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용 테크 셋업 회고

이번에 여행을 다녀오면서 그동안 셋업해왔던 여행용 테크 조합을 테스트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국내 여행이긴 했지만 충분한 필드 테스트였습니다. 이제 어딜 가든 여행용 셋업은 거의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그동안 여행을 위해 질렀던 것들이 얼마나 잘 쓰였는지 회고해봤습니다. 참고로 아이폰이랑 애플워치는 매일 들고 다니는 조합이니 이번 회고에서는 제외했습니다.

모바일 컴퓨팅

여행 다닐 때 저는 휴대성 좋은 컴퓨터를 꼭 챙기려고 하는 편입니다. 이동 중 동영상 보기나 게임할 때도 쓰지만 숙소에서 블로그 글을 쓰거나(매일 쓰고 있다보니) 그날 찍은 사진을 보정할 때도 사용합니다.

이 카테고리에서는 영원한 라이벌인 맥북 에어와 아이패드 프로가 경쟁했는데, 결국 아이패드 프로로 굳어질듯 합니다. 지난 번 여수 여행 때는 맥북 에어를 들고 갔는데 13인치였음에도 부피가 꽤 커서 이동중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았거든요. 숙소에서는 맥북 에어가 좀 더 커서 괜찮지만 어차피 TV에 연결해서 보기 때문에 크게 중요하진 않았습니다.

맥북 에어는 키보드가 항상 달려있어서 좁은 공간에 적합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책상에 앉아 있어야 작업이 가능하다는게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아이패드 프로는 그냥 숙소 소파나 침대에 앉아서 터치로 사진 보정을 할 수 있었거든요. 글 쓸 때만 잠깐 키보드를 연결해서 책상에서 작업하면 되니까요. 공간의 제약 없이 작업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었습니다.

또 아이패드 프로의 디스플레이가 맥북 에어보다 좋다보니 밝은 환경에서 보정할 때도 충분히 장점이 되었습니다.

충전 솔루션

아이폰, 아이패드 프로, 애플워치, 에어팟 등등 여러 디바이스를 들고 다니다 보니(그것도 서로 충전 방식이 다 다른 애플 제품들) 아예 이번에는 여행할 때 쓰기 위해 이동식 무선 충전기를 구매했었습니다. 그리고 부피가 작은 USB 충전 브릭도 같이 구매했죠.

충전 셋업은 이번 필드 테스트에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USB-C 케이블 하나, 작은 충전 브릭, 3 in 1 무선 충전기가 파우치 하나에 다 들어가다보니 파우치 하나만 챙기면 웬만한 장치에서의 충전은 모두 해결 되었습니다.

원래 여행 다닐 때 충전 때문에 들고 다니는 케이블이 워낙 많아서 케이블 가방을 따로 가방에 챙겨 다녔는데 무선으로 바꾸면서 이런 케이블들이 모두 필요 없어졌습니다.

물론 아무래도 충전 솔루션이 하나고 USB-C 케이블도 하나다보니 일행의 디바이스도 충전하고 제 것도 충전하고 또 아이패드 프로도 충전하고 보조 배터리도 충전하기엔 다소 부족한 느낌도 있지만 워낙 경량 세팅이니까요. 줄어든 케이블과 짐의 무게에 비하면 충분히 감수할 가치가 있었습니다.

게임패드

이번에 여행지에서 게임하기 위한 휴대성 좋은 8bit.do Lite 2 컨트롤러도 구매했었죠. 두개나 구매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약간 오바였던 것 같습니다.

일단 여행지에서 게임할 일은 역시 없었습니다. 좋은 거 보고 맛있는거 먹으러 돌아다녀야 하니까요. 잠깐 밤에 아이패드 프로에서 Delta를 이용해 2인용 게임을 돌려봤는데 재밌긴 했지만 숙소에서 밤에 잠깐 하려고 들고 가기엔 아무리 휴대성이 좋다고 해도 불필요한 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개나 들고다니니 다른데에서 짐을 줄인 보람도 별로 없었구요.

다만 하나 정도는 들고 다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일행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숙소에서 게임했던게 생각보다 괜찮았거든요. 혼자 아이패드용 게임인 <Sky>를 했는데 바다를 배경으로 힐링 게임을 하는 것도 나름 운치있더군요. 또 기차에서 아이패드 프로의 멀미 방지 기능을 켜고 <소닉 매니아>를 했던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스팀덱도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아이패드 프로 + Lite2 컨트롤러 조합이 여행에서 이동하면서 게임하기엔 좀 더 실용적인 느낌입니다.(스팀덱은 배터리랑 무게 때문에 오랫동안 휴대하는 플레이는 불가능해서)

하나는 괜찮지만 유럽행 비행기처럼 둘이서 장시간 동안 앉아가는게 아니라면 아무래도 두개까지는 들고 다니진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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