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분투의 버그 리스트 중 가장 처음에 있는 버그 #1은 상당히 유명한 버그입니다. 2004년 우분투 프로젝트가 시작하면서 캐노니컬의 설립자 마크 셔틀워스가 처음으로 등록한 이 버그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에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라는 버그였습니다. 시장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PC에 사용자 선택권 없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가 설치되는 상황을 버그로 인식하고, 우분투를 통해 그것을 수정하기로 했던 것이죠.
개인적으로 이 버그는 실제 수정이 되어야하는 의미보다는 상징적이고 지향해가는 방향이라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수정이 되려면 너무도 요원해보였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그로부터 9년이 지난 오늘! 이 버그가 수정이 되어 종료 되었습니다. 바로 버그를 처음 리포팅한 마크 셔틀워스에 의해 종료 되었습니다. 아래 링크는 이 버그를 종료하면서 마크 셔틀워스가 남긴 코멘트 전문입니다.
https://bugs.launchpad.net/ubuntu/+bug/1/comments/1834
요약하자면,
- 컴퓨터의 의미를 넓게 봤을 때, iOS와 안드로이드가 시장에서 의미있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넓은 의미의 컴퓨터 시장에서 건전한 경쟁을 이끌고 있다. http://www.zdnet.com/windows-has-fallen-behind-apple-ios-and-google-android-7000008699/
- 안드로이드가 비록 나나, 여러분이 선호하는 리눅스가 아닐지라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시장에서 소비자와 산업 전반에 걸쳐 실용적이고도 경제적인 이득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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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에 대하여 우리가 기여한 부분은 매우 적을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에 이 버그를 종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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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 버그는 상징적인 의미와 선언적인 의미를 띄고 있었지만, 우리는 이제 방향을 특정 회사의 특정 제품을 공격하는 것보다, 우리 스스로의 뛰어남을 갈고 닦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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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 있어서 그런 것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은 리눅스 게스트(우분투 같은)에 매우 신경을 써서 만들어지고 있다. 그것은 이제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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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부터 세상은 참 많이 변했고, 빨리 변했다. 우분투로서는 아직도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개발자, 생산자, 엔드유저에게 맞출 것이다. 이 버그를 종료 시키는 것은 그러한 변화의 작은 예일 것이다.
Bug #1이 종료되는 것은 우분투 커뮤니티로서는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더이상 우분투의 목표가 "마왕” 마이크로소프트를 무찌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 앞으로는 우분투 자체의 발전에 더욱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는 것, 그리고 더이상 우분투가 설치되는 컴퓨터는 PC에 한정되지 않는 다는 것 등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상징적인 의미로서 쓰였던 Bug #1이 종료되다니. 셔틀워스의 말대로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고, 또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이 건전한 경쟁 상태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계속 유지되었으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덧. 마크 셔틀워스의 정의에 의한 컴퓨터 점유율로 봤을 때, 2004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95%, 애플OS가 5%, 그외 기타가 0.x%… 였으나, 2013년 이 시점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26%, 안드로이드가 39%, 애플 OS가 29%, 기타가 5% 인 시점이니… 정말 상전 벽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