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AAA 게임을 즐기는 방법

이번 스팀 여름 세일로 스파이더맨2를 구매해서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현재 쓰고 있는 게임용 데스크탑엔 RTX3070이 탑재되어 있는데, 구매 시점에서는 웬만한 게임을 최상급 옵션으로 돌릴 수 있을 정도의 사양이었지만 벌써부터 슬슬 옵션 타협을 해야하는 게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요즘 게임들의 최적화 이슈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게임들의 요구사항이 점점 더 빠르게 올라가기 때문이죠.

스파이더맨2의 경우 RTX3070은 권장사양보다 좀 더 높은 사양입니다. 따라서 별다른 이슈 없이 플레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옵션을 이리저리 만져줘야 했습니다. 게다가 데스크탑에 연결된 32인치 디스플레이가 4k인데 제 컴퓨터에 있는 그래픽 카드는 VRAM이 8기가 밖에 안되어 4k 해상도로는 게임이 불가능합니다.(권장사양 스펙표에서도 1440p로 되어있음)

사양이 AAA 게임을 풀옵션으로 고해상도로 즐기기에는 약간 부족해지다보니 요즘은 거의 스트리밍으로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게임하는게 아니라 식탁에서 맥북 또는 아이패드로 플레이하거나 침대에서 스팀덱으로 스트리밍해서 플레이하는거죠.

이런 모바일 기기들은 화면 크기가 작고 해상도도 4k에 비해 낮은 편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화질 저하 없이 높은 성능으로 플레이하는게 가능합니다. 특히 스팀덱은 1280 * 800 정도로 엄청 낮은 해상도라 이 해상도에서 RTX3070으로 게임을 하면 웬만한 고사양 게임도 차고 넘칠 정도가 되거든요.

처음부터 딱히 작은 화면에서 하는 게임을 의도한건 아니고 어쩌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스타일이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성능 때문도 있지만 쓰다보니 모바일 화면의 장점과 유연성이 더 좋아졌달까요.

아이패드 프로에서는 OLED 화면으로 120 프레임에 “진짜” HDR을 느낄 수 있습니다. 높은 프레임과 HDR 덕분에 웬만한 PC 모니터에서 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 같습니다.

모바일 환경에서 플레이하다보니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입니다.(비록 집 안에서긴 하지만) 식탁에서 아이패드 프로로 스파이더맨을 플레이하다가 누워서 스팀덱으로 바로 이어서하는 것도 가능하죠.

결국 제 게임용 데스크탑은 서재 방에서 서버처럼 굴려지고 있습니다. 직접 플레이하는 것보다 스트리밍하는데 더 많이 쓰이고 있죠. WOL로 세팅해놓은 덕분에 서재에 가서 켜지도 않습니다. 그냥 아이패드 프로나 스팀덱 열고, 문라이트로 게임을 실행하면 되는거죠.

그래서 다음에 게임 환경을 구성한다면 좀 더 스트리밍에 최적화된 형태로 구성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사실 RTX3070은 써보니 스트리밍에 적합한 그래픽 카드는 아니었거든요. 원활하게 플레이하기엔 VRAM이 너무 적고, 좀 더 효율적인 AV1 코덱도 지원하지 않으니까요.(H.264로만 스트리밍 가능)

스트리밍에 최적화하려면 일단 유선 네트워크는 기본에, VRAM이 높고 최신 코덱을 지원하는 그래픽 카드여야 할 것 같습니다.

덧. 요즘 AAA 게임을 플레이할 때 또 하나 특징이 있는데 그래픽 설정에서 “옵션”보다 DLSS나 해상도 같은 비디오 설정을 더 만지게 된다는겁니다. 설정이 낮음 ~ 높음보다 DLSS가 게임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보니 옵션 자체는 건드리지 않고 프레임 생성이나 DLSS, FSR 같은 AI 화질 보정 기능을 더 많이 건드리게 되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