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여행 테마는 ‘마무리’.
꽤 길었던 제주 여행을 끝내고 이제 슬슬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제주에 7일 넘게 있었던 적은 처음이었다. 제주시에서 시작해서 서귀포, 중문까지 한바퀴 도는 일정으로 돌았는데 정말 안가본 곳 없이 다 가본 것 같다. 물론 차 없이 뚜벅이로 갈 수 있는 곳 중심이었지만..
그동안 일정을 몰아쳐서 달려왔기에 오늘은 마무리하는 의미로 카페에서 책을 보며 이것저것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도 느끼는 에어컨의 소중함(…)
제주도를 이렇게 구석구석 본 적은 처음이라 나름대로 의미가 깊은 여행이었다. 더불어 제주도의 현재 상태도 속속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관광지들이 없어졌고, 지나가는 길에도 방치된 건물들과 그 사이에 자란 풀들이 눈에 띄었다. 제주 사람들은 나에게 왜 추석에 일본에 안가고 제주에 왔는지 물었다.
관광지에도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물론 더워서 그랬겠지만) 그나마 있는 관광객들도 중국 사람을 포함한 외국인들이었다. 관광 순환 버스는 예산이 끊겨서 사라졌다고 한다. 내가 8일의 여행간 봤던 제주 관광의 현실은 생각보다 혹독했다.
그리고 이런 현실을 극복하려는 제주 사람들의 노력도 느껴졌다. 관광지에 있는 기념품이나 휴게소에서 파는 음식들의 가격은 현실적이었고 어딜가든 동일했다. 또 어디에 가든 모두 친절해서 놀랐다. 시장에서도, 관광지에서도, 호텔에서도, 휴게소에서도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내가 여행하면서 겪었던 제주는 그동안 내가 들어왔던 예전의 제주가 아니었다. 제주 사람들의 노력으로 언젠가 다시 제주에 사람들이 돌아올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여행을 마무리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이쯤되니 지긋지긋한 서울도 그리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서울로 돌아갈 때가 공교롭게도 아이폰 출시일이라 돌아가면 애플 스토어에서 애플워치랑 아이폰을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