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14, iPadOS 14, WatchOS 7 사용기

개인적으로 애플 디바이스를 쓰는 이유 중 상당 부분은 한번 구매하면 상당한 기간 동안 지원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기능이 제한적이었던 디바이스도 업데이트를 통해 전혀 새로운 디바이스로 탈바꿈하기도 하고, 구매한지 5년이 넘은 기기도 신기능 거의 대부분을 사용할 수 있죠.

이번 주 목요일(9/17)에 애플의 새로운 운영체제들이 대거 업데이트 되었습니다.(맥OS 빼고) 베타 버전은 쓰지 않는다는 주의라서 정식으로 업데이트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바로 업데이트 했습니다.

이번 OS들은 베타 후 GM 주기가 매우 짧았습니다. 보통은 베타가 종료된 후 GM 버전 출시 후 일주일 후에 정식으로 출시되는 패턴인데, 이번엔 GM 주기를 하루 밖에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안정적이라고 판단한걸까요? 아마 9/16에 진행되었던 이벤트에서 발표된 새로운 하드웨어들이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출시를 서두른 것으로 보입니다. 사용자들은 빨리 새 운영체제를 써볼 수 있어 좋았지만 개발자들은 비명을 지를만한 소식이었죠.

이번 운영체제 라인업은 기능 추가가 그리 많진 않습니다. iOS12가 그랬던 것처럼 기능의 추가보다는 성능의 최적화에 힘을 쓴 운영체제입니다. iOS13이 상대적으로 기능의 추가가 있었던 반면 버그도 상당히 많았죠. 이번 iOS14 라인업은 버그를 잡고 성능을 최적화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iOS 14

iOS14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홈 화면의 재정의입니다. 아이폰의 메인 화면인 스프링보드는 앱을 실행할 수 있는 런처일 뿐 아니라 각 앱의 알림을 표시해주기도 하고, 앱을 삭제할 수도 있는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런처였습니다. 스프링보드는 아이폰이 처음 나온 이래 계속 아이폰의 주요 정체성이었죠.

스프링보드는 애플답게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쉽다는 특성이 있었지만 몇가지 한계가 있었습니다. 먼저 표시할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이었죠. 정보를 보려면 반드시 앱을 실행해야했습니다.

또 다른 한계는 모든 앱을 홈 화면에 모두 늘어놔야만 쓸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앱을 많이 사용하면 앱 화면이 엄청나게 늘어나기 시작하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폴더 기능도 도입되었지만 부족했습니다.

iOS14는 이런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두가지 기능을 홈 화면에 도입했는데, 바로 위젯과 앱 보관함입니다.

위젯

위젯 기능은 아이폰만 썼던 사용자들에겐 낯선 기능이죠. 반면 안드로이드를 비롯해 다른 스트폰 운영체제에서는 많이 도입된 개념입니다. 위젯은 간단한 정보를 앱을 열지 않고도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iOS 14 이전에도 위젯 기능이 있었지만 별도 화면 공간에서 쓸 수 있는 기능이었지 아예 홈 화면으로 들어온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위젯 덕분에 몇년 간 같은 세팅으로 써오던 홈 화면 구성을 바꿔야했습니다. 몇년간 써오던 세팅이다보니 이걸 최적화하는데만 며칠 걸렸죠. 지금도 최적화하는 중이지만 대략적인 구성은 이렇습니다. 아직 위젯을 본격적으로 홈 화면에 도입 시킨 것은 아니죠.

iOS 14의 위젯은 기존의 iOS 앱 위젯과 다르므로 개발자들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지원하는 앱이 많지 않아 얼마나 유용할지 활용도는 잘 모르겠습니다.

홈 화면 안으로 위젯이 들어오는 구성은 저한테는 아직 낯선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과거 맥OS의 대시보드처럼 위젯 영역이 따로 분리되어있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선택권이 있다는 것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겠죠.

앱 보관함

앱 보관함 기능은 모든 앱이 아이폰의 홈 스크린에 나와야한다는 고정 관념을 깨기 위한 시도로 보입니다. 실제로 우리의 아이폰은 자주 사용하는 앱 말고도 금융, 결제, 회사 정책 등 여러가지 이유로 설치되어야만 하는 앱들도 설치되어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그런 앱들은 잡동사니 폴더 같은데 몰아넣는데 이러면 찾기가 너무 힘듭니다.

iOS 14의 앱 보관함 기능은 이런 노력(?)을 할 필요 없이 홈 화면에는 즐겨찾는 앱만 넣어놓고 나머지는 앱 보관함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타 복잡하게 앱을 정리할 필요 없이 자주 쓰는 것만 남겨놓고 기존 복잡했던 홈 화면들은 숨겨버릴 수 있죠.

