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 스티브 잡스

최근 애플에 대해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그 이유는 iPod이 아니다. MAC OSX 때문이다.

확실히 MAC OSX는 기발한 물건임에는 틀림없다. 유닉스, 리눅스의 견고함에 윈도우를 능가하는 사용자 중심의 편의성을 알맞게 결합한 이 운영체제는 확실히 뛰어난 작품에 틀림없다.

리눅스 계열에서 가장 사용하기 쉽다고 하는 우분투조차도 아직 MAC OSX의 편의성에는 못미치는게 사실이다.

얼마전 서점에서 iCon 스티브 잡스를 샀다.

스티브 잡스가 아니었다면 아마 애플은 2000년 초기에 MS나 IBM에 인수되었을 것이다. iMAC, MAC Book, MAC OSX, iPod 등등 모두 스티브잡스의 작품이다.

기업가의 면모와 종교지도자(?)의 면모를 동시에 지닌 스티브 잡스가 궁금해져서 산책이었는데..

느이책 안티아냐-_-;;;정말 꽤 많은 부분에서 스티브잡스를 ‘까는’ 장면이 나온다.

가령 그의 타고난 천재성으로 그는 워즈니악에게 돌아갈 보너스를 가로챘다라든지그는 지구 반대편을 볼 수 있는 시각을 지녔지만 거기까지 가는 방법은 전혀 몰랐다 라든지..-_-;그러나 필자의 의도야 어쨌든 잡스가 이루어 놓은 결과물은 정말로 뛰어난 것이며 당분간은 이 업적을 따라갈 사람도 없어 보인다.

책 중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애플II’라는 PC의 성공으로 작은 기업에 불과했던 애플은 IBM과 대등하게 시장을 놓고 겨룰만한 위치에 올라와 있었다.

잡스는 자신의 딸 리사의 이름을 붙인 컴퓨터 ‘리사’가 실패하자 다시 ‘맥킨토시’라는 컴퓨터를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맥킨토시는 정말 그야말로 컴퓨터계의 혁명이라 불리울 정도로 놀라운 컴퓨터였다. 3,000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당시로서는 컴퓨터치곤 저렴한 가격이었으며 듣도보도 못한 놀라운 기술이 탑재되어 있었다.

바로 GUI와 마우스였다.

마우스의 발명은 제록스의 컴퓨터 연구소에서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IBM의 고위 개발자, 대학생, 교수 등등이 제록스의 연구소에 들러서 “마우스”를 처음 보았지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심지어 제록스의 임원들도 마우스는 그저 키보드에 비해 효율성만 떨어지는 가치없는 입력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그때 애플은 IBM을 누를 수 있을만한 기술을 찾던중이었는데 제록스 연구소에서 그 답을 찾게된다. 마우스가 컴퓨터계의 혁명을 이끌어줄 것이라는 사실을 잡스는 알고 있었다. 잡스의 예측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비록 그 예측이 너무 이르긴 했지만. 애플은 제록스의 기술을 맥킨토시에 탑재하기로 한다. 당시 제록스에서 발명한 기술은 두가지 였다. 마우스와 “작업 창”의 개념이었다.(창에 해당하는 윈도우는 MS보다 제록스에서 먼저 만든 용어다) 잡스는 새로 나올 맥킨토시의 OS에 이것을 탑재하기로 한다. 그러나 잡스에겐 고민이 있었다. 바로 그 OS위에 돌아가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애플 내부에서도 계속 만들고 있었지만 잡스의 열정에 의해 맥킨토시는 하루가 다르게 빨리빨리 만들어지고 있었다. 소프트웨어의 제작 속도가 그걸 못따라가고 있던 터였다. 잡스는 소프트웨어의 제작에 대해 외부에 의뢰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리고 그 의뢰를 받은 사람의 이름은 바로 빌 게이츠였다.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당시 IBM에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었다. 처음엔 빌게이츠에게 애플과 맥은 그저 그런 집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실제로 마우스와 창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맥킨토시를 보게되자 빌게이츠는 여기에 완전히 반하게 된다.

빌 게이츠는 맥킨토시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의 제작을 약속하고 마소본사가 있는 레드몬드로 돌아가 극비리에 IBM PC에서 돌아가는 OS, Windows를 몰래몰래 개발하게 된다.

어쨌든 IBM의 절반 크기에 속도 처리는 4배나 빠르고, 게다가 신개념의 마우스를 장착한 맥킨토시가 시장에 선보이게 되었다.

잡스의 쇼와 언론의 찬사는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맥킨토시는 컴퓨터 매니아들 사이에서 신 개념의 물건으로 불리게되었고 컴퓨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때부터 맥을 동경의 대상으로 삼게 된다.(어디까지나 ‘동경’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쓰게 된다면 말이 또 다르다)그러나 “스테이크는 어디에?”라는 윈저 햄버거의 광고 문구처럼 맥은 스테이크 튀기는 소리만 요란했지 스테이크는 없는 햄버거에 지나지 않았다.

일단 기기 자체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확장 슬롯을 없앤것이 문제였다. 애플II의 강점은 바로 이 확장 슬롯이었는데 맥킨토시에는 이 확장 슬롯이 없었다. 소비자들은 차후에 확장이 가능한 IBM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더 큰문제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는 것이었다. 맥킨토시에 들어간 소프트웨어라곤 맥라이트(워드), 맥페인트(그림), MS워드 뿐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애플의 신개념 OS에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만들만한 기술력은 애플 내부와 MS정도 밖에 없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잡스의 선견지명은 그로부터 3~4년후 윈도우즈가 나오면서 부터 입증된다. 그러나 맥킨토시는 너무 그 선택이 일렀던 것이었다.

사용자들에겐 마우스는 전혀 호응을 얻지 못했고 맥킨토시는 시장에서 실패하게 되고 잡스는 애플에서 쫓겨난다.

재밌는 점은 그때나 지금이나 MAC을 쓰지 않는 이유로 꼽는 두가지 이유가 그 당시의 맥킨토시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지금도 iMac 과 같은 맥PC는 확장할 수 없다. 모니터 본체 일체형으로 되어 있는 디자인때문이기도 하며 드라이버가 부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MAC은 자체에 있는 부품 드라이버만 인지하고 움직힐 수 있다.

또 하나 소프트웨어가 MAC에는 아직도 부족한 편이다. 물론 맥킨토시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소프트웨어가 돌아간다. 그러나 IBM포맷에 윈도우즈가 탑재된 PC에서는 MAC보다 최소한 4~5배 정도는 더 되는 프로그램들이 돌아가고 있다. 또 MAC에서만 동작하는 MAC OS도 호환성을 나쁘게하는 한가지 원인이다.

맥킨토시가 마우스를 탑재하고 각종 신기술을 선보였던것 처럼 지금의 MAC도 놀라운 기술을 연신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두가지 단점은 아직도 MAC에서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MAC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용자 중심”이라는 이 한가지 테마로 꾸준히 컴퓨터를 만들어온 애플과 잡스의 고집이 있기 떄문에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사실 확장 슬롯은 엔드 유저 입장에서는 있으나 마나하며 오히려 사용을 복잡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