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ace Command is an elegant Star Trek-esque gadget that pioneered a battery-less way of controlling the television.
— 사이트 계속 읽기: www.theverge.com/23810061/zenith-space-command-remote-control-button-of-the-month
얼마 전에 The Verge 사이트를 보다가 알게된 “TV 리모컨”입니다. Zenith라는 브랜드의 TV(저도 좀 생소한 브랜드입니다.) 에 사용된 리모컨이라고 합니다. 스타트렉에 영감을 줄만한 레트로 디자인이 눈에 띄는데 사실 가장 신기한 점은 무려 배터리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실 현대의 리모컨은 배터리가 들어가는게 당연한데, TV의 초기 시절만해도 여러가지 시도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중 이 리모컨은 리모컨 자체에 배터리 없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설계 목표였다고 합니다.
지금의 상식으로 생각해보면 이해가 안되는데, 이 리모컨은 TV를 조작하는데 IR 신호가 아니라 초음파를 사용합니다. 버튼 내부에 특정 주파수의 초음파를 발생시키는 철판이 들어있어서 버튼을 누르면 초음파가 발생하는데 이 초음파를 TV에 전달해서 TV를 제어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신기한 발상이죠?
같은 원리의 물건 중 하나가 “클리커”라는 개를 훈련할 때 쓰는 장치인데 개는 인간과 달리 초음파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의 행동을 변화 시키기 위해 “클리커”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리모컨도 “클리커”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다른 주파수의 버튼을 여러개 갖고 있기 때문에 여러 주파수를 발생하여 훈련 시킬 수도 있다고 하네요.
지금 생각해도 이렇게 신기한 기술인데 왜 현대의 TV에는 사용되지 않는걸까요? 배터리도 필요 없고 반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친환경적이기까지 한데 말이죠.
사실 초음파를 통해 TV를 제어한다는 발상은 훌륭하지만, 그만큼 오작동도 많았다고 합니다. TV 앞에서 동전이 가득 들어있는 지갑을 흔들기만해도 TV 채널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밤에 갑자기 TV가 켜지기도 하고 지나가는 소리에 갑자기 꺼지거나 TV가 바뀌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기사의 댓글 창에 보면 할머니 집에 있었던 TV의 채널을 바꾸기 위해 동전을 짤랑 거리거나 스프링을 튕겼던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그 결과 지금은 배터리를 통해 조작하는 IR 방식이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고, 애플 TV 같은 경우는 블루투스로 제어하기도 합니다. 배터리를 소모하긴 하지만 오동작이 없죠.
기술의 과도기에 나오는 이런 여러가지 물건들을 보면 정말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그 당시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이야기들도 정말 좋구요. 기술이 안정화되면 결국 하나만 살아남게 되는데 안정적이긴 하지만 확실히 재미는 덜한 것 같아요. 지금의 스마트폰 시장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