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분투 10.10부터 F-Spot을 대체하게 될 Shotwell

제가 우분투를 써온지 벌써 3년이 넘었습니다.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정말 많은 리눅스용 오프소스 소프트웨어를 접했고 그 중 정말 훌륭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말이 필요 없는 파이어폭스, 뛰어난 오피스 프로그램 오픈오피스, 리눅스 계의 포토샵 김프 등 무료 프로그램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프로그램이 많았습니다.그렇지만 오픈소스 프로그램들은 아무래도 UX(사용자 경험)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고 만든 어플들이 좀 있습니다. 특히 극악의 인터페이스를 자랑한다는 GIMP는 정말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요. 그렇지만 전 GIMP의 UI에는 나름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가상 데스크탑을 사용하는 리눅스에서는 GIMP의 UI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상당히 편리하게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GIMP는 그야말로 유닉스/리눅스를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 결과 지금은 GIMP도 나름 잘 다루고 있습니다.그런 제가,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써오면서 끝까지 적응하지 못한 소프트웨어가 하나 있다면 바로 사진 관리 소프트웨어인 F-Spot 입니다. 정말 이 프로그램은 비상식적인 동작의 향연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최악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였습니다.(같은 이유로 적응하지 못한 Banshee도 있지만 그래도 F-Spot보단 낫지요) 그동안 F-Spot을 나름 이해하고, 적응하려 애썼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도저히 제 상식으로서는 F-Spot을 이해할 수는 없었습니다.그렇지만 F-Spot은 그동안 계속 우분투의 기본 사진 관리 소프트웨어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리눅스에 F-Spot 정도의 기능을 가진 사진 관리 소프트웨어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리눅스용 피카사가 있었지만 리눅스용 피카사는 Wine으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라서 워낙 불안정하고-_- 성능도 별로 좋지 않았지요.그런 F-Spot을 드디어 대체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우분투 10.10부터 F-Spot을 대체하게될 소프트웨어는 바로 Shotwell이라는 프로그램입니다.

Shotwell은 우분투 10.04에서도 쉽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에서 Shotwell로 검색하시면 쉽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Shotwell을 써본 결과 기능면에서는 아직 F-Spot만 못해보였습니다. 그렇지만 UX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F-Spot 보다 훨씬 상식적인 프로그램이었습니다.F-Spot의 비상식적인 동작 중 가장 스트레스 받았던 것은 사진을 라이브러리에 추가하기만하면 날짜 별로 폴더구조를 나누어서 하드에 복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디카에서 사진을 가져오는 경우라면 오히려 편리할 수도 있겠지만, 같은 하드에 있는 사진을 가져오면서도 폴더를 나누고 그 사진을 복사하여 저장하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덕분에 제 하드에 있는 옛날 사진들을 보면 F-Spot의 만행으로 똑같은 사진이 두장씩 존재하기도 합니다.-_-또한 날짜별로 분류하는 방식은 사진을 많이 안찍는 사람한테는 절대적으로 불편합니다. 하루에 한장, 두장 꼴로 사진이 들어있어서 폴더에서 직접 사진을 찾으려고하면 엄청나게 불편합니다. 물론 F-Spot에서는 금방 찾겠지만 노틸러스 상에서 찾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요.또 사진을 수정하면 수정본이 따로 저장되는데, 이 방식은 원본을 해하지 않는다는 방식에서는 참 좋은 방식이지만, 문제는 효과를 적용할 때마다 수정본을 계속 저장합니다(…) 그래서 어느덧 정신차려보면 같은 사진의 다른 버전들이 하드에 5~6장씩 저장되어있을 때도 있습니다-_- 덕분에 제 하드에는 저런식으로 같은 사진의 다른 버전(…)인 사진들이 여전히 많이 있습니다.

Shotwell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진 import 하는 방식부터가 합리적입니다. import를 할 경우 만약 import하는 사진이 “사진 폴더”에 있는 사진이라면 따로 분류를 만들어서 저장하지 않고 위치만 기억합니다. 반면 F-Spot은 이 경우에도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분류해서 따로 또 저장합니다-_- 이렇게 해두면 사진 폴더에 제 나름대로 경로를 만들어서 지정하고, 프로그램에는 라이브러리만 입력시킬 수 있고, 혹은 날짜 연도 별로 분류해서 저장하는 방식을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또한 Shotwell은 사진을 수정하면 라이브러리 상에서만 변경될 뿐 원본은 건드리지 않습니다. 또한 수정본을 같은 자리에 새로 만들지 않습니다. 수정된 사진은 언제든지 원본으로 되돌릴 수 있고, 수정된 사진은 창 밖으로 드래그하거나 혹은 Export 기능을 이용해서 내보내기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 중에도 원본 사진에는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습니다.즉 Shotwell이 좋은 점은 바로 사진을 하드에 있는 그대로 가져온다는 점이고, 그 사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면이 바로 F-Spot에 비해 상식적인 부분입니다.사실 피카사도 마찬가지로 원래 저장되어있는 사진을 가져올 땐 사진이 저장되어있는 위치를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지요. F-Spot 같이 기존 경로를 다 무시하고 새로 경로를 만들어버리는 프로그램은 본적이 없습니다.Shotwell의 좋은 점 또 한가지는 저렇게 날짜별로 Events 라는 것을 만들어서 사진을 보여준다는 것인데요, 사진을 저렇게 분류해두니 찍은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날짜 부분에는 별도의 이름을 지정해줄 수 있어서 이벤트 별로 사진을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현재로서 아쉬운 부분은 F-Spot에 비해 사진 편집 기능은 약간 부족하다는 점인데요, 이건 우분투에 정식으로 포함될 때쯤 되면 버전업을 통해 기능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 봅니다^^ 사진 정보 보기에서 Exteded information을 선택하면 카메라 기종, GPS 정보 등도 볼 수 있습니다.

우분투 9.04이후로 우분투는 기본 프로그램을 계속 바꾸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분투가 기본 프로그램을 계속 바꾸는 이유는 GNOME 같은 다른 구성요소의 크기가 늘어나면서 CD 한장에 담기 위해서는 각각의 프로그램의 크기를 줄일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통해서 결정합니다. 그 과정 중에 GIMP가 빠지고 Pidgin도 빠졌습니다.사실 전 이런 기본프로그램의 변화가 항상 달갑지는 않았습니다. GIMP나 Pidgin은 제가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지요. 그렇지만 이번 기본프로그램의 변화는 처음으로 찬성합니다. 다음 버전부터는 F-Spot을 안봐도 된다니 속이 다 후련합니다.(쌓인게 많았군요)예전에 언젠가 F-Spot을 보고 맥의 iPhoto와 비슷하다고 했던 것이 생각나는데요, 맥을 쓰시는 Anemos님의 의견에 의하면 F-Spot보다 이 프로그램 쪽이 iPhoto와 인터페이스가 더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 부분 또한 어쩌면 우분투가 점점 맥에 가까워지는 증거로 작용할지도 모를 일이겠군요. 그렇지만 어쨌든 F-Spot보다 좋다는 점에서 대 환영입니다^^덧. 참, 위에는 언급하지 않은 Shotwell의 단점이 하나 있는데요, 도대체 설정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_- 덕분에 라이브러리 폴더를 변경할 수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사진” 폴더로 지정되어있긴 하지만 다른 경로로 지정할 수 없으니 약간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폴더가 다른 경로에 있다면 심볼릭 링크를 이용하시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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