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브 알고리즘에서 쫓겨나다

갑자기 유투브 화면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저는 처음엔 제가 사용하는 브라우저 확장 기능 때문에 이렇게 바뀐줄 알았는데 웹만 이런게 아니라 앱도 동일하게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기존에는 구글에서 추정한 인구 통계에 기반한 추천 영상이 나왔던 것 같은데 이젠 그조차도 안보여주도록 바뀐 것 같습니다.

이렇게 바뀐 이유는 제가 유투브 시청 기록을 저장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로 전날에도 시청 기록을 저장하라는 강요(?)가 있었지만 끝까지 설정을 바꾸지 않았더니 결국 알고리즘에서 쫓겨난 것 같습니다.

저는 유투브 메인의 알고리즘 영역을 싫어합니다. 보기 싫은 영상이든 보고 싶은 영상이든 간에 자극이 너무 많았거든요. 유투브 말고도 알고리즘에 따라 추천되는 모든 서비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의 취향을 거대 기업이 추적한다는 것이 싫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결과들이 영 별로였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넷플릭스만해도 알고리즘을 통해 추천된 영상들 중 딱히 재밌게 본 것들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내 취향을 알고리즘이라는 숟가락으로 억지로 떠먹여지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구) 트위터에서는 주로 팔로잉 중심의 타임라인을 사용했었고, 쇠퇴한지 오래된 RSS를 통해 뉴스와 웹툰을 구독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 OTT 서비스도 보고 싶은걸 직접 검색해서 봅니다. 알고리즘 추천보다는 내가 직접 설정한 구독과 직접 찾은 콘텐츠를 더 좋아하는, AI 시대에 걸맞지 않은 오래된 인터넷 시민인 것 같네요.

어쨌든 안그래도 쓸데없는 영상이 많아서 마음에 안들었는데 유투브 메인이 깔끔해져서 오히려 좋습니다. 아예 이번 기회에 메인 화면을 구독하는 영상 중심으로 바꿔주면 더 좋을텐데 말이죠.(어쩌면 확장 기능이 있으려나요?)

덧. 찾아보니 유투브 메인 페이지를 나름대로 개선(?)한거라고 합니다. 저처럼 알고리즘 기반보다는 검색으로 찾는 사람들을 위해서 간소하게 바꾼거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검색 기능을 딱히 개선한 것도 아니면서 저렇게 성의 없이 공백으로만 둔걸 보면 그냥 시청기록을 활성화하라는 강요로 밖엔 안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