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누스 토발즈는 취미로 커널(…)을 만들던 핀란드의 개발자이자, PC의 저전력 운용에 초점을 맞췄던 크루소 CPU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었고, 리눅스 재단의 지도자로서 군림하고 계시는 분입니다. 한마디로 리눅스 세계에서는 엄청난 영향력을 지니신 분이죠.
예전에 GNOME의 창시자와 구글 +에서 설전했던 일에서도 잠깐 언급하긴 했었지만 손바닥만한 모바일 컴퓨터부터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대형 슈퍼 컴퓨터까지 운영하는 리눅스라는 운영체제에게 데스크탑 분야는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데스크탑을 제외하곤 리눅스가 들어가는 모든 컴퓨터에서 리눅스는 점유율 1위를 갖고 있거나 꽤 비중있는 점유율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데스크탑 점유율은 여전히 2%를 넘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리누스 토발즈는 데스크탑 리눅스의 현재를 아쉬워하면서도 줄곧 커널의 탓이 아니라고 못을 박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리눅스는 커널에 불과할 뿐이라는거죠. 하지만 오늘날 우분투, 레드햇, OpenSuSE, Linux Mint 같이 리눅스 커널을 사용하는 모든 데스크탑 운영체제를 우리는 리눅스라고 부르고 있고 리누스 토발즈 본인도 부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도 리눅스 데스크탑이 여전히 빛을 못보고 있는 것은 확실히 커널 자체의 문제는 아닙니다. 외부 드라이버의 지원, 완성도가 낮은 데스크탑 환경,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안드로이드는 우주의 먼지로 만들어버릴 정도의 파편화 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리눅스 데스크탑의 문제는 저런 산적한 문제들을 누군가 이끌어가면서 해결하지 않으려 한다는데 있습니다. X윈도는 개발된지 30년이 다되어가지만 “표준” 데스크탑 환경만 있지 강제성이 없습니다. 데스크탑 환경은 5~6개의 메이저급 프로젝트가 중구난방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걸 사용해 배포판들은 또 각자의 방식대로 조합하고 최적화하고 있죠. 이런 현상은 “다양성"이라는 좋은 측면을 갖고 있지만 반대로 힘이 집중되지 못하고 여기저기 분산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분투 같은 배포판이 그나마 총대를 매고 가고 있습니다. 배포판 독자적인 데스크탑 환경을 갖췄고, 디스플레이서버도 30년간 사용하던 X를 버리고 Mir를 개발하여 탑재하고 있죠. 하지만 이렇게 분산되어있는 생태계에서 우분투의 노력은 공허할 뿐입니다.
이런 분산된 상황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주체가 저는 리눅스 재단이라고 생각하지만 리누스 토발즈께서는 그럴 의지보다는 커널 개발 자체에 집중하실 생각인 것 같습니다. 확실히 리눅스는 데스크탑보다 다른 부분의 시장이 더 크기 때문에 그게 어쩌면 당연한 선택일 수도 있겠죠.
리눅스 토발즈옹마저도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리눅스 데스크탑이 볕뜰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발을 빼며 예언할 정도인데… 과연 우분투의 고군분투는 언제쯤 끝이 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