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아래 글을 발행하고 난 직후 단축어로 수동 작업을 자동화해보려다 문서 폴더를 날려 먹었습니다(…)
일단 자동화로 앱이 실행 될 때 iCloud에서 Save State를 가져오고, 앱이 종료될 때 Save State를 다시 iCloud로 복사하는걸 만들어 자동화까지는 성공했으나, 예상과 달리 생각보다 원활하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자동화가 실행될 때마다 매번 권한을 실행하겠냐고 물어보는 것도 짜증이 나더군요.(게다가 싱크가 될 때까지 기다리기도 해야하고 파일을 수동으로 다운로드 해줘야 하는 과정도 필요)
문제는 그 다음이었는데, 단축어를 조정하던 중에 실수로 경로를 iCloud Drive 상위로 걸었는데 문제는 이 단축어란 놈이 하위 폴더의 경로를 못찾으면 무조건 문서 폴더에 파일을 저장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파일이 있는 경우 덮어쓰기’를 했기 때문에 실행과 동시에 문서 폴더의 내용물이 Delta 폴더 안에 있는 폴더 두개로 바꿔치기 된 것이었습니다.
파일 앱을 보니 아뿔싸(…) 문서 폴더에 파일이 두개만 있다고 나옵니다. 그럴리가.. 하면서 봤더니 정말 문서 폴더에 파일이 두개 뿐이었습니다(…)
설마설마 하는 마음에 아이폰을 열어서 문서 폴더를 보니 문서 폴더에 있던 것들이 실시간으로 눈 앞에서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맥북은 오랫동안 안켰으니 괜찮겠지 싶어서 인터넷을 끄고 문서 폴더를 열어봤지만 문서 파일들이 맥북에 저장되어있지 않아서 인터넷 연결 없이는 다운 받을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 _-;; 인터넷을 연결했더니 또 문서들이 실시간으로 사라지는 상황.
이때부터 약간 패닉 상태가 되어 iCloud에서 삭제된 파일을 복원하는 방법에 대해 찾아봤는데, 공식적인 방법은 무척 간단하더군요. 휴지통에서(또는 iCloud.com 에서) 파일 복원을 하면 됩니다. 문제는, 사용자가 명시적으로 삭제한 것들은 휴지통으로 들어가지만 이렇게 단축어로 폴더가 덮어쓰기 된 것들은 휴지통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 방법은 실패.
예전 Dropbox 같은 경우에는 폴더를 특정 시점으로 되돌리는 기능이 있었기 때문에 iCloud도 그런 기능이 있겠지 싶어서 공식 문서나 포럼, iCloud.com을 샅샅이 찾아봤지만 iCloud Drive에는 그런 기능은 없었습니다. 결국 이 방법도 실패.
예전에 NAS에 백업해둔 기억이 있어서 NAS도 찾아봤는데 공교롭게도 NAS에 문서 폴더만 백업이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2차 멘붕 단계에 돌입했습니다.
세번째로 떠올린 방안은 타임머신. 맥OS에서 타임머신을 떠놨기 때문에 문서 폴더를 특정 시점으로 되돌리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하필 타임머신으로 쓰던 하드디스크도 모두 외장하드 케이스에서 분리해서 포맷한 상태였습니다.
3차 멘붕 단계에서 생각해낸 것은 Dropbox 였습니다. Dropbox를 안쓴지도 벌써 4년 정도 되었는데, 천만다행히도 Dropbox에는 문서들이 있었습니다.(무료 계정인데도 데이터 보관해줘서 고맙습니다 Drobox..ㅠㅠ) 어차피 개인 맥북에서는 더이상 문서 작업을 파일로 하진 않기 때문에 4년전 문서들로도 충분했습니다.
Dropbox를 설치하고 이 파일들을 다시 문서 폴더로 되돌리려고 했는데, 이 작업이 아이패드 프로에서는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파일 앱에서 전체 파일을 다운로드 한 다음 복사해야하는데 Dropbox에 있는 모든 파일을 다운로드하는게 불가능했거든요.
결국 두 달 만에 다시 맥북을 열었습니다. 확실히 이런 재난 재해를 복구하기에는(특히 파일 기반의 작업) 아이패드 프로보다 맥북이 더 의지가 됩니다. 맥북에서 Dropbox 데스크탑 앱을 설치하고 모든 파일을 다 동기화한 다음, 해당 파일을 문서 폴더로 복사했습니다.
굳이 다시 iCloud Drive에 복사하는 이유는 일단 편하기 때문입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원활하게 접근이 되니까 말이죠. 하지만 iCloud Drive에만 놓는건 안심이 안되어 일단 로컬 파일로 받아놓고 NAS에도 백업시켜놨습니다.
그리고 타임머신을 다시 구성하기 위해서 외장하드 케이스를 구매해서 집에 있던 1TB 하드디스크를 물려놨는데, 보니까 이미 제가 2024년 4월에 타임머신 백업을 해놓은게 있더군요(…) 거기에 이미 기존 문서 폴더가 있었습니다. 백업이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도 2024년 4월 시점의 문서 폴더로 되돌릴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일단 타임머신을 만들어놓고 주기적으로 백업시키도록 했습니다. 일단 맥북을 예전처럼 자주 쓰는건 아니니 1주일에 한번씩만 백업해줘도 될 것 같긴 합니다.
대부분 데이터 저장을 클라우드나 NAS로 전환하고 난 다음에는 이렇게 데이터를 날려먹는 경우는 잘 없었는데 정말 오랜만의 대 위기 였던 것 같습니다. 문서 폴더를 복구하고 보니 사라질뻔한 데이터들은 예전 우분투 책 원고(둘 다), 예전에 습작으로 쓰던 소설 원고, 대학 때 만들었던 문서 파일, 그 외 각종 계약서, 증명서 사본… 없어졌으면 정말 통한의 눈물을 흘렸을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교훈이 있습니다.
- 중요한 데이터는 iCloud Drive에만 넣지 말자.
- iCloud Drive는 특정 시점 복원 기능이 없다. 백업이 아니라 싱크 목적으로 사용하자.
- 백업의 대 원칙(적어도 세군데의 분리된 장소에 백어)을 지키자
- 백업은 주기적으로 하자.
- 백업을 하자(굳이 한번 더 강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