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zilla, Pocket 서비스 종료

제가 경주에 가있는 동안 Mozilla에서 Pocket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직도 잘 쓰고 있는 서비스라서 약간 충격이었는데, 최근 모질라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어쩔 수 없는 결정인 것 같습니다.

Pocket은 원래 Read it Later라는 스마트폰 대중화 초기 서비스였습니다. 3G 시절만해도 스마트폰으로 어디에서든 인터넷이 원활하지 않았거든요.(특히 미국이나 유럽 같은 곳은 더더욱)

그래서 밖에서는 링크를 저장해놨다가 통신망이 좋은 환경(Wifi가 잘 지원되는 실내나 집)에서 나중에 몰아서 읽는 형태로 브라우징을 했었는데, Read it Later는 그때 출시된 서비스입니다. 같은 시기에 나온 Diggs나 Instapaper도 다 같은 서비스였죠.

이 서비스들은 단순히 링크를 저장하는 것 뿐 아니라 저장한 링크의 내용을 모바일에 맞게 최적화해서 보여주는 역할도 있었습니다. 그때만해도 대부분의 웹사이트가 모바일에 최적화되지 않았거든요. 한마디로 모바일 시절 초창기에 존재할 수 있었던 서비스였던거죠.

Read it Later는 이후 Pocket으로 이름을 바꾸 모질라에 인수되었습니다. 그때도 모질라는 파이어폭스 외에 다른 수익원을 찾고 있던 시기였거든요. 이후 Pocket의 일부 기능을 유료화하고 수익원을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통신망 기술이 발전하고 웹사이트가 모두 모바일에 최적화되면서 이런 앱들의 필요성 자체가 줄어들었거든요. 시장 자체가 사라진거죠. 이후에는 거의 계속 방치되어있던 것 같습니다.

모질라는 최근의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파이어폭스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Pocket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 같습니다. 파이어폭스의 브라우저 경쟁력이 다른 브라우저에 비해 떨어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잘 쓰고 있던 서비스라서 개인적으로 영향은 좀 있긴하네요. 비슷한 서비스를 찾아봐야할지..

일단 모질라에서 공개한 Pocket 서비스 종료 타임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25년 5월 22일 – 앱스토어 앱 종료, 구독 서비스 종료, 새로운 계정 가입 종료
  • 2025년 7월 8일 – 기존 사용자 서비스 접근 불가(내보내기만 접근 가능), 구독자 환불 진행
  • 2025년 10월 8일 – 내보내기 서비스 종료. 모든 계정과 데이터 삭제.

즉 기존 가입자는 7월 8일까지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고 10월 8일까지는 데이터 백업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혹시 지금이라도 데이터 백업이 필요하다면 아래 주소에서 데이터 내보내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https://getpocket.com/export

아무리 필요성이 예전에 비해 떨어졌다고 해도 저한테는 인터넷이라는 망망대해에서 나중에 목적지로 다시 찾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부표 같은 앱이었는데 아쉽습니다. 브라우저의 북마크 기능을 쓰면 되는거 아닌가 할 수 있지만 북마크가 무한정 늘어나게 되면 검색도 어렵고 북마크는 즐겨찾기 목적으로만 쓰고 있어서 말 그대로 나중에 읽으려는 목적으로는 별로 적합하지 않거든요.

어쨌든 별도의 ‘나중에 읽기 목록’이 필요하긴 한데.. 단축어를 이용해서 그냥 파일 형태로 만들어야 할지.. 사파리의 ‘읽기 목록’을 쓸지 고민이 좀 되네요. 단축어나 사파리 브라우저 기능이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이 경우 다른 플랫폼과 브라우저에서는 링크 저장이 안된다는 문제가 있어서 고민되네요.

현재도 이런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앱들이 있는지.. 백업이 완료되면 대체 서비스를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덧. 이글루스가 종료되었을 때도 그랬지만 이런 서비스들이 종료될 때마다 웹의 한 부분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씁쓸합니다. 이제 웹에서 지속 가능한 서비스는 어쩌면 이커머스랑 대기업 서비스 정도 밖에 안남은거 아닌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