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USB-C Digital AV Multiport 어댑터 사용시 주의할 점

애플의 USB-C 시대의 삽질을 상징하는 악세사리 중 USB-C Digital AV Multiport 어댑터 라는 물건이 있습니다. 아이패드, 아이폰, 맥북이 모두 USB-C만 탑재하게 되면서 HDMI 출력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악세사리 중 하나입니다.

요렇게 생긴 물건입니다

디바이스의 USB-C에 연결하면 HDMI랑 USB-A 포트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악세사리입니다. 참고로 USB-C는 충전 패스스루 용도로만 사용되어 악세사리는 쓸 수 없습니다.

아이패드만 갖고 여행 다닐 때 숙소의 TV에 HDMI 케이블을 연결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챙겨다니는 악세사리 중 하나입니다. 다른 경쟁사의 허브에 비하면 비싼 가격에 기능도 별로 없어 보이지만 제가 이걸 샀던 당시에는 4k 60hz를 지원하면서 동시에 충전도 지원되고 USB-A도 지원되는 허브가 없었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샀었죠.(그때는69,000원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95,000원이네요(미쳤나..)

가격이 엄청나게 비싼만큼 성능은 확실한 물건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디스플레이에 연결해봤지만 오버스캔 문제(디스플레이의 경계를 벗어나서 화면이 그려지는)도 없었고 USB-C 충전 단자도 100w까지 출력을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 되어있어서 맥북 프로에서도 쓸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이 나옵니다. HDR이나 HDCP와 같은 것도 당연히 지원됩니다.

그래서 중국산 저가 허브나 어댑터를 믿지 못하는 분들이 안정성을 위해서 비싼 가격에도 구매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 어댑터는 한가지 주의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 어댑터를 집 TV에도 연결해놓고 쓰고 있는데 맥북이나 아이패드를 연결해서 쓸 때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스팀덱을 연결하면 충전 전력이 부족하다는 경고가 뜨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충전기 호환성이 문제인가 해서 애플에서 제공하는 정품 충전기로 연결해도 마찬가지였죠.

나중에 찾아보니 이 제품에는 애플 홈페이지 어디에도 없는 숨겨진 스펙(?)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비 애플 제품에 대한 충전 출력 제한입니다. 애플 제품에서는 분명 100w 까지 충전 전력을 전달할 수 있지만 애플 제품이 아닌 장치에 연결하면 충전 전력을 15w로 내려버리는 스펙(?)이 적용되어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스팀덱에서 자꾸 저전력 충전 경고가 떴던거죠. 세상에 어떤 USB 허브가 이런 장난질을 한답니까.(오히려 충전기는 애플 정품이 아니어도 상관 없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 결국 비슷한 스펙의 USB 허브를 하나 더 사서 스팀덱, 맥북, 아이패드 를 연결할 용도로 쓰고 있습니다.

주력 제품도 아닌 단순한 악세사리지만 참 여러모로 애플다운 제품입니다. 가격은 비교할 상대가 없을 정도로 비싼 대신 성능은 확실하지만, 타사 제품에 확실하게 배척하는 시스템도 들어가 있죠.

결론은, 이 제품을 애플 제품이 아닌 다른 디바이스에서 사용하기 위해 구매하시는 것은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입니다. 스펙상으로는 분명 맥북 프로까지는 충전할 수 있지만 그게 서피스나 갤럭시 북, 그램 같은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로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을 연결할 때만 쓰셔야하고, 이 목적으로 사용하신다면 (짜증나지만) 제 가격만큼은 하는 물건입니다.

덧. 사실 요즘은 가격도 많이 오른 상태인데다 서드파티 허브도 이 이상의 스펙을 자랑하는 허브가 많아서 적극적인 추천은 못하겠습니다. 집에 있는 USB-C 허브는 베이스어스(중국회사)에서 만든건데 4k 60hz 지원에 USB-C 포트 하나, USB-A 포트 두개, 유선랜 포트, micro-SD 슬롯 까지 지원합니다. 근데 가격은 반값도 안되는 가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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