홈 화면에 없는 앱들은 앱 보관함에서 찾거나 검색을 하면 됩니다. 잘 안쓰지만 필요한 앱들을 굳이 홈 화면에 늘어놓고 매번 복잡하게 정리할 필요성이 없어진 것이죠. 앱 보관함은 카테고리 별로 앱들이 자동 분류되어있어서 찾기 쉽습니다.

잘 안쓰는 앱을 홈 화면에서 제거하려면 삭제를 하면 됩니다. 삭제할 경우 앱 보관함으로 보낼 것인지 물어보는데, 앱 보관함으로 이동한 앱은 삭제되지 않지만 홈 화면에서는 사라집니다. 홈 화면 정리가 훨씬 쉽겠죠.

앱 보관함은 앱이 많아져 앱 정리에 한계를 느끼는 사람들에겐 반드시 필요한 기능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스프링보드에 오랜 세월 적응해온 아이폰 사용자들로서는 역시 적응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습니다.

시리

홈 화면의 변화 외에 시리도 바뀌었습니다. 시리가 전체화면에서 실행되지 않고 사용 중인 화면에서 작은 아이콘으로 실행되는 형태로 바뀌었는데, 웃긴건 이 상태에서는 기타 조작이 되지 않습니다. 시리가 전체화면으로 실행되진 않지만 어차피 조작이 되지 않으니 큰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

이 부분은 향 후 수정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iPadOS에서는 시리가 실행중인 상태일 때 기타 조작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iPadOS 14

홈 화면이 주로 변한 iOS14와 달리 iPadOS 14는 내부적인 변화가 더 큰 느낌입니다. 일단 홈 화면만 봤을 때는 위젯 기능 등 얼핏 iOS14와 동일해보이지만 덜 만든 느낌이 듭니다.

위젯

일단 iPadOS 14는 위젯 기능이 탑재되었지만, 기존 위젯 영역에만 추가할 수 있고 홈 화면안으로 추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위젯의 모양은 비슷하긴 한데 어쨌든 기존 사용성은 iPadOS 13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입니다.

아이패드 프로 11인치의 경우 즐겨찾기(가로 화면일 때 항상 표시되는)가 두개 밖에 지정이 안되어서 오히려 이전보다 배치할 수 있는 위젯의 숫자는 줄어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나머지 공간은 국 끓여 먹으려고 그러나..)

또한 iOS 14와 달리 iPadOS 14는 앱 보관함 기능을 아예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홈 화면만 봤을 때는 iPadOS 14는 iPadOS 13과 크게 다르지 않고 기존 스프링 보드의 한계를 그대로 안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었던 걸까요? 아니면 아이패드에는 아이폰만큼 앱을 많이 설치하지 않는다고 본걸까요? 제 생각엔 전자인 것 같습니다. iPadOS 13에서 그랬던 것처럼 메이저 버전 업데이트를 통해 향후 기능이 추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보입니다.

사이드바

홈 화면에 외에 iPadOS 14는 좀 더 컴퓨터처럼 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보입니다. 가장 먼저 음악 앱과 사진 앱, 파일 앱이 사이드 바를 지원하도록 인터페이스가 바뀌었습니다. 특히 음악 앱은 재생 화면이 맥의 음악 앱 전체화면과 비슷하게 바뀌어서 실시간 가사보기를 켜놓으면 상당히 이쁩니다.

Spotlight / Siri

그 외에도 아이폰 때문에 아이패드에서도 불필요하게 전체 화면으로 실행되던 여러 요소들이 바뀌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검색 창이있죠. 아이패드의 검색 창은 맥의 Spotlight와 기능이 거의 동일한데 인터페이스도 비슷해졌습니다. 이제 검색을 실행하면 전체화면으로 실행되는게 아니라 맥처럼 실행됩니다.

