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맞이하여 만들어본 어머니를 위한 우분투

어머님이 제 컴퓨터(데스크탑)를 보시면서 너는 왜 컴퓨터를 너 혼자만 쓰냐 하시더군요. 저 없는 사이에 컴퓨터를 쓰려고 하셨었나봅니다.

집에있는 컴퓨터(노트북 제외)라곤 제 컴퓨터 밖에 없기 때문에, 어머님도 인터넷 쓰시려면 제 컴퓨터를 쓰셔야합니다=_=

제 컴퓨터는 윈도우즈와 우분투를 선택해서 부팅할 수 있지만 특별히 선택을 안하면 자동으로 우분투로 부팅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우분투에는 제 계정 밖에 없어서 비밀번호를 모르면 로그인할 수 없습니다. 게스트 계정 같은 것도 없지요=_= 그래서 어머님이 따로 쓰시려면 문제가 많습니다.
어머님뿐 아니라 잠깐 집에 와서 컴퓨터를 쓰려고 하는 손님들도 부팅화면에서 윈도우즈를 선택하지 못하고(Grub 화면이 좀 무시무시하게 생겼지요-_-;;) 우분투로 부팅하고는 컴퓨터를 쓸 수 없다고 하소연 하십니다. =_=
그래서 이번에 맘 먹고 어머님과 손님들이 컴퓨터를 편하게 쓰실 수 있도록 Home이라는 계정을 새로 만들어서 우분투의 인터페이스를 최대한 쉽게 꾸미고 있습니다. 우분투야 워낙 쉽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도 원하는 작업을 최대한 쉽게 하도록 다시 꾸며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충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먼저 컴퓨터를 처음 켜서 우분투 로그인 화면으로 오면 10초 뒤에 자동으로 홈 계정으로 로그인하게 됩니다. 홈계정으로 로그인 하면 맨처음에 이런 화면이 뜹니다.
UI 부분은 최대한 없애고 인터넷에 충실할 수 있도록 만들어둔 것이죠^^ 네이버와 다음 같은 사이트는 고정 즐겨찾기로 되어있습니다. 주소 창엔 인터넷 주소 뿐 아니라 검색어도 입력할 수 있습니다.(이건 크롬의 기능이죠^^) 검색어를 입력하면 구글이 아니라 네이버로 연결됩니다. 파이어폭스가 아니라 크롬을 택한 것은, 어머님이 확장 기능을 사용하실리는 만무하고, 인터페이스에 있어서 크롬이 좀 더 쉽게 되어있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제 주력 브라우저는 여전히 파이어폭스입니다.)
혹 시스템에 관련된 것들(컴퓨터 끄기 같은)이 필요하면 마우스를 위로 가져가면 됩니다. 그러면 이런 식으로 숨겨진 패널이 크롬의 윗 부분에 나타납니다.
패널의 애플릿은 어린 동생들이 마음대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모두 잠금으로 해놓았습니다.
크롬을 종료하면 이런 화면이 나타납니다.
아이콘 더블 클릭도 귀찮아하셔서, 모두 원클릭으로 동작하게 만들어두었습니다=_=ㅋ 어머님 쓰시는 것은 오직 인터넷(크롬) 뿐이지만, 가끔 오는 동생들은 네이트온도 자주 하더군요=_=
이미 눈치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이 세팅은 구글의 Chrome OS의 인터페이스 설계와 상당히 비슷하게 되어있습니다. 사용자들이 컴퓨터를 하는 이유 중 상당 부분이 인터넷이 된 지금, 브라우저 자체가 운영체제가 되는 방식은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 진정한 넷북의 운영체제라면 그런 모습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Chrome OS의 미래는 아직 멀겠지만요^^ 웹이 발전하면 할 수록, Chrome OS도 점점 발전할 것입니다.

리눅스에서 실행되는 Chrome으로 만든 것이니 Chrome OS와 상당 부분 닮아 있는 것도 사실이네요ㅋㅋ
이렇게 만들어본 결과 윈도우즈도 써보지 않으신 어머님도 꽤 쾌적하게 컴퓨터를 사용하십니다^^ 이 계정으로는 프로그램 설치가 불가능하니 동생들이 와서 컴퓨터를 망가뜨릴 일도 없습니다^^ 우체국의 공용 리눅스 PC도 이렇게 되어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예전에 할머니와 6살짜리 조카도 우분투를 잘 사용하고 있다는 외국의 사례를 본적이 있는데요, 이렇게 만들어두면 컴퓨터를 인터넷이나 메신저용, 워드프로세서 용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더 쉬울지도 모르겠습니다^^(물론 세팅해주는 사람이 있어야한다는 전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