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impsons Season 9 Episode 8 “Lisa the Skeptic”

심슨의 에피소드 중 갠적으로 좋아하는 에피소드.

스프링필드에서 역사적으로 화석이 많이 발견되는 장소에 대형 마트를 지으려고 하자 리사가 반대하여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화석 발굴을 다시 재 진행하게 된다.(주최가 스프링필드 초등학교..)

화석 발굴 진행 중 리사가 마치 천사처럼 생긴 날개를 갖고 있는 인간의 온전한 화석을 발견한다.

스프링필드의 주민들은 이 화석이 진짜 천사의 화석이라고 믿었다. 의사 히버트마저도 해부학적으로 인간이라 할 수 없으니 천사가 아닐까 하는 주장을 내놓는다.

심슨 에피소드에서 전통적으로 리사는 지식인 계층과 Liberalism을 대표하는 캐릭터. 당연히 리사는 이 화석이 천사의 화석이라는데 반대하고 주민들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한다.

리사는 이 천사 화석의 일부를 잘라서 당시 스프링필드 자연사 박물관에서 근무하던 고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 박사(…)에게 화석의 분석을 의뢰하고 박사도 흔쾌히 수락한다.

그러나 감정 결과는 “확정 불가"로 나오고 마을 주민들의 믿음은 더욱 커져간다. 설상가상 리사가 과학적 근거를 들어 천사 화석이 가짜라고 주장하는 것이 TV에 나오자 분노한 군중은 스프링필드의 모든 과학 시설을 파괴한다.(심지어 기독교 과학 시설도 파괴한다.)

그러던 중 천사상이 없어지고, 분노한 군중은 리사가 천사상을 파괴한 것이라고 믿고 리사를 재판대에 세운다. 법정에서 재판 중에 법정 너머로 천사상이 발견되고, 군중들과 리사는 밖으로 뛰어나간다. 이때 아무도 없는 빈 법정에서 스나이더 재판장은 판결문을 읽는다.


"리사 심슨은 무죄로 판결되었소. 그리고 종교는 과학으로부터 접근 금지령을 내리겠소. 종교는 과학으로부터 항상 5m이상 떨어져있어야 함을 판결합니다.”

법정 밖에 있는 천사상은 별안간 세계의 종말을 예언한다. 신앙심으로 뭉친 주민들은 그 말을 듣고 종말을 준비하지만 리사는 끝까지 종말은 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믿는다. 심슨 일가에서 제일 정상적인 마지 심슨마저도 그런 리사를 위해 기도한다.

그리고 종말의 순간, 천사상이 “세상의 종말을 대비하라"라고 외친다. 그리고 이 순간만큼은 계속 믿음을 갖지 못하던 리사도 엄마의 손을 꼭 잡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천사 화석 사건은 할인 마트 측의 조작으로 밝혀졌고, 마트의 쇼 마케팅으로 마무리 되었다. 리사는 스티븐 제이 굴드 박사에게 "왜 가짜인걸 알면서도 확정 불가라고 하셨던거죠?” 라고 묻자 박사는 “리사야. 사실은 난 검사도 하지 않았어. 공짜로 일할 순 없잖니."라고 답한다.

이 에피소드는 크게 두가지 실제 사건에 기초하고 있다. 하나는 유명한 화석 날조 사건인 필트다운인 화석 사건과 스콥스 재판이다.

필트다운인 화석은 고생물학자 찰스 도슨의 사기극으로 인류 최초의 두개골이라는 이름으로 근대 역사에서 꽤 오랫동안 사실로 믿어졌던 화석이다. 당시에도 가짜라는 많은 증거가 발견되었지만 이 화석 자체가 "영국 고생물학의 위상”, “생물은 머리부터 진화했다는 당시 이론"을 뒷받침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믿고 싶어하지 않았다.

천사 화석도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화석이었고, 의심스러운 증거가 많았지만 단지 확정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주민들은 믿고 싶어하지 않았다.

스콥스 재판은 미국 데이턴이라는 한 작은 마을에서 과학을 가르치던 존 스콥스에 대한 재판이다. 스콥스가 기소된 이유는 "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쳤기 때문”. 당시 테네시 주 법률은 “공립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치지 못한다"라는 법률이 있었다. 이 재판에서 스콥스는 결국 유죄 판결을 받았다.

리사와 주민들 사이에서 벌어진 재판도 이와 유사한 구도를 가진다. 스콥스와 달리 리사는 무죄판결을 받았고, 종교는 과학으로부터 접근 금지 명령도 받았지만 실제 스콥스 재판에서는 반대의 판결이 내려졌으니 그것도 재밌는 부분이다.

덧. 이 에피소드에서 스티븐 제이 굴드 박사는 본인으로 직접 성우 출연을 했다.(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이 에피소드는 1997년작이다) 심슨에서 웬만한 유명인은 대부분 본인이 목소리를 녹음하는데 스티븐 제이 굴드 박사도 예외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