Siri도 iOS14에서처럼 작게 실행되도록 바뀌었는데, 신기한 점은 iOS14 시리는 실행중일 때는 폰의 다른 조작이 안되는 반면 iPadOS 14는 시리가 실행되고 있는 상태에서도 조작이 가능합니다.

시리가 전체화면으로 실행되지 않도록 바꿨다면 iPadOS 14쪽이 맞는 설계겠죠. 하지만 터치스크린은 가능해도 키보드는 조작이 안되는데 단순 버그인지 의도된 동작인지 모르겠습니다. 덜 마감된 느낌입니다.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여전히 알림센터와 컨트롤센터는 아이폰처럼 전체화면으로 실행됩니다. 이렇게 아이폰으로 인해 전체화면으로 실행되던 부분들을 하나씩 수정해가는 것이 iPadOS의 주요 과제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하드웨어 키보드로 한영 전환 오류 수정

개인적으로는 소소하지만 가장 반가운 변화도 있었는데요, 아이패드에서 하드웨어 키보드 사용시 한글 입력 버그가 드디어 해결되었습니다. 기존 iPadOS 13에서는 매직키보드, 스마트키보드 폴리오 할 것 없이 한영키 전환 후 일정 시간 동안(입력기 전환 창이 뜨는 동안) 영문 대문자가 입력 안되는 버그가 있었는데, iPadOS 14에서는 더이상 발생하지 않습니다.

도형 자동 완성

개인적으로 반가웠던 두번째 부분은 애플 펜슬의 도형 자동 완성 기능입니다. 전 포스팅할 때 스크린샷을 찍어 이미지에 주석을 넣는 기능을 많이 사용하는데요, 애플 펜슬을 통해 이미지에 주석을 넣는건 쉽지만 깔끔하게 그려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iOS13에서는 이렇게 그려야 했지만

iPadOS 14에서는 애플 펜슬로 대충 도형을 그려주면 자동으로 깔끔한 도형으로 만들어주는 기능이 탑재되어 애플펜슬로 쉽게 도형을 그려 주석을 넣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몇 년동안 서드파티 앱을 검색하며 찾아다녔던 기능이었는데 기본 기능으로 탑재되니 반갑습니다.

iOS14에서는 이미지 주석을 훨씬 깔끔하게 그릴 수 있습니다.

애플 펜슬 강화 기능은 필기를 텍스트로 인식 시켜주는 Scribble 기능도 있지만 현재는 한글 입력을 지원하고 있지 않아 웹주소 입력시를 제외하고는 활용도가 현재는 높진 않은 상태라 아쉽습니다.


WatchOS 7

WatchOS 7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새로운 페이스입니다. 정식 버전 출시 후 WWDC에서 소개되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신규 페이스가 추가되었습니다. 새로운 애플워치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건가 싶었는데 WatchOS 7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시계들(시리즈3 제외)은 다 쓸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페이스

추가된 페이스는 각각 다음과 같습니다. 타이포 그래피, 미모티콘, GMT, 크로노그래프 프로, 카운트 업, 스트라이프, 아티스트 등 총 7개의 페이스가 신규 추가되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한 Watch OS 7은 페이스가 가장 많이 추가된 버전입니다.

이제 WatchOS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페이스는 36 종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페이스마다 커스터마이징 요소에 컴플리케이션 요소까지 합치면 수십만가지의 페이스를 만들어낼 수 있죠. 애플워치의 페이스는 서드파티 워치 페이스 개발을 막고 있어 종류는 적어보이지만 활용도는 높은 편입니다.

이번에 추가된 페이스를 다 살펴보진 못하겠지만 몇가지 인상 깊은 페이스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타이포그래피 페이스는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페이스입니다. 산뜻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특징입니다. 다만 이런 디자인의 페이스는 컴플리케이션을 별도로 설정할 수 없어서 보통 하루의 마무리나 일요일 쯤에 사용하곤 하죠.

