흉내내긴 하지만 영 부족할 수 있죠. 이럴 때 사용할 수 있는게 터치 대체 모드입니다.
터치 대체 모드를 사용하려면 iOS 앱을 실행한 다음 앱 이름을 클릭하면 됩니다.
터치 대체 모드는 터치스크린 대신 키보드나 트랙패드를 이용해 일정한 동작을 마치 터치스크린처럼 에뮬레이션 해주는 기능입니다. 맥에서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 이 터치 대체를 켜는 것만으로도 정상 동작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터치 대체모드는 기본적으로는 iOS 게임을 맥에서 할 때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방향키로 화면 중심에서 스와이프하는 동작을 에뮬레이션 할 수 있고 스페이스를 클릭하면 화면 가운데를 터치합니다. 또한 Option(Alt) 키를 누른 상태로 트랙패드를 조작하면 마치 트랙패드 전체가 아이폰의 터치스크린인 것처럼 조작할 수 있습니다.
터치 대체 모드는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된 iOS 앱을 좀 더 원활하게 사용해주는 기능이지만 아직까진 좀 불편하고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앱이 많습니다. 현재 베타가 진행되고 있는 맥OS 11.3부터는 세부적인 설정이 가능하고 게임 컨트롤러 지원이 되는 앱의 경우 맥의 키보드와 키를 매칭시킬 수 있는 기능도 지원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마무리
예전 제 맥북 에어 리뷰에서도 언급했듯, iOS 앱의 구동은 아직 명확하게 장점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개발사가 맥에서 자신들의 앱을 사용할 수 없도록 차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보니 현재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앱은 개발사에서 맥에서 테스트해서 허용한 앱과 관리가 안되고 있는 앱들 뿐입니다.
따라서 현재는 명확하게 장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맥에서 iOS 앱의 실행은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미 iOS 앱을 개발하던 앱 개발사는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 맥 생태계에 진출할 수 있고, 사용자 입장에서도 iOS의 다양한 앱 생태계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