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트업 초과근무 22일차 달성

가끔 집에서 플레이트업이란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꾸준히하는게 무섭다고 제 스팀 라이브러리 대부분의 플레이 시간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플레이트업은 로그라이크 요리 게임으로 시작할 때마다 다른 메뉴, 다른 아이템, 다른 주방 기구를 갖고 식당을 운영하는 게임입니다. 메뉴는 총 14가지 정도지만 게임이 진행될 때마다 추가되는 사이드 디시, 전채요리 등을 합치면 엄청나게 많은 요리가 가능합니다.

식당 창업 1일차부터 15일차까지 살아남는게 이 게임의 목표입니다. 식당 손님 중 한명이라도 불만족하면 폐업합니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게임 난이도가 점점 올라가는데, 식당에 오는 인원수도 늘지만 여러가지 불이익 또는 추가 메뉴가 늘어나면서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대기 손님하나 집에 갔다고 폐업. 폐업하면 신문에 난다.

15일 동안 살아남으면 이후부터는 초과근무로 카운트 됩니다. 즉, 초과근무 22일차는 15일 + 22일 동안 살아남았다는 이야기죠. 하루하루마다 난이도가 대폭 상승하기 때문에 달성하기가 어렵습니다.

게임 내 도전과제도 초과근무 5일, 10일, 15일 마다 달성할 수 있는데 15일까지가 최대일 정도죠.(초과근무 15일 달성한 사람은 전체 플레이어의 5% 정도) 즉 이렇게 따로 글을 쓸만한 업적입니다. -_-

15일 정도 지나면 게임 내의 컨베이어 벨트나 믹서 같은 아이템을 통해 자동화를 어느정도 해놓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어렵습니다. 사실 이 게임은 15일이 지나면 요리 게임이 아니라 자동화를 통한 공정 최적화 게임이 됩니다.

하필 직장에서 하고 있는 일도 업무 자동화 같은 최적화 작업이라 어느순간부터는 일하는 느낌으로 머리를 최대한 써가면서 했던 것 같습니다. 갖고 있는 자원에서 할 수 있는 자동화란 자동화는 다 했던 것 같네요.

난이도가 올라갈 때마다 메뉴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했더니 전채요리, 메인요리, 사이드디쉬, 디저트까지해서 총 10가지의 메뉴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거의 모든 생산 과정이 자동화 되었지만 워낙 메뉴의 조합이 다양하다보니 최종적으로는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구간이 반드시 있었죠.

실제로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때도 비슷한데, AI를 통해 이전에는 자동화할 수 없었던 것들이 많이 자동화되었지만 최종 검수나 미세 조정에는 사람이 필요한 구간이 꼭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는 어떤 AI나 기계를 갖다놔도 적합성, 적응성, 유연성에서 사람을 넘어서긴 어렵죠.(심지어 사람은 효율성도 좋은 편)

비록 게임이긴 하지만 프로세스 자동화에 많은 참고가 되는 게임입니다. 문제는 게임을 하는게 아니라 일하는 느낌이 든다는거지만요. 오랜만에 게임하면서 진심으로 머리 아파봤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