크로노그래프 프로는 기존 크로노그래프를 업그레이드한 페이스입니다. 크로노그래프 프로에는 기존에 없던 타키메터(Tachymeter)라는 기능이 들어가 있습니다. 타키메터는 아날로그 시계 중 속도와 거리를 측정하는 기능이 있는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의미합니다. 1km를 이동한 다음 걸린시간을 통해 속도를 계산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GPS로 이동 속도를 실시간으로 계산하는 애플워치에서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크로노그래프 시리즈는 복잡한 기능을 갖춘 아날로그 시계 화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의 의미가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모티콘 페이스는 아이폰에서 설정한 미모지를 페이스에 띄우도록 설정할 수도 있고, 기존 동물 모양의 애니모지를 띄울 수 있는데 상당히 귀엽습니다. 시계 화면에 둥둥 떠있는 얼굴을 보자니 시리와 결합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들더군요. 각각의 동물은 고유의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손 씻기

이번 WatchOS 7에서 추가된 손 씻기 기능은 감영병이 돌고 있는 현 시국에 알맞는 기능이죠. 마이크와 자이로스코프를 통해 손 씻는 순간을 자동으로 포착해 20초 카운트 다운을 보여줍니다. 만약 20초보다 일찍 손 씻기를 마무리하면 좀 더 씻으라고 알림을 줍니다.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손을 20초 이상 씻어야한다는 잔소리와 함께 말이죠.

또한 위치 추적 기능을 통해 집에 돌아오면 손을 씻으라고 잔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엄마보다 더한 잔소리 기능이죠. 하지만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손 씻기가 중요합니다. 몇 번을 강조해도 중요하죠.

수면

WatchOS 7에는 드디어 오래 기다리던 수면 추적 기능이 내장되었습니다. 기본 수면 추적 기능은 기존 애플워치의 수면 추적 앱들과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깊은 수면, 얕은 수면 측정 기능이 있는 다른 수면 앱과 달리 애플워치 수면 앱은 수면 시간만 측정합니다.

애플워치의 수면 기능은 수면의 정확한 측정보단 수면의 일관성과 건전성에 더 중점을 둔 것 같습니다. 자야하는 시간을 미리 알려주고 일정 시간을 수면 모드 활성화 시간으로 설정할 수 있는데, 수면 모드가 활성화되면 시계 화면도 어두워지고 다른 조작이 되지 않습니다. 다른 조작을 하려면 무조건 크라운을 돌려서 모드를 해제해야 합니다.

하지만 역시 기본 기능인만큼 여러가지 제약이 있는 서드파티 앱과 달리 수면 시간 측정도 상당히 정확합니다. Autosleep은 동기화 시간의 격차가 있어서 수면과 기상 시간이 잘 못 측정되는 경우가 있는데 기본 수면 앱은 동기화 시간의 격차도 없고 측정도 훨씬 정확한 것 같네요.

단축어

개인적으로 WatchOS 7의 반가운 변화는 단축어를 애플워치에서 시리 없이 버튼 형태로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기존에는 애플워치에서 단축어를 실행하려면 반드시 시리를 통해 써야해서 불편했죠.

WatchOS 7에서는 별도의 단축어 앱에서 단축어 버튼을 실행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단축어 버튼을 애플워치에서 나타내려면 시리를 한번은 실행해줘야 합니다. 별도 컴플리케이션으로 등록해서 실행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애플워치에서 단축어 접근이 이전보다 쉬워졌습니다.(단축어의 전신인 Workflow를 생각해보면 이제야 기능이 돌아온 셈이긴 합니다만..)

사라진 포스터치

WatchOS 7은 추가된 기능 뿐 아니라 없어진 기능도 있는데요, 바로 포스터치 기능입니다. 포스터치 기능은 아이폰 11에서 삭제되면서 서서히 없어질 운명을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WatchOS 7에 이르러서는 OS 단에서 기능이 아예 사라졌습니다.

새로 나온 시리즈 6이나 SE는 당연히 포스터치 기능이 없겠지만 이미 기능이 탑재되어있던 시리즈 3, 4, 5에서도 포스터치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기존에 포스터치로 사용하던 기능은 롱 클릭 또는 별도 버튼을 만들어놓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마 WatchOS 7이 뭔가 버튼이 많아졌다고 생각하신다면 그 때문일겁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방식이 더 직관적이긴 한데, 그래도 하드웨어 적으로 존재하는 기능을 아예 비활성화 시켜버린건 역시 좀 아쉽습니다. 포스터치 센서 가격도 제가 산 애플워치 가격에 포함되어 있을텐데 말이죠.

ECG 기능은 언제..

당초 루머와 달리 심전도(ECG)의 한국 지역 지원은 업데이트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루머가 계속 나오고 있고 애플도 이미 식약처 허가를 받은 상태이므로 다음 WatchOS 7.1 업데이트에서는 활성화되길 기다려봅니다.

