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알게 된 이스터에그

개인적으로 최근에 했던 게임 중 가장 재밌게 했던(그래도 거의 10년 된) 게임인 <아캄나이트>에 보면 배트맨의 단어 순서를 바꾼 “맨배트”라는 빌런이 나온다.

맨배트는 말그대로 인간 박쥐인데, 청각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박쥐의 DNA를 인간에게 주입한 커크 랭스트롬 박사의 이야기이다. 결국 맨배트가 되어 괴물로 변하고 이성을 잃은 와중에 아내를 살해한다.

배트맨은 맨배트의 유전자를 분석해서 해독제를 만들고 어찌저찌 맨배트를 다시 인간으로 돌려놓게 되나, 랭스트롬 박사는 아내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여기까지가 내가 게임에서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 이 게임에는 이야기가 더 남아있었다. 이걸 이 게임을 한지 거의 10년만인 오늘 알게되었다(…)

맨배트를 인간으로 되돌려 놓은 뒤, 랭스트롬 박사의 연구실로 가보면 그의 아내의 시체가 있었던 자리에 시체는 사라져있고 립스틱으로 디스플레이에 “Forever My Love” 라는 글씨를 그려놓은 흔적만 남아있다.

이걸 오늘 알게 되다니(…) 보통은 다시 방문할 일이 없으니 지나가는데 깨알 같은 디테일이다. 랭스트롬 박사의 아내 프렌신은 원작 만화에서는 쉬-배트가 되어서 맨배트와 같이 활동하니, 게임에서도 쉬-배트가 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아캄나이트의 맨배트는 10월 31일 할로윈에 게임을 실행하면 다시 맨배트로 돌아가 배트맨을 놀래키는 이스터에그도 있다. 할로윈에 맨배트를 만나고 난 뒤 감옥으로 가보면 맨배트는 탈옥해있고 고담 경찰서의 수감율도 99%로 떨어진다.(영원히 클리어 못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