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여행 테마는 복습. 올 1월 부산 왔을 때 못해봤던 것들을 다시하는 시간이었다.

오늘 아침에 본 광안리 앞 바다는 물이 정말 맑았다. 물도 잔잔해서 바닥이 그대로 보일 정도였다. 아침이라고 해도 사실 늑장부려서 10시 쯤에야 일어났다. 이번 달 들어서는 컨디션이 계속 안좋았는데 그래도 여러번 온 곳이고 익숙한 환경이다 보니 잘 자고 일어났다. 컨디션도 많이 회복.
광안리는 어제 많이 돌아다녔으므로 오늘은 복습하러 해운대로 갔다.

복습 첫번째 코스는 <해운대 밀면>. 해운대에 있는 오래된 밀면 집이다. 지난 번에 우연히 들렀던 곳인데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다만 그떄는 회사에서 급히 터진 이슈 때문에 먹는 둥 마는둥 하느라 제대로 못 먹었는데 이번엔 정신 차리고 먹었다.
상당히 깔끔한 밀면이다. 애초에 식초랑 겨자를 넣지 않으면 맛이 심심하다. 너무 깔끔해서 부산 사람들도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는데 나한테는 극호였다. 밀면도 밀면이지만 만두가 진짜 키포인트인데,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생겼지만 북한식 수제 만두다. 어제 신발원 포함해봐도 여기 만두가 가장 맛있게 먹은 만두인 것 같다.

밥 먹고 식후 떙. 여기도 복습 두번쨰 코스다. 빵집 <OPS>. 부산에 있는 오래된 빵집인데, 대전의 성심당 급은 아니어도 부산에서 인기 있는 빵집이라고 한다. 여기 빵들도 맛있고 가격도 나쁘지 않다.(성심당 급 저렴함은 아니다)
여기는 커피가 특히 괜찮은데 브루잉 커피인데 원두 맛이 잘 느껴진다. 특히 왼쪽에 있는 커피(원두 이름은 까먹음)는 복숭아 향이 나는 커피였는데, 과일향 나는 커피를 처음 먹어봤다. -_- 사람들이 커피에서 과일향이 나고 초코렛향이 난다는게 무슨 소리인지 몰랐더랬지. 걍 스벅 커피만 먹어서 몰랐던 거였다.

부산 여행 복습 세번째 코스는 <수족관>. 사실 이게 이번 여행의 이유였다. 때는 바야흐로 지난 4월 초, 닌텐도 스위치를 켰는데 공지 사항에 떠있는 수족관 X 동물의 숲 콜라보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홀린듯 급 부산 여행을 잡았던 것이었다.

사실 수족관이라는 장소의 특성상 한번 방문하면 다시 방문할 일이 별로 없는데, 동물의 숲 콜라보는 참을 수 없었다. -_- 사실 동물의 숲 콜라보 아니었다면 아무리 복습이 컨셉이라고 해도 굳이 오진 않았을듯.

수족관 곳곳에 익숙한 캐릭터들이 있었다. 사실 캐릭터보다 아쿠아리움 배경 음악이 더 좋았는데, 수족관 내부에서 동물의 숲에 있는 수족관 BGM이 그대로 나온다! 그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배경 음악이 나와서 진짜 게임속 수족관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코스 중간에 있는 굿즈 샵에서 다양한 상품도 팔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위 지우개 빼고는 그다지 끌리는 굿즈는 없었던 것 같다. 재밌는건 여기도 너굴 상점의 BGM이 나온다.


여기저기에 있는 캐릭터들도 보는 맛이 있었다. 특히 수족관에 특정 어종은 박물관장 부엉씨가 설명해준다. 그냥 인형이랑 입간판만 갖다 놔서 성의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었지만 상황에 맞게 잘 배치되어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수족관이니까 물고기, 수달, 펭귄도 엄청 봤다. 예전에 봤었지만 어쩐지 다시 봐도 새로운 느낌. 특히 지난번에는 해파리 쪽은 제대로 못 봤었는지 해파리 쪽이 재밌었다. 사진도 잘 나오는 느낌.

부산 수족관은 물고기들 관리가 잘 되어있는게 특징이었다. 지난번 왔을 때도 그랬지만 수조 상태도 좋고 물고기 상태도 좋고, 무엇보다 깨끗하다.

K.K를 마지막으로 수족관 관람은 클리어.

마지막 복습 코스는 고래사 어묵. 여기에서 처음 먹어보는 메뉴를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 찾았다.

고래사 어묵은 역시 어묵이 맛있다. 확실히 서울에서는 먹기 힘든 맛이다. 고래사 어묵 매장이 서울 백화점에도 있긴 하지만 금방 만든 어묵과는 차원이 다르다.

하지만 이 곳의 포인트는 이 메뉴인데, 우동인데 우동이 아니다. 겉으로 보기엔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어묵 우동이지만 면도 어묵이다. 즉 이 우동은 계란 정도를 제외하고 모든게 어묵인 면 요리다.
맛은 참깨라면이 가장 비슷한 것 같다. 물론 참깨라면보다는 덜 맵고, 참기름 향이 더 강하다. 면이 어묵이라 어묵 자체에서 나는 달달한 맛이 계속 있다. 누군가는 그래서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탄수화물이 거의 없어서 소화는 잘된다고. 역시 나는 극호.
어묵 먹고 해운대 해변을 좀 걸었다. 광안리 해변이 광안 대교를 배경으로 여러 관광지의 빛이 함께하는 바다 풍경이라면 해운대는 수평선이 보이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해운대에서는 한창 모래 축제 준비 중이었다. 모래로 도대체 이런걸 어떻게 만드는거지(…)
어쨌든 오늘의 복습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 이번 여행에서 하고자 계획했던건 모두 마무리한 것 같다. 덕분에 내일 일정은 비어있는데, 뭐 어떻게 되겠지.