에어팟

이번 OS 변화 라인업에는 에어팟도 포함되었습니다. 바로 자동 전환 기능과 공간 음향 기능입니다.

자동전환 기능

자동 전환 기능은 WWDC에서 발표되었을 땐 연결을 그냥 자동으로 연결했다 끊었다하는 개념인줄 알았습니다. 연결되지 않은 기기에서 음악을 실행하면 자동으로 현재 기기에서 연결을 끊고 해당 기기에 연결하는 방식인줄 알았죠. 에어팟은 여러 기기를 동시에 연결하는 멀티페어링 기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근데 막상 실제로 사용해보니 자동 전환 기능은 멀티페어링에 가까운 기능이었습니다. 일단 에어팟을 착용하면 모든 기기에 헤드폰이 연결된 표시가 나옵니다. 한 기기에서 음악을 듣다가 다른 기기에서 음악을 재생하면 자동으로 가장 최근에 음악을 재생한 기기로 전환됩니다. 이 과정에서 연결이 되었다가 끊어졌다 하지도 않고 부드럽게 연결됩니다.

실질적으로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의 멀티페어링과 동일한 사용 경험이긴 하지만 일반 블루투스 멀티 페어링의 경우 동시 연결 갯수에 제한이 있는게 일반적입니다. 게다가 에어팟 자체의 기능이라기보다는 에어팟과 연결되는 iOS와 iPadOS 에서 지원해야 쓸 수 있는 기능이기 때문에 블루투스 표준이 아닌 뭔가 애플만의 방식으로 멀티페어링을 구현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에어팟 1세대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공간 음향

공간 음향 기능은 에어팟 프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저는 OS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에 적용되는 기능인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지원되는 동영상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까진 동영상이 돌비 Atmos를 지원하면 공간 음향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는 넷플릭스와 유투브에서 아무리 돌비 Atmos 가 적용된 영상을 재생해도 제대로 지원되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애플 TV+의 컨텐츠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최근 듣기로는 WATCHA 쪽에도 적용되었다는 것 같습니다.)

공간 음향 기능을 테스트해보시려면 에어팟 프로를 연결한 다음 애플 TV 홈페이지에서 아무 트레일러나 재생해보시면 됩니다. 동영상을 재생했는데 ‘연결이 끊겼나?’ 싶다면 성공입니다. 실제로는 에어팟에서 소리가 나오지만 느껴지기에는 기기 스피커에서 재생되는 느낌이기 때문이죠.

실제 사용해본 감상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치 동영상 감상을 위해 최신 설비로 구축한 방에서 영상을 감상하는 느낌이랄까요? 노이즈 캔슬링 뿐 아니라 이 기능만으로도 에어팟 프로의 뽐이 올 정도입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지원하는 앱이 적어서 테스트 목적으로만 그치는게 다소 아쉽습니다.

마무리

간단하게(?) iOS 14, iPadOS 14, Watch OS 7을 써본 후 사용기를 정리해봤습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업데이트는 변화의 폭이 크지 않아 익숙하면서도 기존의 틀을 깨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던 업데이트였던 것 같습니다. iOS는 오랫동안 유지되었던 홈 화면의 전통을 깨고 위젯과 앱 보관함을 두었고, iPadOS는 한 걸음 더 PC 같은 모습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WatchOS는 새로운 페이스와 수면 측정 기능이 추가되었죠.

제가 애플 제품을 좋아하는 것도 이런 모습 때문입니다. 애플 기기는 처음에 샀던 기능 그대로인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예전엔 사용할 수 없었던 기능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별도 비용 없이 추가되곤 합니다. 에어팟 프로만해도 처음엔 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무선 이어폰이었지만, 지금은 영화를 극장에서 보듯 감상할 수 있는 공간 음향 기기가 된 것처럼 말이죠.

게다가 이런 업데이트가 출시된지 5년정도 된 아이폰 6s와 아이패드 미니 4세대에도 지원된다는 것은 상징적입니다. 이렇듯 오랫동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애플 제품을 살 때는 이런 기능 추가가 적어도 5년 정도는 지속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됩니다. 이건 다른 제조사가 가지지 못한 애플 제품의 가장 큰 힘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